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美인플레 완화” 긍정 발언
뉴욕 3대 지수, 역대 최고점 경신
코스피, 23개월만에 2750 돌파
AI發 봄바람에 반도체 주가 껑충… 美마이크론, 시간외 18.2% 급등
美 연준 의장 기자회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하자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워싱턴=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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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기적 같은 기술이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세계 경제와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좌우하는 두 거물의 입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황 최고경영자(CEO)가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자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20일(현지 시간) 나란히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2021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한국과 일본 증시도 크게 반응했다. 코스피는 21일 2,754.86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2022년 4월 이후 23개월 만에 2,750 선을 넘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미 증시 훈풍으로 17일 만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금값과 비트코인까지 모든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졌다. 미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은 미국의 강력한 경제 속 금리 인하 기대감을, 황 CEO는 폭발적 AI발 신경제 도래를 예고해 시장의 낙관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 시장 ‘6월 인하 유력’으로 선회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고, 분기별 연준의 경제 전망을 담은 ‘경제전망요약(SEP)’을 발표했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점도표상 연말 금리 중간값은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은 4.6%(4.5∼4.75%)로, 연내 0.25%포인트씩 3차례 인하를 시사했다.
1, 2월 연달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연준은 기존 인하 폭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최근 지표에 대해 “2% 물가상승률 목표로 가기 위한 길에 있는 울퉁불퉁한 장애물”이라면서도 “전반적 스토리는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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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이후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이 6월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며 세계 증시가 치솟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날 0.89% 상승해 처음으로 5,200 선을 돌파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3%,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1.25% 올라 3대 지수가 나란히 최고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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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에도 미 증시의 영향이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64.72포인트(2.41%) 오른 2,754.8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도 1.44% 오른 904.29에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도 전날보다 2.03% 오른 4만815엔에 장을 마쳤다. 17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엔화 환율이 상승(엔저)하는 추세다.
● AI발(發) 봄바람에 반도체株 껑충
AI발 반도체 봄바람도 증시를 끌어올리는 주요 이유다. 황 CEO가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우리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HBM의 성장성을 극찬하자 이틀 연속 해당 주가가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5.63% 오른 데 이어 21일에도 3.12% 상승하며 7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전날 대비 8.63% 올랐다.
특히 삼성의 5세대 HBM인 ‘HBM3E’에 대해 “검증 중”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엔비디아의 개발자 행사 ‘GTC 2024’ 삼성 전시장을 직접 찾았다. 여기서 HBM3E 실물에 ‘젠슨이 승인했다(Jensen Approved)’라고 쓰고 사인을 남겼다.
미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자사 회계연도 2분기(2023년 11월∼2024년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뛰는 호실적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무려 18.2% 급등했다.
미 연준이 예상보다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 인하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국이 예상대로 6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한은도 즉각 금리 인하 논의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새너제이=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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