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2024 빅매치 르포- '서울 한강벨트' 격전지를 가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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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그건 모르겠고, 먹고 사는 게 중요"...마포을 민심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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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걸린 정청래 마포을 의원 현수막/사진=이병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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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10 총선에서 지역구 현역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이 공들여 영입한 함운경 민주화운동 동지회장이 맞붙는 서울 마포구을. 정치권 안팎에서는 마포을이 갖는 상징성에 주목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86 운동권 청산'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다.
정 의원은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마포을 지역에서만 3선을 했다. 함 동지회장은 정 의원을 무너뜨리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전략공천했다. 이른바 '자객 공천'이다. 함 동지회장 역시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인사였으나 전향해 국민의힘에 입당, 이 지역 공천을 받았다.
마포을은 대체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인식된다. 지난 세 차례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의석을 가져갔다. 이에 여전히 "해 본 사람이 잘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다만 "운동권은 잘 모르겠고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지역구 최대 현안인 소각장 추가 건립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정 의원은 마포을의 '터줏대감'이다. 이 선거구의 17·19·21대 의원인 그는 이번에도 무난히 단수공천을 받았다. 지역구민들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망원동 월드컵시장 상인 50대 A씨는 "해본 사람이 아무래도 더 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20년 전만해도 합정은 별 볼 일 없는 동네였다"라며 "정 의원이 두 번째 의원이 된 뒤부터 쭉 발전을 해왔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있는 인사가 국회의원이 돼야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망원시장에서 만난 70대 B씨는 "정치권에서 입지가 있는 사람이 돼야 우리 지역에도 더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걸려있는 함운경 마포을 후보의 대형 현수막 / 사진=이병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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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청산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생선장수' 출신인 점을 강조하고 있는 함 동지회장이 민생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들을 더 잘 해결해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내비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합정동에서 10년째 음식점을 운영 중인 50대 C씨는 "후보자들 중에 생선 장수라는 문구가 딱 보였다"라며 "자영업자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운동권보다도 우리 먹고 사는 것을 더 잘 챙겨주는 것이 민심을 제일 잘 챙기는 일"이라고 했다.
40대 자영업자 D씨는 함 동지회장에 대해 "나같은 소상공인의 마음을 잘 알아줬으면 한다"며 "솔직히 대부분의 주민들은 운동권이고 뭐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마포구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소각장 추가 건립 여부다. 정 의원과 함 동지회장을 비롯해 장혜영 녹색정의당 후보까지 모두 소각장 추가 건립을 백지화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마포구 길가에서는 '소각장 추가 건립 결사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은 부동산 시세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까 신경이 곤두 설 수밖에 없다.
상암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E씨는 "소각장이 만약 이대로 추진된다면 분명히 일대 시세에 영향을 줄 것이다. 부정적인 요소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걸려있는 녹색정의당이 내건 현수막 / 사진=이병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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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F씨는 "이미 소각장이 있는데 옆에 또 소각장을 짓는다는 것은 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라며 "소각장 문제에는 여당, 야당 이런 것이 없다. 지역 주민 모두의 이익이 달려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포을은 다른 지역구에 비해 소수정당이 주목을 받는 성향이 있기도 하다. 지난 총선에서는 오현주 당시 정의당(녹색정의당 전신) 후보가 득표율 8.8%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번 총선에 나서는 장 후보는 기후 문제 등에 앞장서 왔다는 점에서 일부 젊은 층에서 세몰이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산동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G씨는 "3년 전 공덕에서 이쪽으로 가게를 옮겼다"며 "장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예전만큼 힘을 못 쓰는 게 안타깝지만 사표가 되기 싫은 마음이 들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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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화날만해" vs "차라리 무소속이 낫지" 흔들리는 영등포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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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3.12. (공동취재) 2024.03.12. photo@newsis.com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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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서울 영등포갑 지역구가 오는 4.10 총선에서 예상 밖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한 김영주 의원이 당의 하위 평가에 반발,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 영등포갑 출마를 선언을 하면서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영등포갑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고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전략공천했다. 이에 따라 서울 영등포갑에선 전·현직 민주당 간 격돌이 펼쳐지게 됐다.
총선을 약 한 달 앞둔 13일 머니투데이[the300]더300)가 들어본 서울 영등포갑의 민심은 아직 흔들리고 있었다. '뼛속까지' 민주당 지지자라고 하는 이들도, 보수 성향의 유권자도 뚜렷하게 마음을 정하지 못한 듯 했다. 특히 김 의원의 탈당과 국민의힘 이적을 두고 적잖이 실망감을 드러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잘 한 선택이라며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두 후보 모두 영등포에서 뼈가 굵은 정치인들이다. 김 의원은 4선 중진으로 문재인 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력을 가졌다.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도 역임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19일 민주당으로부터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20%'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은 뒤 반발하며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적을 옮겼다.
