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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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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팍팍 밀어줄껴"...대전 동구 '젊은 피' 장철민의 수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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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대전 동구①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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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팍팍 밀어줄껴. 열심히 혀!"

지난 21일 오후 1시40분쯤, 대전 동구 용운시장. 한 행인이 4·10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마주치자 이같이 말했다. 그러자 시장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한 상인이 "내가 우리 장철민 의원을 잘 알아"라며 "처음 왔을 때는 열심히 좀 하라고 '쿠사리'(핀잔이라는 뜻의 일본어)를 좀 줬는데 좀 심하게 했었나 싶어서 미안해"라고 맞장구를 쳤다.

장 의원은 2012년 의원실 7급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거쳐 21대 국회 진출에 성공했다. 민주당 험지로 여겨지던 동구에서 36세 최연소로 당선돼 화제가 됐다. 이어진 의정활동에선 젊은 피 다운 패기와 묵직한 정치 구력을 토대로 대전의료원 건립 확정, 혁신도시·도심융합특구 추진 등 성과를 냈다. 이번 총선에선 당내 3인 경선을 1위로 통과하며 재선에 도전하게 됐다. 국민의힘에서 윤창현 의원(비례대표)를 공천하면서 '현역 맞대결'이 성사됐다.

장 의원은 이날 '민주당 국회의원 장철민' '더 큰 일 하겠습니다'란 글자가 적힌 파란색 점퍼를 입고 용운시장 일대 거리인사에 나섰다. 용운시장은 2007년 정식 등록돼 용운동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전통 종합시장으로 100여명의 상인들이 5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장 의원 캠프 관계자는 "용운시장 상인 분들을 포함해 동구가 원래 보수세가 강하지만 (장 의원이 지난 4년간 활동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 의원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최근 지역 인사를 다녀보면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에 대한 분노가 지역 전반에 퍼져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 배경에는 정부가 지역을 소홀히 하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비전을 외면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으로 과학도시 정체성을 가진 대전의 피해가 컸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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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장철민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동구)이 19일 오전 대전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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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은 이날 특유의 친화력과 넉살로 상인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안부를 주고받았다. 상인들이 "손이 차다"며 악수하기에 미안쩍어하면 덜컥 양손을 맞잡고 "하나도 안 차갑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의 성격을 아는 듯 상인들도 농이 섞인 인사를 던졌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상인은 자신이 입은 빨간색 옷을 가리키며 "오늘은 위장 색으로 입었다. 원래는 내가 파란색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고, 다른 한 상인은 박카스를 건네며 병에 붙은 '파란색 스티커'를 강조해 보였다.

각종 나물 등을 파는 채소 가게의 주인인 80대 어르신은 장 의원과 인사를 한 뒤 머니투데이 더300에 "정부는 뭘 하는지 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장 의원이 시장에 얼굴을 자주 비춰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시장 근처에서 속옷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5)는 장 의원에 대해 "젊은 사람인데 사람들과 관계가 참 좋다"며 "서민들 의견이나 잘 못사는 사람들 의견을 잘 듣고 민원을 해결해 준 게 몇 개인지 모른다. 원래는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는데 (이번 총선에서) 장 의원을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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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전 동구 내 국민의힘 지지세도 만만치 않았다. 장 의원을 아는 시민들은 그에 대한 호감을 내비쳤지만, 그를 잘 모르는 이들 사이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지원을 둘러싼 지역 민심은 팽팽했다. 어느 쪽을 지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고, 국회가 맨날 싸우기만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투표를 안 할 생각이라는 이들도 꽤 있었다.

이 지역 토박이라 밝힌 권모씨(62·여)는 "대통령을 뽑아놨으니까 한 번은 밀어줘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당 사람을 뽑아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전역 근처에서 식당을 하는 50대 김모씨는 "뽑아놔야 맨날 싸움이나 해서 올해는 투표를 안 할까 싶다"며 "주변에서는 그래도 투표는 해야한다고들 말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동구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원도심의 완전한 회복'을 총선 목표로 세웠다. 그는 "지난 4년간 동구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숙원사업 해결과 동구의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동구의 도약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며 "이제 동구의 더 큰 도약을 이루고자 한다. 동구를 국가균형발전의 성공적인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1호 공약으로는 CTX-a(대전역~세종청사~공주 광역급행열차) 노선 신설을 내걸었다. 청주공항과 반석역을 잇는 충청권 광역철도 CTX 노선에 X축으로 연결되는 노선을 신설하는 게 골자로, 대전·세종·충남·충북 민주당 총선후보들이 공동으로 약속한 공약이기도 하다. 장 의원은 "충청지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구축해 동구가 그 중심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며 "말로만 선심 쓰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동구를 충청권 메가시티의 중심지로 우뚝 세우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CTX-a 노선 신설 외에도 충청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공약으로 △판암동 도심융합특구 2단계 사업 추진 △세천역→신장산역 명칭 변경 및 신장산역 도시철도~광역철도 복합 환승역 추진 △AI(인공지능)·로봇 교육인재양선센터 유치(로봇 체험박물관을 추가해 학습 공간 마련) 등도 제안한 상태다. 향후 세대별·동별 공약도 하나씩 발표해 나갈 계획이다.

장 의원은 "저는 대전 동구와 함께 꿈을 꾼다"며 "이제 동구의 더 큰 도약을 이루고자 한다. 21대 국회의원 당선 이후 약속드렸던 '동구와 대한민국의 정치를 제대로 바꿔보겠다'라는 초심을 지키고, '더 큰 일 하겠습니다'라는 새로운 약속으로 대전의 미래를 책임지겠다. 대전의 미래, 장철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 동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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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는 대전역과 대전복합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지역을 품고 있다. 북부에는 대청호, 남부는 금산군에 접해 있어 남북으로 긴 모습의 지역구다. 지난 15대 국회(1996~2000년) 까지는 갑·을로 나뉘어 있었으나 2000년 16대 총선부터 합구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대전·세종·충남북 의석 28석 중 순서상 가장 먼저 호명돼 '충청 정치 1번지'로도 불린다.

대전역 등이 위치한 원도심 지역이고 대전 서부지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민 연령대가 높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라 알려졌다. 다만 가오지구 등 신도심을 중심으로 한 표심 변화로 섣불리 승패를 예단할 수 없는 분위기다. 실제 2000년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17대(2000년) 자유민주연합, 18대(2004년) 열린우리당, 19대(2008년) 자유선진당, 20대(2012년)·21대(2016년) 새누리당, 22대(2020년) 민주당이 당선되는 등 여야가 공수교대를 하듯 당선된 지역이다.

현재 대전 동구 현역 의원은 장철민 민주당 의원으로 2020년 총선에서 이장우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와 3.45%포인트(p)차의 박빙 승부를 벌였다. 2년 전에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박희조 국민의힘 동구청장이 황인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19%p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비례대표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을 단수공천했다.

대전=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대전=천현정 기자 1000chyu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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