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 규모 유지의 필요성을 밝히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 효과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주한미군 감축을 재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러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력으로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20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한국 방어를 위해 3자, 다자 훈련을 비롯해 2만8500명의 병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회색지대에서 북한과 경쟁하기 위해 고안된 작전과 활동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준비 태세를 계속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전쟁으로는 확대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도발을 뜻한다. 주한미군의 방어 태세 유지를 위해서는 미국 의회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서면 진술에서는 주한미군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에 대비하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가 발생하면 지리적 인접성 때문에 제3자가 한반도에 개입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특히 그렇다”고 했다. 유사시에 미군의 진격을 차단한다는 중국의 방어 전략인 ‘반접근·지역거부’ 개념선 안에 한반도가 들어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2만8500명 이상의 최상급 통합군이 한국에 전진 배치돼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있다”며 “강력한 경제적 이익과 결합된 지리적 현실은 한국을 동아시아 안보의 핵심이자 우리가 방어해야만 하는 조약 동맹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동아시아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이 지난해 9월 이래 컨테이너 1만개 이상의 군수품을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도에 관한 질문에는 “정권의 생존”과 “국가 방어 준비”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우선 목표이며 제재 완화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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