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23)이 한 경기 만에 자신을 향한 시선을 '칭찬'으로 바꿔놓았다. 그는 직전 경기에서 "전반전에 지루했다"라는 비난을 받았었다.
PSG는 18일(한국시간) 프랑스 몽펠리에 스타드 드 라 무송에서 열린 2023-2024 프랑스 리그1 26라운드 몽펠리에 원정에서 6-2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PSG는 리그 3연속 무승부를 끊어내고 오랜만에 승점 3점을 추가했다. 동시에 21경기(15승 6무) 무패 행진을 달리며 승점 59점으로 리그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강인은 나란히 선발 출격한 음파베와 좋은 합을 보여줬다.
이들과 더불어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랑달 콜로 무아니, 브래들리 바르콜라, 비티냐, 마누엘 우가르테, 뤼카 에르난데스, 루카스 베랄두, 다닐루 페레이라, 아슈라프 하키미,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강인 카드가 맞아떨어졌다. 그는 초반부터 PSG의 중원에서 제 몫을 다했다. 날 선 패스로 PSG의 공격을 이끌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 26분엔 역습 기회에서 저돌적인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로 순식간에 상대 박스까지 진입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내친김에 골맛도 봤다. PSG가 3-2로 앞서고 있던 후반 8분, 이강인은 환상적인 득점을 터트렸다. 콜로 무아니와 2대1 패스를 통해 수비를 따돌린 뒤 정확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2호골.
이강인은 지난해 11월 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던 몽펠리에를 상대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했다. 리그 1은 "이강인의 아름다운 골"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이강인은 득점 후 곧바로 음바페의 품으로 달려가 포효했다. 그는 손가락으로 음바페를 가리키며 기뻐했고, 폴짝 뛰어 기다리고 있던 음바페에게 올라탔다. 둘은 나란히 주먹을 불끈 쥐고 크게 기뻐했다.
음바페도 잠시 후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그는 혼자서 3골 1도움을 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득점뿐만 아니라 PSG의 패스 플레이 중심에도 이강인이 있었다. 그는 후반 15분 좁은 공간에서 기막힌 패스와 드리블을 통해 상대를 흔들었다. 그리고 음바페에게 기습 스루패스를 내줬다. 음바페의 실책으로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나 몽펠리에 수비를 헤집어 놓는 플레이였다.
음파베는 이때 이강인의 패스에 놀랐는지, 실수를 저지른 뒤 곧바로 이강인을 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놀란 눈은 덤이었다.
이강인은 5-2로 달아난 후반 25분 2006년생 세니 마율루와 교체되며 경기를 먼저 마쳤다. 체력 안배 차원으로 보였다.
이날 이강인은 70분 동안 슈팅 2개를 날려 1득점을 기록했다. 이강인의 득점 장면에서 기대 득점(xG) 값은 0.07에 불과했다. 100번 차면 7번 들어갈 법한 어려운 기회였지만, 그가 날린 빠르고 정확한 슈팅은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축구 전문 통계 업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8.0을 줬다. 이는 팀 내에서 4번째로 높은 점수다. 그는 패스 성공률 94%(45/48)와 공격 지역 패스 8차례(팀 내 최다)를 기록하며 중원을 지휘했다.
이강인에게 호평이 따라왔다.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에게 평점 6.5점을 매겼고, '레퀴프'는 평점 7점을 부여했다. 그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는 3골 1도움을 올린 음바페와 1골 2도움을 기록한 비티냐뿐이다.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은) 음바페의 첫 골 장면에서 빛나는 영감을 선보였다. 그는 경기 초반 PSG의 공격을 자주 이끌었다. 하지만 잠시 사라졌다가 후반전이 시작된 뒤 다시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이강인은 콜로 무아니와 공을 주고받은 뒤 골대 안으로 원격 유도 미사일을 보내며 리그 2호 골을 터트렸다. 후반전 경기 리듬을 주도한 주인공은 바로 그였다. 때로는 특정 패스 장면에서 너무 무신경했지만, 다시 한번 공을 잘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라고 덧붙였다.
한 경기 만에 완전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준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니스와 2023-2024 쿠프 드 프랑스 8강전에 풀타임 출전했는데, 위협적인 프리킥을 선보였음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팀은 3-1 승리를 거뒀다.
당시 전반전에 번뜩이지 못했던 이강인은 프리킥 찬스에선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후반 19분 페널티 박스 앞에서 PSG가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이때 키커로 이강인이 나서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킥을 시도했다. 기가막힌 궤적의 슈팅을 선보였다. 하지만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공은 골키퍼의 손에 맞고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니스전에서 이강인은 슈팅 1회, 패스 정확도 87%(55/63), 볼 터치 80회, 상대편 박스 내 터치 7회, 드리블 성공률 50%(1/2), 크로스 정확도 25%(1/4), 롱패스 정확도 0%(0/1), 볼 뺏김 1회, 태클 성공률 67%(2/3), 수비적 행동 4회, 지상 볼 경합 성공률 45%(5/11), 공중 볼 경합 성공률 0%(0/5), 반칙 1회 등을 기록했다.
위협적인 프리킥을 한 차례 보여줬던 이강인이지만, 전체적인 기록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7.3을 부여했다. 이는 선발 출전한 선수 중 뒤에서 두 번째로 낮은 점수다. 이강인보다 평점이 낮은 선수는 뤼카 에르난데스(7.2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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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레키프'는 이강인을 깎아내렸다. "뎀벨레처럼 균형을 무너뜨리는 선수가 나왔으면 한다. 이강인은 지나치게 전형적인 경향이 있다. 선방에 막힌 직접 프리킥 하나만 그나마 위협적이었다"라고 매체는 평가했다.
'90min' 프랑스판도 "이강인은 30미터 안에서 올바른 선택을 한 적이 거의 없다. 그는 정확성과 속도를 가져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터치에 어려움을 겪거나 풀백이 없는 오른쪽 측면으로 너무 많이 질주했다"라고 평가했다.
심지어 '90min'은 "프리킥 득점에 가까운 것은 맞지만 이강인은 전반적으로 재미가 없었다"라고 혹평했다.
‘천재’ 이강인은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았다. 몽펠리에 원정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좋지 않은 평가를 말끔히 지웠다. '파리스 팀’은 "이강인은 지난 경기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로 나선 그는 멋진 골을 넣었다"라고 칭찬했고, 직전 경기서 수위 센 비판을 했던 ‘90min’도 “이번엔 이강인이 비티냐와 마찬가지로 중원에서 빛났다. 공격적으로도 좋은 움직임을 많이 보여줬다. 그의 기술적 능력은 확실하며 공격 구성에 엄청난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리그 2호 골을 넣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jinju217@osen.co.kr
[사진] 파리 생제르맹 소셜 미디어, 리그 1 소셜 미디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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