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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유럽의회 광장에 톈안먼 희생자 추모비…中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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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유럽의회 광장에 세워진 톈안먼 희생자 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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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홍콩의 한 대학에서 논란 끝에 철거됐던 톈안먼(天安門) 사태 희생자 추모비 '수치의 기둥'(國殤之柱·Pillar of Shame) 조각상이 유럽의회 앞에 전시됐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희생자를 상징하는 이 조각상은 지난 19일부터 벨기에의 유럽의회 광장에서 시작된 '금지된 예술' 전시회 작품 중 하나로 공개됐다.

전시회는 이 작품을 제작한 덴마크 예술가 옌스 갤치옷과 유럽의회(MEP) 의원인 키라 마리 피터-한센이 주최했으며 유럽의회 상위 5개 정치그룹 대표를 포함해 의원 6명도 공동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수치의 기둥'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1997년 홍콩대 교정에 세워진 조각상이다.

높이 8m, 무게 2t인 이 조각상은 홍콩 당국의 압박을 받은 홍콩대 결정으로 2021년 24년 만에 결국 철거됐다.

이번에 전시된 조각상은 홍콩대 교정에 있던 작품의 3분의 1 크기로, 복제품이 아니라 1990년대 갤치옷이 제작한 여러 작은 버전 중 하나라고 CNN은 전했다.

갤치옷은 지난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유럽연합의 주요 건물 외부에 예술 작품을 설치하는 것은 '중국의 검열이 유럽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회 개막식에서는 홍콩 당국이 금지곡 지정을 추진 중인 반정부 시위 노래 '글로리 투 홍콩'(Glory to Hong Kong)이 연주되는 공연이 펼쳐졌고 정치인과 인권 운동가들의 토론도 진행됐다.

중국 정부는 이 전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CNN에 보낸 성명을 통해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며 중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반발했다.

1989년 톈안먼 사태는 대학생과 지식인 중심의 중국인들이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개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자 중국 인민해방군이 유혈진압하면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을 일컫는다.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최소 수백 명에서 수천 명까지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은 본토에서는 물론 최근에는 홍콩에서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추모하거나 기념하는 행사에 대해서도 강하게 단속하고 있다.

[이투데이/김준형 기자 (junio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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