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강인이 리그 2호골을 신고하며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PSG는 18일(한국시간) 프랑스 몽펠리에에 위치한 스타드 드 라 모송에서 열린 몽펠리에와의 2023-24시즌 리그1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6-2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PSG는 17승8무1패, 승점 59로 선두 자리를 굳혔다. 몽펠리에는 14위(6승9무11패·승점 26)에 머물렀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도 1골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전반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이강인은 3-2로 앞서던 후반 8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리그1 데뷔골을 넣은 몽펠리에를 상대로 리그 2호골까지 만들었다.
홈팀 몽펠리에는 4-2-3-1로 나섰다. 디미트리 베르토가 골문을 지켰고, 엔소 차토, 베치르 오메라기치, 부바카르 쿠아테, 뤼카 민카렐리가 수비를 맡았다. 조르당 페리, 레오 르로이가 중원을 이뤘고, 아르노 노르당, 테지 사바니에, 탕기 쿨리발리가 2선에 위치했다. 최전방은 와흐비 카즈리가 출전했다.
PSG는 4-3-3으로 맞섰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뤼카 에르난데스, 루카스 베랄두, 다닐루 페레이라,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를 구성했다. 이강인과 비티냐, 마누엘 우가르테가 허리를 받쳤고, 킬리안 음바페, 랑달 콜로무아니,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3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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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가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전반 14분 비티냐의 환상 중거리 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음바페가 중앙에 있던 비티냐에게 내줬고, 비티냐는 발바닥으로 공을 긁어 몽펠리에 선수 한 명을 제쳤다. 이어 박스 부근까지 몰고간 뒤 오른발로 구석을 노려 슈팅을 때렸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어 음바페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전반 22분 역습 상황에서 하키미가 이강인에게 연결했고, 이강인이 좋은 터치 뒤 반대편에 있던 음바페에게 길게 내줬다. 음바페는 콜로무아니에게 패스를 준 후 수비 배후로 침투했다. 콜로무아니의 리턴 패스를 받은 음바페는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왼발로 밀어넣었다.
이강인이 다시 한 번 좋은 패스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7분 몽펠리에의 코너킥을 막아낸 후 역습에 나섰다. 이강인이 달려들어가는 하키미에게 좋은 패스를 찔러줬고, 하키미가 반대편에 있는 콜로무아니를 향해 낮게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공이 뒤쪽으로 흐르면서 슈팅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몽펠리에가 무섭게 추격했다. 전반 30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다닐루가 걷어내려 했으나 오히려 골문 앞쪽으로 떨어졌다. 쇄도하던 노르당이 가볍게 마무리해 2-1을 만들었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 균형을 맞췄다. 이번에도 다닐루의 실수가 원인이 됐다. 백 패스가 약하게 이어지면서 공을 헌납했다. 결국 돈나룸마 골키퍼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이번 시즌 100%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사바니에가 키커로 나서 왼쪽 상단을 가르는 과감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전은 2-2 팽팽한 흐름 속에 종료됐다.
후반전 PSG의 골 잔치가 열렸다. 시작은 역시 에이스 음바페였다. 후반 5분 박스 밖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몽펠리에의 골문을 열었다. 오른발로 가볍게 감아찬 공이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골대 상단에 맞은 뒤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이강인의 왼발이 폭발했다. 후반 8분 음바페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수비 2명이 압박해 들어오자 콜로무아니와 원투 패스를 통해 압박을 벗겨냈다. 박스 정면에서 슈팅 공간이 열렸고, 이강인은 호쾌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몽펠리에의 골망을 출렁였다. 리그 2호골을 터뜨린 이강인은 음바페에게 곧장 달려가 안기며 기쁨을 나눴다. 음바페도 뜨겁게 안아주며 축하했다.
이강인이 다시 좋은 패스 플레이를 보여줬다. 오른쪽 측면에서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전진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음바페가 제대로 터치하지 못하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음바페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점수를 더욱 벌렸다. 후반 188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몽펠리에가 수비 전열을 가다듬는 사이 빠르게 경기를 재개했다. 음바페를 향한 긴 패스가 들어갔고, 음바페는 부드러운 터치로 공을 잡은 뒤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어 5-2를 만들었다.
이강인은 후반 25분까지 70분을 소화한 후 세니 마율루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몽펠리에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요르단 에이스로 활약했던 무사 알타마리를 투입하며 끝까지 추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PSG가 6번째 골을 넣으며 경기를 완전히 끝냈다. 후반 44분 교체 투입된 누누 멘데스가 비티냐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마무리했다. 경기는 PSG의 6-2 대승으로 종료됐다.
이강인은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다시 기회를 잡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는 골까지 터뜨리면서 주전 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PSG로 이적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PSG는 이강인의 재능을 단번에 눈여겨봤고, 실제로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몇 년 동안 이강인을 지켜보는 등 공들여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PSG 이적 직후 허벅지 부상으로 프리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지만 리그 개막전과 2라운드 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하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9월과 10월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이후 PSG에서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팀 내 입지를 넓혀갔다.
