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투표 인원 확인하고 싶어”
투표소 26곳 몰래카메라 발견
지난 18일 경남 양산시 덕계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발견된 불법 카메라. /경남경찰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천과 경남 양산 등 국회의원 선거 사전 투표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지난 28일 검거된 유튜버 한모(49)씨는 작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통령 선거 때도 사전 투표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다음 달 5~6일 치러질 총선 사전 투표를 앞두고 사전 투표소로 지정된 인천, 서울 강서구, 울산, 경남 양산 등의 행정복지센터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로 10㎝, 세로 8㎝ 크기의 박스형 카메라를 행정복지센터 내부의 정수기에 붙여 설치했고, ‘KT 통신 장비’라고 적힌 흰색 종이를 붙여 감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자 수를 속이는 것 같아 직접 투표자 수를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소속된 단체는 없고, 개인적으로 활동했다. 공범도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4·10 총선 사전투표소인 경남 양산시 양주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견된 불법 카메라. /경남경찰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씨는 그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선관위의 부정선거를 의심해 사전 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작년 10월에는 서울 강서구의 한 사전 투표소 내부가 촬영된 영상을 올리며 “선관위가 밝힌 투표자 수와 영상에서 확인한 투표자 수가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선관위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 선거 때도 “양산시 사전 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투표자 수를 세어봤으나 선관위가 발표한 숫자와 달랐다”고 주장했다.
한씨 사건 이후 행정안전부가 이날 오후 6시까지 전국의 사전 투표소 중 1966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7개 시·도 총 26곳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 인천이 9곳(계양구 3곳·연수구 3곳·남동구 2곳·부평구 1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양산 6곳, 경기 4곳(고양 2곳·성남 1곳·김포 1곳), 대구 남구 3곳, 서울 2곳(강서구 1곳·은평구 1곳), 부산 북구와 울산 북구가 각 1곳이었다. 경찰은 “이 중 15곳은 한씨 소행으로 보인다”며 “한씨가 더 설치한 곳이 있는지, 공범이 있는지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양산경찰서는 이날 한씨를 도운 혐의로 70대 남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특별 점검을 실시하기로 해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사전 투표소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경남 양산과 인천의 사전투표소에서 불법 카메라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9일 대전 서구 갈마2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될 사전투표소에서 서구청 직원들이 불법 카메라 탐지기계로 점검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천=이현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