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1∼2월 '깜짝 물가'에 "이야기 바뀐 것 없어…2% 인플레 여정 험난"
일각선 '과잉긴축' 부작용 우려 분석도…시장선 6월 금리인하 기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5연속 동결하면서 연내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3회로 유지한 것은 지난 1∼2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고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까지 인내심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과잉 긴축'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관심은 연준 위원들이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방침을 유지할지에 쏠려있었다.
올해 1월에 이어 2월 들어서도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기록되면서 물가상승률이 2%대 후반에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탓이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을 금리인하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어 온 연준이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 위원들이 연내 세 차례 인하 전망을 두 차례 인하로 바꿀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그러나 연준 위원들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3개월 만에 2.1%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다.
물가 전망은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의 경우 기존의 2.4% 전망을 유지했지만,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험난하고 울퉁불퉁한 여정을 거치더라도 점진적으로 2% 목표 수준으로 둔화하는 전반적인 이야기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1∼2월 물가지표에서 너무 많은 신호를 끄집어내지 않았다"면서도 "(일시적인) 요철인지 그 이상인지는 모르고 더 알아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이날 파월 회견에 대해 "연준은 2% 물가 목표 달성까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더 오래 견딜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각에선 연준 인사들이 금리인하 시기를 놓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과잉긴축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복력 있는 미국 경제 상황으로 인해 현 통화정책이 너무 긴축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잃었지만, 상황이 곧 바뀔 수 있다"라고 진단하면서 연준 인사들이 급격한 수요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민자 유입 증가 및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과 같은 긍정적 공급 요인과 팬데믹 부양책 등 긍정적 수요 요인의 효과가 사라지면 긴축정책의 여파가 갑자기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지난 1월 31일 FOMC 후 회견에서 "(공급 측 회복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상황이 중단되면 (통화) 긴축 효과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수요를 지탱했던 팬데믹 부양책의 '반짝 효과'도 힘을 잃고 있다고 진단하며 "최근 신용카드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소득 하위에서 중간 구간의 소비자들이 돈을 소진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로 마감하는 등 이날 연준 결정에 환호했다.
6월 이전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 기대감도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증시 마감 후 6월 이전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77%로 반영했다. 이는 하루 전의 59%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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