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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정일우가 '거미여인의 키스'를 통해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는 소회를 밝혔다.
정일우는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극 '엘리펀트송' 이후에 종종 연극 제안이 왔는데 이번에 감사하게도 세 작품이 한 번에 들어왔다. 고민하던 중에 '거미여인의 키스'를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31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아르헨티나의 한 감옥을 배경으로 이념과 사상이 전혀 다른 두 인물 몰리나와 발렌틴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1976년 공개된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마누엘 푸익(Manuel Puig)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1983년 희곡 작품으로 선보였고 1985년에는 영화화됐다. 1992년 동명의 뮤지컬로 웨스트엔드에서 첫 선을 보이고 1993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토니어워즈 베스트 뮤지컬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1년 초연했고 2015 재연 2017년 삼연 그리고 올해 6년만에 돌아와 사연을 선보이고 있다. 정일우, 차선우, 전박찬, 이율, 박정복, 최석진이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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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는 "친한 배우분 중에 정문성 형이 이전에 발렌틴 역할을 하셨다. 형이 자기 인생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작품이라고 꼭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주시더라. 굉장히 어렵고 힘든 캐릭터지만 형 얘기를 믿고 원작이 가진 힘과 매력이 있어 이 작품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쉽지 않은 작품과 캐릭터여서 후회도 됐단다.
정일우는 "굉장히 괴로웠다. 지옥을 왔다갔다했다. 두 달 반 가량 준비했는데 연출님이 처음에 각색을 많이 하셨다가 원작대로 가자고 하셨다. 배우들이 준비할 시간은 한달 정도밖에 없어서 밤새 준비했다. 그 어떤 작품보다 치열하게 준비했다. 몰리나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줄까 고심했는데 박정복 배우분이 이전 시즌을 하셔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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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여성이라고 믿고 있는 낭만적 감성의 소유자 몰리나 역으로 열연 중이다.
정일우는 "자기가 여자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친구다. 유약하면서 딱 건들면 깨질 것 같은 유리로 설정했다. 섬세하면서도 발렌틴과는 우리가 평범하게 생각하는 사랑의 차원이 아닌 다른 차원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모성애에 가까운, 헌신하고 희생하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고 그렇게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극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목소리를 하이톤으로 잡고 시작한다. 걷는 것부터 제스처 모든 것들을 디테일하게 잡았고 이제는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체내화돼 연기가 몰리나스럽게 나오더라. 영화 '대니쉬걸'의 에디 레드메인 배우가 부드럽고 섬세한 부분이 있어 참고했고 내가 좋아하는 장국영 배우가 했던 '패왕별희'도 많이 참고하면서 캐릭터를 잡았다"라며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언급했다.
6kg을 감량했다는 정일우는 "기존과 달리 매일 공연하는 날도 운동을 한다. 근육량이 늘고 체지방이 빠져서 몸무게는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지인분들이 공연을 많이 보러 왔는데 얼굴이 왜 이렇게 많이 빠졌냐고, 얼굴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몰리나의 미모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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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생인 정일우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한 뒤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다. ‘해를 품은 달’, '돌아온 일지매', ‘야경꾼 일지’, ‘해치’, '보쌈-운명을 훔치다' 등 퓨전 사극에서 특히 매력을 발휘했다.
이외에도 ‘굿잡’, '아가씨를 부탁해', '49일', '꽃미남 라면가게', '황금무지개',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야식남녀', 영화 '1급 기밀' ,'고속도로 가족', 연극 '뷰티풀선데이', '엘리펀트송' 등에서 활약했다.
정일우는 "연극은 어떤 장르보다 힘든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배우라면 연극을 하면서 연기적인 것, 기본기 등을 다시 다지는 시간이 된다. '거미여인의 키스'는 매체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정일우가 가진 이미지를 탈피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도전했다"라며 연극의 매력을 전했다.
그가 생각하는 '정일우의 이미지'를 물으니 "아무래도 '하이킥'(거침없이 하이킥)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일우는 "내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많이 생각하진 않지만 항상 해맑고 막내아들 같은 고착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그 이미지도 감사한데 배우라면 안주하지 않고 노력하고 발전하는 게 롱런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2006년에 방송했지만 현재도 종종 회자되고 있다.
정일우는 "보통 10년이 넘어가면 잊기 마련인데 '하이킥'은 감사하게도 유튜브나 짤로 계속 회자가 되더라. 감사한 일인 것 같다. 데뷔작인데 좋은 작품을 만나 회자되는 게 감사하다. 그 이후에 작품을 못했다면 이미 잊혀졌겠지만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어 그 부분에 대해 긍정적이고 감사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 레드앤블루,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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