이탈리아 명문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PSG 데뷔골을 쏘아올렸다. 직후 열린 브레스트와 리그 경기에서는 팀 동료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도우며 리그 첫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11라운드 몽펠리에전에서는 리그 데뷔골까지 작성했다. 귀중한 선제골로 3-0 승리를 도왔고, 이 골은 리그1 11월 이달의 골로 선정됐다.
엔리케 감독의 믿음은 계속 이어졌다. AS모나코전을 제외하고 리그 5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2023년 마지막 경기였던 메스전에서는 다시 도움 한 개를 올리며 엔리케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툴루즈와의 트로페 데 샹페옹 결승전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우승과 동시에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이강인의 미래는 밝아보였다.
하지만 아시안컵 참가 후 상황이 꼬였다. PSG로 복귀 직후 바이러스 감염으로 레알 소시에다드전을 건너뛰었다. 낭트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평범한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61분만 뛰고 교체아웃 됐다. 현지 평가도 냉담했다.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가 돋보이지 않았다며 대부분 최하위권 평점을 부여했다.
스타드 렌과의 경기에 다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이번엔 45분만 뛰고 후반 시작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공격 전개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장기였던 탈압박 능력도 실종돼 여러차례 공 소유권을 빼앗겼다. 2경기 연속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AS모나코와의 경기에서는 아예 벤치 멤버로 시작해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투입됐다. 일각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소시에다드전을 앞두고 체력 안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이강인은 소시에다드전에서도 벤치에 앉으며 2경기 연속 선발 제외됐다.
소시에다드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음바페의 골을 도운 이강인은 스타드 랭스, OGC 니스와의 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하며 아직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다만 현지 언론 평가는 여전히 반으로 나뉘었다. 니스전 이후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 이강인한테 평점 6을 주면서 "경기장 중심부에서 이강인은 공을 많이 건드렸다"라며 "그는 PSG 경기의 수호자 역할을 맡았고, 그 역할을 아주 잘 해냈다"라고 호평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스만 뎀벨레 또는 워렌 자이르-에메리와 진정한 보완성을 느꼈다"라며 "이강인은 음바페한테 좋은 크로스를 제공하며 PSG 선제골의 시발점 역할이 됐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 강도는 약해졌지만 그의 공을 지키는 능력은 여전히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90min은 평점 5를 주면서 이강인한테 혹평을 날렸다. 매체는 "이강인은 30미터 안에서 올바른 선택을 한 적이 거의 없다"라며 "그는 경기에 정확성과 속도를 가져오려고 노력했지만 터치에 어려움을 겪거나, 풀백이 없는 오른쪽 측면으로 많이 돌진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절묘한 프리킥으로 득점에 가까웠지만 전반적으로 재미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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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도 있었다. 프랑스 RMC 스포츠 소속 기자 다니엘 리올로는 "이강인에 대한 대우를 이해할 수 없다. 경기력과 출전 시간을 볼 때마다 그가 선발로 나설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라며 "PSG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처음에는 역동성에 매료됐지만 막상 실제 경기력은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다"라고 이강인이 왜 다시 선발로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르10스포츠 또한 "이강인은 이번 시즌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영입한 깜짝 선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즌 초보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PSG에서 연이어 경기를 뛰고 있다"라며 "매우 많은 수의 유니폼을 판매해 PSG가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는 데 도움을 줬으나 스포츠 수준에서는 아직 기여가 충분하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몽펠리에전에서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가벼운 몸놀림과 함께 득점포까지 쏘며 자신을 향한 비판이 틀렸음을 입증했다.
이강인은 3월 A매치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두고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선발됐다.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에게 하극상을 저질러 논란이 됐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명단 발표 당시 황 감독은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거센 비판을 받은 이강인을 두둔했다. 황 감독은 "이런 일들이 두 선수만의 문제냐.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은 뒤 "팀원들, 코칭스태프, 지원 스태프 등 모든 팀 구성원의 문제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론 "코칭스태프 선임 후 그간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55명의 예비 명단을 정했다. 2주간 코치들과 K리그 등을 관찰했고 해외 선수들은 영상을 통해 컨디션, 포지션 등을 확인했다. 모든 걸 종합적으로 검토해 부상 선수를 빼고 23명을 뽑았다"며 "이강인과 관련해 두 선수(이강인, 손흥민)와 직접 소통했다. 이강인은 우리 축구 팬 여러분들과 팀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어 한다"고 그의 뜻을 대신 전달했다.
황 감독은 "손흥민은 그런 이강인을 보듬어 안고 화합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냐라는 의견을 냈다. (나도) 그런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선발했다"며 이강인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고 앞으로도 축구팬 및 국민들 설득이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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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손흥민도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라며 이강인을 향한 비판을 멈춰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대표팀내 편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습니다"라며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이번 일을 발판 삼아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대표팀 합류 직전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다가올 태국과의 2연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으로 축구 팬들에게 사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SNS,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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