채 전 청장은 이종걸·전병헌 의원실 보좌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거쳤다. 2018년 7월 지방선거에서 영등포구청장에 당선됐는데, 당시 서울 25개 지방자치단체장 중 최연소였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영등포갑 예비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2024.03.05. photo@newsis.com /사진=조성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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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민심은 확연히 갈렸다. 영등포시장 옆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80대 A씨는 영등포동에서만 70년 넘게 살았다며 스스로를 '민주당 골수 지지자'라고 표현했다. 지난 21대 총선 때 김 의원을 찍었다는 그는 김 의원의 탈당보다 국민의힘 입당이 더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어땠을까"라며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면 무소속으로 나왔어도 자기 표를 가지고 갔을 것 같다"고 했다.
영등포시장 동남종합상가에서 60년 넘게 의류 판매를 해왔다는 80대 B씨도 김 의원의 탈당 소식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B씨는 "배신감이 들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당에서) 평가를 안 좋게 받았다면 노력을 더 하든가 했어야 하지 않나. 옷만 갈아입은 게 아니라 마음도 갈아입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채 후보를 찍을 이유도 없지만 김 의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김 의원의 탈당과 국민의힘 입당에 호응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영등포동에 살며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상가에서 자영업을 40년째 하고 있다는 70대 C씨는 "(국민의힘으로) 잘 왔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지난 국정감사 때 야당이 정부를 막무가내로 비난하는 모습만 보여서 별로였는데 김 의원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탈당에 대해서도 "평가 받고 화날만 했다"며 "나는 김영주 의원을 뽑겠다"고 했다.
스스로 '보수 성향'을 가졌다는 영등포구 도림동의 60대 D씨는 "괜히 다른 당 찍었다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까봐 걱정된다"며 "우선 당을 보고 선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국회의원 후보, 박용찬 영등포을 국회의원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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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후보에 대한 의견도 제각각이었다. 영등포구 문래동에 사는 30대 E씨는 "채 후보는 젊은이들에게 투자를 많이 했고 도서관 리모델링도 잘 하긴 했다"며 "전에는 김 의원을 뽑았는데 지금은 김 의원을 뽑아야 할지, 민주당을 뽑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못마땅해하는 이도 있었다. 영등포시장에서 만난 F씨는 영등포동에 오래 살았다며 "둘 다에게서 지역을 위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 지역구에서 3번이 아니라 5번을 했다고 해도, (김 의원이) 탈당을 해서 당적을 옮긴다는 건 결국 업으로써의 정치만 원하는 것 아니냐"며 "무소속으로 나와 '영등포는 당이 아니라 나를 보고 뽑는다'는걸 멋지게 증명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채 후보도 마찬가지다"라며 "지방선거 패배 후 정말 억울했고 더 잘할 자신이 있었다면 국회의원이 아니라 구청장으로 도전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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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가 잘했지" vs "구자룡이 유능해"...당보다 인물보는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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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을 방문한 황 후보와 이재명 대표/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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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의원이 잘했지. 3선하는 동안 문제 없었어."(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 60대 상인)
"구자룡이 능력있어 보이던데, 젊고 매력적이야."(목동아파트 상가 50대 상인)
이번 4·10 총선 서울 양천구 갑에선 '이재명 저격수' 구자룡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지역구 3선 현역의원인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구 비대위원은 국민의힘 1호 영입인재이자 이른바 '친한계'(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계)로, 황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지낸 '친문계'(친 문재인 전 대통령계)로 통한다.
두 후보 모두 험란한 당내 경선, 공천심사를 거쳐 살아남았다. 구 비대위원은 당 최고위원 출신 조수진 의원과 재선 경험이 있는 정미경 전 의원을 꺾는 이변으로 본선까지 올라왔다. 황 의원은 친명계인 이나영 예비후보와 경쟁했지만, 이 예비후보가 부정행위 정황으로 자격을 상실하면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총선까지 한달이 조금 안되게 남은 14일 머니투데이[the300]더300)이 만난 양천구 갑 주민들은 정당 못지 않게 인물을 보는 경향이 강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주민도 후보 개인에 관심이 많았다.
◆ "구자룡 젊고 유능해 보인다...영향력 있고 추진력 있는 사람 뽑을 것"
8일 국회에서 열린 영입환영식에서 한동훈 비대위장이 구 후보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는 모습/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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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공원에서 마주친 40대 학부모 A씨는 당과 상관없이 인물을 보겠다고 밝혔다. A씨는 "국민의힘은 과거에 계속 스펙(이력) 좋은 사람으로 밀었는데, 인지도가 높지 않은 사람이었다"며 "올해는 당이 아니라 지역구의 이익에 포커스(초점)를 맞춘 공약을 하는 후보를 뽑고 싶다"고 말했다.
