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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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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하는 마음" "영남도 균형을"…김태호·김두관, 전직 도지사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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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경남 양산시을

"잘 아는 사람이 안 낫겠습니꺼"…김두관 "영남도 균형 맞춰달라"

[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경남 양산시을①-김두관 더불어민주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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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길거리 인사를 하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김두관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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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어머, 의원님이세요?"

27일 오전 7시30분쯤 경남 양산시 웅상대로의 한 사거리. 쌀쌀한 날씨 속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횡단보도 앞에 섰다. 그는 이 곳을 지나는 차량들과 시민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지역구 현역 의원답게 많은 시민들이 그를 알아보고 호응했다.

남편과 함께 대화를 하며 길을 걷던 60대 여성은 김 의원을 마주치자 깜짝 놀랐다. 정말 김 의원이 맞느냐고 몇 차례나 묻더니 발걸음을 멈추고 그와 담소를 나눴다. 근처 건물에 있던 30대 남성 직장인 두 명은 김 의원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와 사진을 찍은 뒤 "파이팅"을 외치고 돌아갔다. 등교하던 중학생들은 "TV에서 본 아저씨"라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재선 의원이자 지역구 현역인 김 의원의 지역 내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 선거사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양산은 주거 형태가 아파트 비율이 높고 평균 연령이 40대 초반으로, 40대 중반인 경남 전체 평균보다 낮은 편"이라며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젊은 층들이 김 의원을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 양산에서 만난 시민들 중 적극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양주동 젊음의 거리에서 만난 50대 여성 상인 A씨는 "공약을 꼼꼼히 다 살펴봤는데 사실상 두 후보의 공약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러면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을 뽑는 게 맞지 않겠느냐.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김두관 의원을 찍겠다"고 강조했다.

양주동 이마트에서 만난 30대 남성 B씨는 "(김 의원이) 여기서 한 번 했고 두 번 정도까지는 기회를 줘야 사업이나 공약을 이행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양산이 후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구도 늘고 있고 교통편도 좋아지고 있다. 세세한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발전을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산은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에 속해 있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낙동강 벨트' 초입이라 격전지로 꼽힌다. 특히 양산은 창원, 부산, 울산 등과 인접해 있고 해당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인구도 많아 양산의 분위기를 잡으면 영남권 전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야 모두 선거 때마다 이 곳을 사수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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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길거리 인사를 하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김두관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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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양산시을이 마냥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김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승리할 당시 득표수는 4만4218표, 상대 후보는 4만2695표를 얻었다. 불과 1523표 차이, 득표율 격차는 1.68%p(포인트) 차이가 났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양산시을을 탈환하기 위해 영남권 3선 김태호 의원을 배치했다.

실제 접전을 예상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덕계시장을 방문한 50대 남성 C씨는 "이번 선거는 정부를 비판하느냐, 아니면 정부를 밀어주느냐의 싸움 아니겠느냐"며 "내가 볼 때는 양산 이 동네는 보수 쪽이 조금 더 강하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저번 선거처럼 두 분이 비슷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영남권 선거는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무조건 접전 상황이라고 본다"며 "4년 전에도 선거기간 내내 분위기가 좋았는데 투표를 불과 5일 정도 앞두고 부산에서부터 역풍이 불었다. 최선을 다해 끝까지 지역 주민들에게 호소하고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양산시을에 △웅상선광역철도 조기 착공 및 신도시 건설 △KTX 정차역신설 및 광역철도 환승 추진 △부울경메가시티 재추진 및 통합청사 유치 등을 공약했다. 그는 "양산시을 지역을 완전히 탈바꿈하는 데 대한 고민을 오래 해왔다"며 "이번에 3선이 되면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양산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유권자들을 만나면 민생이 너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도대체 정부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국정 독주를 막고 국회에서 견제할 수 있도록 영남에서 의석 균형을 맞춰주기를 지역구민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다. 지난 2년이 좋으셨다면 여당을 지지해주는 것이 맞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목소리를 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두관 의원과 김태호 의원은 2006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맞붙은 인연이 있다. 이번 총선이 '리턴 매치'인 셈이다. 당시에는 김태호 의원이 63.1%의 득표율을 기록, 25.4%에 그친 김두관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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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양산시 한 사거리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나가는 차량에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정수 기자





"꼭 좀 바까주이소!"…3선 김태호 "전투하는 마음, 새로움이 이길 것"

[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경남 양산시을②-김태호 국민의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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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경남 양산시 덕계사거리 아침인사에 나서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사진=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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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빵 빵빵! 김태호 파이팅!"

"꼭 좀 바까주이소(바꿔주세요)!"

27일 오전 7시50분쯤, 경남 양산시 덕계동 덕계사거리. 입김이 나오는 쌀쌀한 날씨에도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교차로를 지나는 차량 한 대 한 대에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차츰 신호 체계가 익숙해지자 차량 흐름에 따라 교통섬의 사방을 분주히 오갔다.

