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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아이콘' 박근혜 찾아간 한동훈…'집단속' 했으니 '중도 표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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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2024.3.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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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을 보름 남기고 직접 대구 사저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갔다. 국민의힘은 '보수 결집' 목적 아닌 단순 예방이라고 설명하지만 외부에서는 최근 지지율을 고려하면 보수 표심 다지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한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 예방이란 '우클릭'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보를 보인 만큼 향후 중도 표심 잡기가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소재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그가 지난 12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첫 방문이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박 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을 밝히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찾아가겠다고 했다. "정치인으로서 전직 대통령을 찾아뵙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이날 한 위원장의 예방이 보수 표심 결집용이 아닌 단순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미 (거대) 여·야 지지자들 표심은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당 외부에서는 '보수의 아이콘'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한 위원장의 이날 행보가 여권의 지지층 결집 필요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최근에는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월 5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무선전화 100%,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 결과 국민의힘에 대한 TK의 지지율은 61%였다.

그러나 이 지지율은 3월 중순으로 넘어가며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월 2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무선전화 100%,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결과 국민의힘에 대한 TK의 지지율은 49%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진보세가 강한 서울 한강벨트, PK(부산·경남) 낙동강벨트에서의 승리를 강조하다 보니 TK 보수층 일부가 일시적으로 지지 대열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해병대 수사 외압 사건에 연루된) 이종섭 주호주대사 문제를 말끔히 정리하지 못한 모습이 핵심 지지층에도 안 좋게 보였을 것"이라며 "도태우 후보 공천 취소도 TK 민심에 좋게 작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사 논란과 관련해 "핵심 지지층에서도 '피의자를 단호히 대하지 못한다'며 실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이 대사가 귀국했고 언제든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받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므로 이후 여론조사에서 보수층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보수 우호적 행보를 한 만큼 향후 중도층 표심 잡기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교수는 "한 위원장으로서는 '집토끼'(지지층) '산토끼'(비우호적 유권자) 민심을 다질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며 "다만 이날 예방이 2016년 탄핵 국면과 뒤이은 수사를 떠올리게 해 집토끼를 잡는 데 큰 효과를 못 내면서 산토끼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여권에서는 이번 총선을 '종북과의 전쟁' '제2의 건국전쟁'으로 규정하는 발언들이 나왔다. '우클릭' 행보로 읽혀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민생 정책을 강조하며 중도층 표심에 호소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 삶에 실질적 변화를 줄 수 있는 대안적 정책을 계속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은 '2자녀 가정 혜택 확대' '출산지원 소득기준 폐지' 등 새로운 저출생 공약을 발표했다. 이 공약은 원래 26~28일 발표될 예정이었는데 한 위원장의 주문으로 발표가 앞당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각 지역사무소에 '종북세력에게 나라를 내주지 말자'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지 마라고 지시했다. 중도층 표심을 의식한 지시로 풀이된다.

정치학자인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총선을 통해 통합진보당류의 세력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다거나 특정 비례대표 당이 피고인으로 구성돼 있다는 한 위원장의 말은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해 있어 기존의 색깔론과는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며 "표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샤이 중도'층이 여기에 얼마나 반응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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