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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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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뚫은 닛케이下] 불붙은 일본증시, 들썩이는 '일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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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업체·미국 장기채 ETF, 올해 일학개미 순매수 1위
금리 인상에도 '슈퍼 엔저' 지속 전망


더팩트

닛케이 지수가 연일 4만선을 넘기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일학개미'가 올해 가장 많이 매수한 닛케이 종목 1위는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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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닛케이 지수가 17년 만의 일본 금리 인상에도 다시 최고가를 돌파하자 일본 증시에 뭉칫돈을 투자한 '일학개미(일본 주식 투자자)'가 들썩이고 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금액은 4억3900만달러로 전년 동기(6400만달러) 대비 7배가량 치솟았다. 일본 주식 보관금액 규모도 사상 처음으로 40억달러(4일 기준)를 돌파해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일본의 금리 인상과 차익 실현 매물 발생 등으로 매수 규모와 보관액은 다소 줄었으나, 저점 매수를 단행한 새로운 투자자가 유입되고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등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 일본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을 내다본 만큼 일학개미들의 관심이 지속될 모양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업종에 일학개미들의 집중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 투자자가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매수한 닛케이 종목은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으로, 총 12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일본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스크린홀딩스 역시 같은 기간 55억원의 국내 투자자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일학개미의 러브콜을 받았다. 반도체 소자 제조업체 어드반테스트(41억8000만원), 도쿄일렉트론 자회사 도쿄일렉트론디바이스(4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 도요타와 미쓰비시자동차, 소니와 파나소닉, 닌텐도와 패스트리테일링 등 외엔 투자할 종목이 없다는 평가를 받던 최근 일본 증시가 다소 생소한 반도체 종목들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긴 셈이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국내 투자자가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로,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다는 판단에 일본 내에서도 강세를 띤 종목이다.

엔화로 미국 국채에 장기 투자하는 이 ETF는 올해 들어 순매수만 무려 2851억80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전 종목을 통틀어서도 순매수 1위 기록이다. 중기 미국채 ETF인 '아이셰어즈 코어 7-10년 미국 국채 엔화 헤지'도 267억원가량 매수세가 몰렸다. 일본 내 반도체 종목들을 담은 '글로벌X 일본 반도체 ETF' 역시 52억700만원을 매수하면서 일학개미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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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10시 기준 도쿄증권거래소(TSE)에서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4만414.12) 대비 0.18%(70.94포인트) 오른 4만485.06을 가리키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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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배경으로는 최근 일본 닛케이 지수가 1980년대 후반 '버블 경제'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지난 22일 기준 사상 처음으로 4만1000선을 돌파하는 등 일본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가 올해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코스피가 이르면 하반기 30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에도 최근 답보를 거듭한 것도 일학개미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이끄는 글로벌 반도체 랠리 등에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학개미들이 수익률을 잃지 않으려면 포트폴리오를 다시 재점검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의 금리 인상 직후 닛케이 지수가 하루 만에 2.19% 내리는 등 변동 폭이 여전히 높고, 2007년 이후 첫 금리 인상에도 여전히 '제로 금리'에 가까워 엔화 가치가 달러보다 크게 낮은 '슈퍼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 주식시장에서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와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조기 수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적정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정책 전환 재료 소멸로 인해 단기적으로 엔화의 변동성은 축소될 공산이 높다"며 "일부에서 예상한 것처럼 달러·엔 환율이 150엔 수준을 크게 상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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