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부터 IB들까지 올해 유가 전망 상향
모건스탠리 "올 여름에 브렌트유 90달러까지 오른다"
OPEC플러스는 감산하고 미·중 수요는 견조
홍해 분쟁에 희망봉으로 회항…선박 연료유 수요 증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받아…원유 생산 감소 우려
(사진=타스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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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달 들어 주요 기관들의 국제유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의 감산이 2분기까지 연장된 데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정학적 분쟁이 원유 공급을 위축시키고 있다. 반면 미국, 중국의 원유 수요는 견조한 분위기다.
모건스탠리는 여름께 유가가 배럴당 9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 상승에 수입물가가 몇 달 째 오르고 있어 물가 관리도 비상이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유가 급등에 따른 석유류 가격을 안정시킬 만한 카드는 아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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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 약세론자 ‘씨티’도 유가 전망 높였다…여름이 정점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브렌트유 5월 선물은 19일 배럴당 87달러를 넘어 작년 10월말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1월, 2월 유가는 각각 평균 79달러, 81달러였으나 3월엔 19일까지 약 84달러로 올라섰다.
유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주요 전망 기관들의 올해 유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월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원유 수요 증가폭을 일일 133만배럴로 전달보다 11만배럴 상향 조정했다. 총 원유 수요가 일일 1억320만배럴로 늘어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 원유 공급은 일일 9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기가 개선되고 중국은 경기부양책에 석유 수요가 견조한 영향이다. 또 홍해 분쟁으로 아시아-유럽간 최단 해상 항로인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 주변으로 선박이 회항하면서 운송 시간이 평균 10일 이상 늘어났다. 그로 인해 선박 연료유, 벙커링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반면 OPEC플러스는 원유 감산 결속력이 약해졌을 것이란 기대를 깨고 이달초 2분기까지 일일 220만배럴 감산을 연장키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석유 정제 시설을 공격하면서 러시아의 정유 용량이 전체의 7%(약 37만배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정유 용량 축소는 원유 생산을 제약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3분기 브렌트유 가격이 90달러까지 올라 갈 수 있다”며 종전보다 10달러를 상향 조정했다. 러시아의 원유 생산이 하루 20만~30만배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에너지청(EIA)은 공급 위축 등을 고려해 올해 브렌트유가 현물 기준으로 평균 87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달 82달러에서 5달러 상향 조정한 것이다. 2분기에는 88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지난달말 브렌트유가 여름께 87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종전보다 2달러 상향 조정했다.
IB업계의 대표적인 유가 약세론자인 씨티 역시 2분기 브렌트유 전망을 78달러로 종전보다 6달러 상향 조정했다. 3분기에는 74달러, 4분기에는 70달러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2분기에는 높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유가 오르며 ‘수입물가’도↑…“유가 흐름 지켜봐야”
유가가 오를 경우 정부,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도 3월 평균 83달러(현물) 수준으로 오르면서 수입물가 역시 두 달째 오르고 있다. 1월, 2월 수입물가는 유가 상승, 원화 약세 영향 등에 전월비 각각 2.5%, 1.2% 상승했다. 수입물가가 오를 경우 생산자 물가를 통해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준다.
유가 상승시 한은이 바라던 물가안정 기조도 흔들릴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연말 2%초반대의 물가 안정 스텝이 꼬이게 된다. 한은은 올 상반기 브렌트유를 82달러로 전제했는데 올 들어 이달 19일까지 평균 81달러로 아직 전망 범위내에 있지만 이달 평균만 보면 83.8달러로 전망 범위를 초과하고 있다.
정부는 유가 상승에 대비해 4월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혔지만 석유류 가격을 하향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는 2021년 11월부터 시작돼 4년째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는 별 영향이 없다.
유가가 여름께 정점을 찍을 경우 상반기에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없다고 해도 하반기께 눌렸던 공공요금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한은은 올해 공공요금 인상을 전제로 물가를 전망하고 있지만 유가가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엔 여타 부문으로의 물가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80달러 초반대에서 단기간내 87달러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런 수준이 지속될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유류세 인하 조치가 점진적으로 철회되고 상반기내 공공요금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부분은 2월 물가를 전망하면서 예견했던 부분이라 아직까지는 전제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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