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충북 충주
"이번엔 다를겨"…'설욕전' 김경욱 "충주 발전의 적임자"
[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충북 충주ⓛ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
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의동 자유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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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택시비 깎아주면서 모은 사람이 몇이나 되는 줄 알어? 이번엔 다를겨!"
지난 23일 오후 2시쯤, 충북 충주시 성서동 젊음의거리.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4·10 총선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마주치자 "내가 (김 후보를 위해) 두 팔 걷고 움직이는 사람"이라며 이같이 응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양손으로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이번에 한 번 꼭 바꿔봅시다"라며 "누가 한 번이라도 더 뛰느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충북 충주 출신으로 충암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9년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교통물류실장과 기획조정실장, 제2차관을 지낸 '교통·물류' 전문가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에게 7.3%포인트(P) 차이로 패한 뒤, 이듬해 인천국제공사 시장에 취임했다.
이번 총선에선 당내 3인 경선을 1위로 통과하면서 설욕전에 나서게 됐다. 국민의힘에서 4선 도전에 나선 이 의원을 공천하면서 4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김 후보는 이날 성서동 젊음의거리와 충의동 자유시장 일대 거리인사에 나섰다. 충주를 넘어 충북의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장소들인데다 주말 낮이었지만, 거리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김 후보는 "성서동 주변 상권이 예전만 해도 지역의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힘든 게 사실"이라며 "시민들의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성서동 젊음의거리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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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김 후보를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지역 발전을 주문했다. 국토 교통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그의 이력이 장점으로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옷 가게에서 쇼핑 중이던 한 어르신은 김 후보에게 "건설 교통 쪽은 누구보다 잘 알 테니까 도시재생 사업 좀 제대로 해달라"며 "주차장 몇 곳 짓고 했는데 코로나19(COVID-19) 이후로 유통 구조도 바뀌고 해서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다"고 했다. 그러자 옷 가게 주인인 60대 A씨도 "맞다. 여기 지역 좀 살려주셔야 한다"고 동조했다.
다른 한 상인도 "46년째 성서동에서 살고 있는데 공실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없다.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당선되셔서 잘 정책을 좀 세워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참 큰 숙제다"라고 반응하며 시민들 목소리에 경청했다. 때로는 "(상권 주변을 지나는) 충주천을 서울의 청계천처럼 이용해 볼 수도 있겠다" "조금씩 건드릴 것이 아니라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하며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경험 덕분인지 김 후보 인지도는 상당히 높은 분위기였다. 상인들은 대개 김 후보를 반갑게 맞이했고, 고생한다며 물이나 음료를 권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상인은 거리를 지나가던 김 후보를 보더니 가게 문을 활짝 열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김경욱 화이팅!"을 외쳤다. 그는 김 후보에게 다가와 "여론이 지금 반반이래"라며 "조금만 더 열심히 해보셔"라고 응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B씨는 가게 안에 김 후보 명함을 붙여두기도 했다. B씨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10년 넘게 시장과 국회의원을 국민의힘에서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있는 편"이라며 "여기에 요즘에 경기도 안 좋다 보니 좀 변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고, 민주당 후보를 찍으면 달라질까 하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의동 자유시장에서 행인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사진=오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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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충주가 보수 세가 강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와 이 의원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CBJ 청주방송 등 충북 언론사 6곳이 지난 17~18일 충주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의원은 46%, 김 후보 40%의 지지를 받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3개 통신사에서 제공된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은 15.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로 사퇴를 선언한 진보당 후보가 해당 여론조사에서 3% 지지를 받았던 것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접전"이라며 "충주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변화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고 있고, 20~50대 사이에서 정권 심판 기류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을 열망하는 민심을 정면으로 겨냥해 "충주를 중부내륙의 명실상부한 교통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 노선 충주 편입 △과천-충주 간 민자고속도로 추진 △중부내륙철도 복선화 △제2경부선 철도망 구축 △충북선 철도고속화 사업 조기 착공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충주-서울 50분 시대를 이룰 것"이라며 "제5차 국가철도망계획이 현재 수립중인데 (공약들을) 해당 계획에 반영하고, 고속도로의 경우 적격성 조사 및 투자심의를 원활히 이끌어내겠다. 저는 국토부에서 철도국장·국토정책관·교통물류실장 등 주요 부서를 모두 거쳤다. 대표적인 기획통이자 해결사로 정평 난 이 김경욱이 반드시 추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경제 분야 공약으로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할인율 및 발행 확대 △자영업자 산재보험 도입 △농촌인력공급센터 설치 등을 약속하며 '충주 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보건복지 분야에서는 △충북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유치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청년주택 보급 확대 등을,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국립중원역사문화센터 건립 △국립충주박물관 조기 건립 △충주호 금가권역 생태공원 조성 등 공약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충주는 자연환경과 더불어 문화·역사·예술 등 지역발전을 위한 자원과 기반 요소가 풍부한 도시다. 그럼에도 지난 15년간 충주는 가지고 있는 자원에 비해 이렇다 할 발전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충주를 정체시키고 발전을 이뤄내지 못한 정치세력의 무능을 종식하겠다. 충주 발전의 적임자가 누구인지 우리 충주 시민 여러분들께서 현명히 선택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의 요구와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역량과 비전을 알리고 충주 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보일 수 있도록 더욱 겸손하게 시민 한분 한분께 다가가겠다"며 "'김경욱을 선택하면, 충주가 달라진다'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더 진심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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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유치, 이종배면 될 거여"…'4선 도전' 충주 토박이의 진심