많은 운전자들이 김 의원의 인사에 화답했다. 경적을 짧게 여러번 눌러 리듬을 만들며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운전자가 눈에 띄었다. 거수경례를 하는 김 의원에게 마찬가지로 거수경례를 한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꼭 좀 바꿔달라"며 주먹을 쥐어보였다. 신호 대기 중이던 한 남성 운전자는 조수석 창을 내리고 김 의원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이렇게 40분 넘게 인사를 이어갔다.

아침 인사를 마친 김 의원은 "허리가 아프다 싶을 때 시민들께서 '파이팅'이라고 한 마디 해주시면 '내가 언제 아팠나' 싶게 곧바로 힘이 난다. 꼭 뽑아달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인사를 하다 보면 더 하고 싶어서 신호가 한번이라도 더 떨어지기를 바라게 된다"며 웃어 보였다.

김 의원이 4·10 총선에서 출사표를 던진 양산시을은 보수세가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편하게 이길 만한 곳은 아니다. '낙동강 벨트'답게 민주당 바람이 만만치 않아 격전지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지난 두 차례 총선 모두 2%p(포인트)보다 작은 차이로 민주당에 석패했다. 이에 영남권에서만 3선을 한 중진 김 의원을 이 지역에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김 의원은 당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양산시을 예비후보들과 만나 큰 갈등 없이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양산시의 변화를 원했다. 60대 택시기사 A씨는 "(양산시가) 지금까지 변한 게 하나도 없어서 김 의원을 한 번 믿어보려고 한다"며 "무게감 있는 여당 사람인 만큼 대통령도 도와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이번에는 그렇게 만만하게는 못 할 것이다. 저번에도 표 차이가 얼마 안 났다"고 했다.

서창시장 상인 B씨도 "저번에 기회를 (민주당에) 줬는데 나아진 게 뭐가 없다"며 "이번에는 국민의힘에 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실이 너무 많다. 신도시 상가도 비었고 구도심 양주동도 안쪽으로 가보면 상가 절반 이상이 비어 양산 경제가 무너지게 생겼다"며 "일하려는 사람들은 (양산시) 밖으로 가고 여기는 일자리가 없다. 이번에는 바꾸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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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양산시을 유권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김태호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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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후보자 모두 당 내부에서 무게감이 있는 인물들인 만큼 오히려 지역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60대 남성 C씨는 "두 후보 모두 이 곳에 아무 연고도 없다"며 "당선되고 나면 양산에 몇 번이나 내려오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역 대표로 해서 올라가는 것이니 지역 시민들의 삶을 잘 챙겨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지금이 양산 지역발전의 골든타임"이라며 "집권 여당 4선 의원이 돼 실천능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8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이번에는 바꿔야한다는 기대가 양산시민들로부터 상당히 두텁게 느껴진다"고 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총선 공약들은 주로 인프라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울경 광역철도 조기 착공 KTX 정차역 신설로 타지역을 쉽게 오가는 교통망 개선책을 내놨다. 생활시설이 부족한 사송신도시에 △사송신도시 양방향 하이패스IC 설치 △사송복합커뮤니티 조기 조성 △법원·등기소·파출소 건립 등도 약속했다.

이 밖에 웅상 지역의 소외를 해결해 양산의 동서 균형발전을 꾀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 1028지방도 국도 승격, 천성산 터널 건설 등을 약속했다.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동쪽 웅상에서 서쪽까지 가려면 산을 끼고 돌아 40분이 걸리지만 터널이 생기면 15분 정도면 갈 수 있어 시민들의 숙원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웅상병원 폐업에 따라 지역민이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웅상 공공병원 설립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향후 판세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낡음과 새로움의 대결에서 결국엔 새로움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접전으로 갈테니 시민들과 스킨십을 늘려가면서 '이번에는 바꿔보자'는 민심에 응답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낙동강벨트 탈환으로 총선 승리의 교두보를 만들어달라는 당의 요청으로 양산으로 왔지만 골목골목 시민들을 만나보니 여기서 정말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며 "전투에 나가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양산시민들에게 김태호가 참 쓸모 있다는 평가를 꼭 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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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양산시을 유권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김태호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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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을은?


경남 양산시을은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였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양산시가 갑·을 선거구로 분구되기 이전까지 양산시는 더불어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분구 이후 양산시갑은 두 차례 연속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양산시을은 두 차례 연속 민주당 후보가 의석을 차지했다. 다만 양산시을의 경우 격차가 크지 않은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20대 총선에서 서형수 민주당 후보는 40.33%의 득표율을 기록해 38.43%의 득표율을 얻은 이장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눌렀다. 지난 총선에서는 김두관 민주당 후보가 48.94%, 나동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47.26%의 표를 얻었다. 두 후보 사이 득표수 차이는 2000표가 채 되지 않았다.

여야의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 초입인 만큼 민주당 지지세가 만만치는 않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양산시 평산마을에 정착했다는 것이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언제든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13.4%p차이로 이재명 당시 후보를 앞섰다.

이 지역 현역인 김두관 의원이 이번에 3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영남권 3선인 김태호 의원을 배치했다. 김태호 의원은 32대·33대 경남도지사를, 김두관 의원은 34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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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을은/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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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경남)=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양산(경남)=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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