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현장 점검 나선 윤석열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농산물을 비롯한 주요 식료품 물가를 잡기 위해 비상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농산물을 중심으로 특단의 조치를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주재한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농산물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 기간, 품목,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할인 지원을 전폭적으로 시행하겠다"며 "상당 기간 높은 가격이 예상되는 사과와 배는 더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에는 사과·배 수요를 대체할 수 있도록 수입 과일·농산물·가공 식품에 대한 할당관세 대상 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풀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지난 15일 마련한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자금 1천500억원의 즉각 투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지원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정부가 이날 제시한 물가 안정 관련 대책은 재정과 세제 관련 지원을 크게 늘리는 게 골자로 보인다.
정부가 다양한 정책적 대응 방안을 내놓는 가운데 물가 안정세가 조기에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물가 오름세는 여전히 심상치 않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1% 상승했는데 이는 1월(2.8%)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전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2%대 중반 수준이지만 작황 부진 등으로 인해 과일·채소 등 먹거리 중심으로 고물가 행진이 지속하고 있다. 국제 유가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등이 배럴당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13%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적인 물가 불안 요소들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국제 유가 불안이 지속된다면 유류세 인하를 올해 4월 이후에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물가는 민생 경제의 핵심이다. 정부로선 물가 안정을 위해 정책적 역량을 최대한 집중해야 할 때다. 가격 안정을 위한 지원 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효과가 나타나는지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잇따른 물가 안정 관련 대책이 시장에서 실효적 방안이 될 수 있도록 보완 대책도 지속해서 강구해 나가야 한다. 정부의 정책적 대응 차원 못지않게 민간 부문에서의 물가 안정 노력도 필요하다. 수입 비용에 비해 과도하게 국내 가격을 올리거나 담합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선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생산과 소비, 유통 과정 전반에서 물가 불안을 초래할 요소가 내재돼 있는 건 아닌지 면밀히 감시하면서 개선 방안을 강구하는 일에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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