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슈칸겐다이’는 3월25일 ‘북·중앙아메리카 어둠의 세계 전문가’를 인용하여 “미즈하라 잇페이는 오타니 쇼헤이로부터 받은 통역 연봉 30~50만 달러(약 4~6.7억 원)로 베팅을 한 것이 아니다. 주식으로 말하면 신용 거래였다”고 보도했다.
‘신용 거래’는 자기 돈이 아니라 담보를 잡힌 증권사 자금으로 주식이나 파생상품을 사고파는 개념이다. 65년 역사의 ‘슈칸겐다이’는 일본 3대 주간지로 꼽힌다. “본인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다 보니 도박에서 잃는 것에 대한 무서움이나 감각이 마비됐다”며 설명했다.
오타니 쇼헤이(왼쪽) 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입단식 시작에 앞서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재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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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는 2018~2023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활약하다 다저스로 이적했다. 로스앤젤레스가 속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스포츠 베팅이 불법이다. ‘슈칸겐다이’는 “따라서 미즈하라 잇페이가 도박에 투입한 자금은 합법적인 대출로 마련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법률에 따라 빌린 돈은 갚아야 하는 이자의 상한선이 있지만, 불법 대출은 그렇지 않다. ‘슈칸겐다이’는 “미즈하라 잇페이 손해 규모가 450만 달러(60억 원)까지 커진 것은 원금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어마어마한 이자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누군가 ‘미즈하라 잇페이한테 현금 없이 도박할 수 있는’ 편의를 봐줬다는 얘기다. ‘슈칸겐다이’는 “자금력이 풍부한 러시아계 마피아나 스포츠 베팅 경쟁이 치열한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온 범죄 조직”을 배후로 지목했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수로 참가한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 ‘서울시리즈’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 잇페이와 얘기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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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 잇페이한테 마약 및 매춘 혐의는 없다고 알려졌다. ‘슈칸겐다이’는 “미국 경찰마저 쉽게 상대하기 힘든 강력한 마피아가 배후로 보이지만, 흔히 이런 상황에서 떠올릴 수 있는 멕시코 카르텔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어느 시점에서 미즈하라 잇페이 역시 스스로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거액의 빚을 알게 됐을 것이다. ‘슈칸겐다이’는 “그러나 이미 ‘여기서 그만두면 넌 죽는다’는 신변 위협 때문에 도박 중독으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해설했다.
북중미 암흑세계 전문가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이다. 돈을 잘 버는 호구를 정말로 살해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최대한 많은 부채를 지게 하는 협박이 반복되면서 미즈하라 잇페이는 살아있어도 산 것 같지 않은 생지옥을 경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2024 MLB ‘서울시리즈’ 기자회견장을 미즈하라 잇페이와 떠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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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 잇페이가 통역을 계속하면 얻을 수 있는 부와 명예, 차원이 다른 경험 등을 다 뒤로하고 오타니 쇼헤이 계좌에 손을 대 해고된 것은 제삼자가 이해하기 어렵다. ‘슈칸겐다이’는 “누구한테 내 목이 졸리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공포에서 해방되고 싶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오타니 쇼헤이 돈으로라도 빚을 갚아 위협에서 탈출을 원한 것이다. 암흑세계 전문가는 “(원금보다 훨씬 많은) 450만 달러나 회수했으니 범죄 조직은 대성공이다. 더 협박하진 않을 것이다. 미즈하라 잇페이는 중요한 정보가 없어 미국 수사당국이 주목할 가능성도 작다”고 봤다.
“일본 처벌은 없을 겁니다. 미국이 기소하더라도 단기 수감 후 벌금입니다. 돈이 없다면 좀 더 갇혀있겠지만요. 그러나 오타니 쇼헤이한테 450만 달러를 갚아야 합니다. 야구 및 통역 관련으로 일할 수 없게 된 미즈하라 잇페이는 평생의 운을 다 쓴 것 같습니다.” - 슈칸겐다이 -
오타니 쇼헤이(왼쪽)가 서울시리즈 기자회견장에 미즈하라 잇페이와 입장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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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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