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일본 증시 활황…비트코인·금 가격도 고공행진
엔비디아 시총, 1분기에 1조달러 넘게 올라…'버블 가능성' 신중론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미국 증시 강세장의 온기가 주요국으로 확산하면서 올해 1분기 세계 증시가 동기 대비로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독일 등 서방 주요국 증시가 29일 부활절을 맞아 휴장하면서 이날 1분기 주식 거래가 끝난 가운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세계주식지수(ACWI)는 1분기에 7.7% 올라 2019년 1분기(+11.61%) 이후 1분기 기준 최고를 기록했다.
또 1분기 채권 대비 주식 수익률은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세계 증시 강세장은 미국이 주도했다.
미 주요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분기 동안 종가 기준으로 22번이나 신고가를 경신하며 10.16% 상승했다. 이는 역시 2019년(+13.07%) 이후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9.11%)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5.62%)도 강세였다.
대표적 AI 수혜주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1분기에 80% 넘게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천347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는 1분기 세계 주식 시총 증가액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증시 강세장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당초 시장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 연착륙과 AI에 따른 산업 발전 기대가 커진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이내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3분의 2가량이었다. 이 수치는 지난해 초만 해도 10%를 살짝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1분기 유로 스톡스600 지수를 비롯해 독일 DAX 지수(+10.39%)와 프랑스 CAC40 지수(+8.78%) 등 유럽 주요 지수도 고점을 새로 쓰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3월에는 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지수 상승률이 S&P 500을 앞서기도 했다.
일본 증시 상승세도 두드러지며,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분기에 1989년 버블(거품) 경제 당시 고점을 상회한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40,000선을 뛰어넘은 상태다. 닛케이지수의 1분기 상승률은 28일까지 20%에 이른다.
롬바르드 오디에 자산운용의 플로리안 옐포는 "증시가 매우 열광하고 있으며 전면적인 랠리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시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60% 넘게 상승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으며, 비트코인 시총은 약 150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수준보다 많은 상태다.
금 가격도 온스당 사상 처음으로 2천200달러를 넘어섰으며, 29일에도 2,231.83달러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다만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미국 대형 기술주 가운데 테슬라(-29.25%)와 애플(-10.93%) 등은 경쟁 심화와 중국 시장 둔화 속에 주가 흐름이 부진한 상태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들어 28일까지 2.97% 하락한 상태로, 범 중국 증시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태다.
현재의 강세장에 대해 미국의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는 신중론이 나오지만, 강세장의 중간에 있다는 반박도 존재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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