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8회초 땅볼이 상대 1루수 미트 뚫고 지나가는 행운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3타수 무안타 1볼넷
내가 오타니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이대호 기자 = 오타니 쇼헤이를 품은 '호화 군단'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역사적인 서울시리즈 개막전의 승자로 기록됐다.
다저스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5-2로 역전승했다.
한국에서 MLB 정규시즌 경기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MLB 사무국은 앞서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년·2004년·2008년·2012년·2019년 일본 도쿄, 2001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2014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올해는 미국 밖에서 열리는 9번째 MLB 정규리그 개막전 장소로 서울 고척돔을 택했다.
다저스는 1-2로 끌려가던 8회에 행운이 따른 상대 실책과 오타니의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 서울시리즈 '홍보대사' 역할까지 맡은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 김하성은 볼넷으로 한 차례 출루했지만, 안타는 치지 못했다. 이날 김하성의 성적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이다.
오타니는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활약했다.
시구하는 박찬호 받아내는 김하성 |
'한국인 최초 빅리거' 박찬호 현 샌디에이고 특별고문이 마운드에 올라 한국 야구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시구를 했다.
박찬호 특별고문의 가슴팍에는 '파드리스'(PADRES)와 '다저스'(dodgers)를 절반씩 적용한 '파드저스'(PADgers)가 새겨져 있었다.
박찬호의 시구가 끝난 뒤 역사적인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알리는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고척돔에서 열린 MLB 정규시즌 개막전 |
다저스의 선공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1번 타자 무키 베츠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다루빗슈 유가 '피치 클록 위반'으로 볼 1개를 헌납해 볼넷을 허용했다.
다저스는 무사 1루 기회를 잡았지만, 오타니 쇼헤이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는 등 후속타 불발로 선취 득점에 실패했다.
3회초에는 2사 후 오타니가 고척돔 왼쪽 외야 천장에 닿을 뻔한 대형 파울 홈런을 친 뒤 다루빗슈의 시속 157㎞ 싱커를 공략해 시속 181㎞로 우익수 쪽으로 날아가는 안타를 쳤다.
오타니는 곧바로 2루를 훔쳐 미·일 통산 100도루(미국 87개·일본 13개)를 채웠다.
오타니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한 다루빗슈는 프레디 프리먼과 윌 스미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맥스 먼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타격하는 김하성 |
3회말 샌디에이고 공격에서 서울시리즈 개막전 첫 득점이 나왔다.
첫 타자 타일러 웨이드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우의 폭투 때 2루에 도달했다.
잭슨 메릴의 중견수 뜬공에 웨이드는 3루까지 진루했다.
다음 타자 산더르 보하르츠는 1사 3루에서 글래스노우의 시속 148㎞ 슬라이더를 공략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이번 시즌 MLB 첫 타점이자 한국에서 벌어진 MLB 경기의 첫 타점이었다.
다저스는 4회초에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내야 땅볼을 치고서 전력 질주했고, 샌디에이고 3루수 웨이드의 송구가 1루수 미트를 외면하면서 에르난데스는 2루까지 내달렸다.
제임스 아우트먼의 1루 땅볼 때 3루에 도달한 에르난데스는 제이슨 헤이워드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홈인하는 다저스 에르난데스 |
샌디에이고는 4회말 다시 균형을 깼다.
매니 마차도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하성도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글래스노우의 싱커와 슬라이더를 잘 골라내 볼넷을 얻었다.
유릭슨 프로파르의 투수 오른쪽으로 향한 번트가 내야 안타로 이어지며 샌디에이고는 무사 만루 기회를 얻었다.
루이스 캄푸사노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으나, 이 사이 마차도가 홈을 밟아 샌디에이고가 2-1로 앞섰다.
오타니의 경기 응원하는 아내와 가족들 |
하지만, 다저스 타선이 8회에 대량 득점에 성공해 승부를 뒤집었다.
다저스는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행운도 따랐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 개빈 럭스의 땅볼이 샌디에이고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미트를 뚫고 나갔다. 이 사이 2루 주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아 3-2 역전에 성공했다. 기록원은 크로넨워스의 실책이라고 판단했다.
1사 1, 2루 기회가 이어졌고 베츠가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쳤다.
오타니는 1사 1, 2루에서 에이드리언 모레혼의 시속 158㎞ 싱커를 공략해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쳐 쐐기점을 뽑았다.
오타니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 씨도 남편의 적시타가 나오자 손뼉을 치며 웃었다.
샌디에이고는 조 머스그로브를 선발로 내세워 21일 설욕에 나선다. 다저스의 서울시리즈 2차전 선발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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