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S&P5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윤선정 |
미국 증시가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째 쉬지 않고 랠리를 이어온 만큼 언제 조정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증시의 다우존스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는 지난주 사상최고치를 2번 경신했다. 3대 지수가 일주일 안에 일제히 사상최고치를 2번 경신하기는 2021년 이후 3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 증시가 2022년에 혹독한 침체장을 겪었음에도 S&P500지수는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저점을 기준으로 4년만에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강세가 지속되길 바라겠지만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증시에 4가지 리스크가 있다며 지금은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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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혜주 버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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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리스크는 AI(인공지능) 수혜주를 중심으로 버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후 미국 증시가 상승한 주요 원인은 △견조한 경제 성장과 △올해 금리 인하 기대, △AI 성장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증가 전망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랠리는 상당 부분 AI 모멘텀을 토대로 진행됐다.
하지만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붐을 주도한 기업들이 아무리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해도 이런 큰 폭의 주가 상승세가 계속될 수는 없다는 것이 일부 전략가들의 지적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넷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시장 모멘텀이 버블을 향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센옉은 현재 시장의 가장 큰 상승 리스크는 "1990년대 TMT(테크놀로지·미디어·텔레콤)와 비슷한 버블이 형성될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증시가 숨 고르기를 위한 조정을 겪지 않고 상승세를 계속한다면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좋아 보이겠지만 이는 언젠가 터질 수 밖에 없는 버블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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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교통지수의 상대적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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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다우이론에 따르면 현재 강세장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 다우이론이란 미국 대표 기업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교통 및 운송 기업으로 구성된 다우교통지수가 모두 전 고점을 경신해야 진정한 강세장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 토대가 튼튼해 기업 활동이 견실하게 이뤄지면 교통량도 늘어나 교통 및 운송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게 된다는 가정을 토대로 한다.
하지만 현재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다우존스 교통지수는 아직 2021년에 기록한 사상최고치 대비 약 6% 아래에 머물러 있다.
로젠버그 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지난 22일 "모멘텀에 기반한 이 투기적 랠리를 즐기라. 하지만 이 랠리는 여전히 명백한 강세장의 진정한 정의에는 못 미친다"며 다우이론을 언급했다.
다만 현대 사회는 인터넷과 통신 기술의 발달로 경제 성장세와 교통 및 운송량과의 상관관계가 이전보다 줄어든 만큼 다우이론이 이전만큼 유효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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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대비 너무 높은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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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242.49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EPS 전망치는 올초 241.17달러에서 소폭 상향 조정된 것이다.
반면 S&P500지수는 올들어 9.7% 올랐다. 실적 전망치보다 주가가 더 빠르게 오르며 주가수익비율(PER)이 확대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게 된다면 증시 강세 기조가 무너질 수 있다.
모간스탠리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인 마이크 윌슨은 애널리스트들의 EPS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거의 변동이 없는데 주가는 많이 올랐다며 이는 증시가 기업 펀더멘털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EPS 전망치가 크게 상향 조정되지 않은 채 주가만 오르면서 현재 주가 밸류에이션이 침체장 직전인 2021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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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실패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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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는 투자자들이 연준(연방준비제도)에 기대하고 있는 경제 성장세와 금리 인하의 완벽한 조화가 깨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는 23년만에 가장 높은 금리 수준에도 침체에 빠지지 않고 호황을 누려왔다. 이같은 탄탄한 경제는 미국 증시가 지난해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여기에 연준은 인플레이션까지 고점 대비 하락했다며 올해 3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경제 성장과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인다면 증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도이치뱅크의 미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FO)인 디팍 퓨리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경제가 연착륙 한다고 해도 이조차 증시에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 이상의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 자체가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배런스는 미국 증시가 지난해에도 현재와 같은 4가지 하방 리스크가 존재했음에도 큰 폭의 상승세를 지속했다며 현재의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리스크 요인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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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 이평선과 벌어진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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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지수와 200일 이동평균선/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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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는 S&P500지수가 지난주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14%까지 올라가 역사적인 기준에 비쳐볼 때 극단적인 수준이라며 조만간 증시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S&P500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크게 높다는 것은 "증시 상승세가 과도하게 팽창됐다는 의미"라며 "문제는 조정이 시간으로 올지, 가격으로 올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간으로 조정을 받는다는 것은 증시가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며 정체된다는 것이다. 가격 조정은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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