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샌디에이고 개막전서 "로버츠 감독은 보스턴 역사의 일부" 존경심
MLB 서울시리즈 개막전 연합뉴스와 단독인터뷰 한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장현구 기자 =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출신인 필립 골드버그(67) 주한 미국대사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구 이야기를 그야말로 한 보따리 풀어놨다.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미국프로야구(MLB) 2024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을 관전하러 온 '야구광' 골드버그 대사는 "무척이나 환상적"이라며 "한국과 일본 선수가 뛰는 미국 서부 지역 두 팀이 서울에서 정규리그 개막전을 치르는 건 아주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직업 외교관답게 "주한 미국대사로서 한국과 일본, 미국은 야구를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야구를 통해 강고한 우리의 관계를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MLB 서울시리즈의 의미를 설명했다.
2022년 7월 한국에 부임한 골드버그 대사는 KBO리그 경기를 보려고 잠실, 수원, 부산을 방문해서 조용히 관전하는 미국과는 색다른 한국 야구장의 분위기를 체험했다고 한다.
골드버그 대사는 "좋은 분위기에서 관중들이 동작을 따라 하며 열심히 응원하는 장면, 그리고 아마 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다른 팀의 경기였는데 롯데에 크게 지고 있던 팀의 팬들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떠나지 않고 응원하던 장면은 믿을 수 없이 인상적이었다"고 떠올렸다.
류현진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 |
고향 동네 팀 보스턴 레드삭스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골드버그 대사는 다저스에 몸담고 있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 전천후 선수 무키 베츠 등 보스턴과 인연이 깊은 이들을 줄줄 읊었다.
그는 "로버츠 감독과 베츠는 보스턴 역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로버츠 감독은 보스턴이 '밤비노의 저주'를 떨쳐내고 86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데 앞장섰다"고 존경심을 보였다.
로버츠 감독은 2004년 당시 보스턴이 3전 전패로 탈락 직전에 몰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기적과도 같은 도루로 팀을 벼랑 끝에서 살려냈다. 그의 도루는 역사에 남을 '더 스틸'(The Steal)로 유명하다.
뉴욕 양키스에 3-4로 끌려가던 4차전 9회말 볼넷을 얻은 케빈 밀라의 대주자로 1루에 나간 로버츠 감독은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를 상대로 2루를 훔쳤다.
이어 빌 밀러의 중전 적시타 때 득점해 극적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보스턴은 연장 12회 접전에서 4차전을 6-4로 잡은 뒤 내리 3연승을 거둬 3패 후 4연승 신화를 쓰고 월드시리즈에 올라 마침내 축배를 들었다.
MLB 서울시리즈 개막 |
골드버그 대사는 "당시 4차전에서 양키스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보스턴 열성 팬답게 양키스와의 라이벌 의식을 감추지 않았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에 오는 내 친구 몇몇은 내게 KBO리그 경기를 보러 가자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찾는 한국 국민도 MLB 경기를 보러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야구에 관한) 관심과 사랑을 나눈다는 측면에서 스포츠의 기능은 통합"이라며 야구가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봤다.
두산 베어스의 열성 팬으로 잘 알려진 마크 리퍼트 전 대사와 달리 자신은 KBO리그에서는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힌 골드버그 대사는 MLB 서울시리즈를 직관하러 방한한 미국 국민들에게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경기의 기본은 같다"면서도 "대단한 응원 열기를 즐기고 KBO리그에서 무언가를 배워가길 바란다"고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 등 한미일의 고위 외교 인사와 함께 경기를 즐겼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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