[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충북 충주② 이종배 국민의힘 후보
이종배 국민의힘 후보가 충북 충주시 숭덕 꿈터에 방문했다/사진=정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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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충북대 병원(분원)을 가져오려고 하는데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덕에 아마 될 거여"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한 지난 28일 오전 8시 충북 충주시 문화사거리에서 열린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선거 출정식에 참석한 한 60대 지지자가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 선거 출정식에는 선거를 돕는 사무원과 자원봉사자 약 80명 외에도 100명에 가까운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 후보는 단상에 올라 "충주 발전이 이대로 멈춰선 안 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세종시로 국회를 이전해 충청도를 발전시키겠다고 했다"며 "'4월에는 4선, 이번에는 2번'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 연설에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사거리를 지나던 한 승용차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단상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날 충주 문화사거리에 모인 지지자들은 이 후보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한 60대 남성 지지자는 "기업이 많이 유치돼서 일자리 창출이 많이 됐다. 보통 지방에는 젊은이들이 없는데 여긴 그래도 젊은이들이 있다"며 "그런 점이 좋다"고 했다. 다른 60대 여성 지지자도 "이 의원은 선량하고 거짓 없고 일도 잘하고 누구 비방도 안 한다"며 "만나면 반가워하고 누구 비방도 하지 않는다. 예산도 많이 따 왔다"고 평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후보가 충북 원예협동조합 춘계영농강습회에 참석했다/사진=정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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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출정식을 마친 후 충북 원예협동조합 춘계영농강습회로 이동해 충주지역 농민들에게 인사했다. 이 후보는 강습회에 방문한 한 농민에게 "고생하시죠? 풍년농사 이루시길"이라고 인사했다. 이에 해당 농민은 "맞아 맞아"하며 웃어보였다. 명함을 나눠주고 있는 이 후보에게 다가가 "사실 나 당원이에요"라는 귓속말을 건네는 사람도 있었다.
이 후보 방문에 농민들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이 후보와 악수한 한 50대 여성은 "아이고 여기까지 오셨네, 손이 차다"며 환대했다. 한 40대 여성도 "어머 의원님 오셨네. 화이팅!"하고 인사했다. 이 후보는 "농업인들은 시끄러운 걸 별로 안 좋아한다"며 "가까운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한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후 장애인 직업교육시설인 '숭덕 꿈터'에 방문했다. 숭덕 꿈터는 장애인에게 작업활동, 일상생활훈련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바리스타 양성, 제과·제빵 교육 등 장애인들이 사회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이 후보가 숭덕 꿈터에 방문하자 한 장애인이 "이종배 시장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충주 시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한 숭덕 꿈터 관계자는 "시장이셨을 때부터 (이 후보를) 봐서 지금은 국회의원이지만 시장으로 기억하는 것 같다"며 "(숭덕 꿈터는) 비교적 새로 생긴 곳이라 시설이 좋다. 운영하는데 (이 후보가)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후 이 후보는 장애인들이 제과·제빵, 커피 제조 교육을 받는 것을 살펴봤다. 이 후보는 "정치라는 게 약자를 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장애인 직업교육시설을 찾은 이유에 대해 "첫날인 만큼 되도록 많은 분들에게 인사드리고, 또 앞으로 (당선되면) 무엇을 하겠다고 보여드리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후 동충주농협 장수대학과 엄정내창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한 후 오전 일정을 마쳤다.
이종배 국민의힘 후보가 충북 충주시 숭덕 꿈터를 방문했다/사진=안재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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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시민들이 충주를 떠나지 않도록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이 후보는 충북대학교 병원 충주 분원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충북대 의대 정원이 211명 증원된 만큼 분원 유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충주에 충북대 병원 분원이 유치되면 제3차 의료급여기관이 없는 다른 충북 북부지역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후보는 경기 성남 판교와 충주를 잇는 KTX 개통에 이어 중원공공비행장 민간개방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군이 사용하고 있는 중원공공비행장을 민간에게 개방해 항공 물류 허브공항으로 조성하고 대규모 물류단지를 구축해 충주를 교통물류 중심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 후보는 △충주호 환경규제 완화 △중원종합휴양레저타운 조기 조성 및 내수면 마리나개발 △국립중원역사문화센터 건립 △ 사계절 식물원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충주는 대한민국 중심에 있는데도 경부선 축에서 벗어난 탓에 그동안 발전에서 소외됐다"며 "국민의힘 초대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거친 당 중진으로서 충주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충북 충주시에서 태어나 충주 주덕초, 충주중, 청주고를 졸업한 충주 토박이다. 이 후보는 현재도 충주에 거주하며 의정활동을 하고있다. 고려대학교 법학대학 행정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 후보는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충청북도청과 행정자치부, 행정안전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등에서 근무했다.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행정안전부 제2차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이 후보는 2011년 충주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4년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20대(2016년), 21대(2020년)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된 3선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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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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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는 충북권에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충주시·중원군으로 출범한 뒤 1995년 중원군이 충주시에 통합되면서 지금의 명칭이 됐다.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988년 13대 총선을 시작으로 이 지역에서 치러진 총 11번의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도합 8번의 승리를 거뒀다. 16대(2000년)부터 18대(2008년)까지는 민주당계 정당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배출되기도 했으나, 이후 두 번의 재·보궐을 포함한 5번의 선거에서 잇달아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충주 현역 의원은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으로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직전 21대(2020년) 총선에서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7.34%포인트(p) 차로 제쳤다. 이 의원과 김 후보는 오는 4월 총선에서 4년 만의 '리턴매치'를 펼치게 됐다.
충주(충북)=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충주(충북)=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충주(충북)=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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