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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中, 호주산 와인 보복관세 3년만에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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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관계 해빙기 상징적 조치

호주, 1조원 규모 수출 재개될 듯

중국이 호주 와인에 최대 200% 넘게 부과했던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3년 만에 없애기로 했다. 호주의 미국 밀착 등을 놓고 한동안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해빙기를 맞았다는 상징적인 조치다. 경제적으로도 와인의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호주와 호주산 와인을 선호하는 중국 모두 ‘윈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29일부터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철폐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7년 만에 호주를 방문했을 때 예견됐다. 당시 왕 부장은 “호주산 와인 문제는 이미 적절하게 해결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과거 호주산 와인의 최대 수입국이었다. 하지만 호주에서 2018년 친미·반중 성향이 강한 자유당 스콧 모리슨 총리가 집권하면서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호주가 2020년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요구하자 중국은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은 2021년 3월부터 호주산 와인에 최대 21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같은 시기 소고기, 랍스터, 보리 등 10여 개 제품에도 높은 관세를 매겼다. 이 여파로 보복 관세 첫해인 2021년 호주의 대(對)중국 와인 수출액이 전년 대비 97% 급감했다.

2022년 들어선 중립 성향의 노동당 정권은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 안보를 챙기면서도, 경제를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서는 ‘실리 외교’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이번에 양국 갈등의 상징이었던 호주 와인에 대한 보복 관세까지 철폐됐다. 이번 조치로 연간 12억 호주달러(약 1조 원) 규모의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성명을 통해 “호주 와인 산업에 중요한 시기에 나온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전 세계적인 와인 소비 감소로 호주 와인 생산자들은 수백만 그루의 포도나무를 죽게 내버려두는 상황이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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