목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가게를 하는 60대 B씨는 구자룡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보였다. B씨는 "방송을 볼때 '이재명 저격수'라고 해서 나오면서 말을 시원시원하게 잘 했던 기억이 난다"며 "보수라서 그런게 아니라 젊고 유능해서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는 "원래 변호사를 하다가 이번에 발탁됐고 경선에서 이긴 것도 능력있다는 증거다"라며 "솔직히 경선 때만 해도 조수진이나 정미경을 이길 줄은 몰랐다"고 했다.
목5동에 살고 있는 50대 C씨는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황 후보는 마음에 차지 않는다고 했다. C씨는 "양천구는 지금 최대 이슈가 재건축인데 과거부터 재건축할때 소외된 지역이 목동"이라며 "재건축 관련해서 생각을 해 봐도 황 후보가 한 게 바로 떠오르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이 싫어서 민주당을 찍긴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황희가 지금까지 잘했다…구민들과 잘지냈다"
6일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을 방문한 황 후보와 이재명 대표/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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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깨비시장쪽에서 만난 주민들은 오목교역-목동역 주변의 신시가지와는 달리 민주당 후보에 호감을 보는 주민들이 많았다. 깨비시장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60대 D씨는 재건축 관련 질문에 "그쪽은 신시가지이고, 이쪽 주민은 재건축 이슈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며 "여긴 미디어에서 잘 비추지 않는 가짜목동, 옛날목동이다"고 밝혔다.
D씨는 "황 후보가 사람이 참 좋아보이긴 한다"며 "원래 정치인들은 항상 이상한 말을 해서 문제가 되는데 황 후보는 발언으로 문제가 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구 후보에 대해선 "사실 TV로만 몇번 봤지 누군지 잘 모르긴 한다"며 "황 후보는 이곳저곳에서 평소 자주 보이는 걸 보면 구민들이랑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당 대표 리스크가 조금 걸리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목2동에 산다는 깨비시장 상인 E씨도 황 후보가 괜찮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문체부 장관도 했고 이번에 3선을 도전하는 동안 큰 문제가 없이 평화롭게 잘 했던 건 지금까지 잘하고 있다는 말이다"라며 "솔직히 당 대표쪽이 아니라 공천을 받지 못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 F씨는 "구자룡은 잘 모른다"며 "황희는 가끔 시장에도 오고 몇번 와서 인사를 하는데 서글서글해 보이고 괜찮았다"고 했다. 이그러면서 "이쪽(목동깨비시장쪽)은 사실 시끄러운 동네는 아니다"며 "황 후보가 구민이랑 가깝게 잘 지내서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천갑 보수 텃밭? 인물 중시 성향 더 크다"
양천갑은 과거 14대 총선부터 19대 총선까지 6회 연속으로 보수정당 당선자를 배출한 전력이 있다. 특히 16대부터 18대까지는 현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원희룡 예비후보가 3선을 지냈다. 역대 전적만 보면 보수세가 강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지만 양천구는 당보다 인물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20대 총선에서 황 후보는 당시 새누리당 이기재 후보를 12.26%p라는 큰 차이로 꺾으며 24년 만에 양천갑의 진보정당 국회의원이 됐다. 원 후보가 양천구를 떠난 후, 본인이 지역 현안인 재건축 문제의 적임자임을 어필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21대 총선 당시에도 황 후보는 의사, 검사 출신 송한섭 미래통합당 후보를 누르며 재선에 성공했다.
황 후보는 1967년생으로 전남 목포 출신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서울 양천구로 이주해 강서고를 졸업했다. 황 후보는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2011년부터 2017년까진 노무현재단의 기획위원으로 일했다. 20대, 21대 총선에서 양천구 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2021년 문체부 장관에 임명됐다.
구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에서 1차 국민인재로 영입됐고 비대위원으로도 임명됐다. 1978년생으로 서울 출신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양정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홍익대학교 법학과 학사학위를 받았다. 제50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40기를 수료했다. 이후 학교법인 우일학원 교원징계위원회 위원과 학교법인 아리학원 이사를 역임했고 법무법인 한별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구 후보는 2021년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을 법리적으로 비판하며 '이재명 저격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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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권영세가 낫지" vs "정부 견제하려 강태웅"... 용산 리턴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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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각각 외교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진, 권영세 의원 등과 건배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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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 주민을 잘 대표하고 소통할 것 같다."(서울 용산구 이촌동 거주 50대 회사원)
"(정부) 견제를 위해 정당을 보고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뽑을 것이다."(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주 50대 주민)
대통령실이 새로 터를 잡은 서울 용산구가 4·10 총선에서 민심의 바로미터인 '신정치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용산은 19대 총선 새누리당(진영)·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진영)·21대 총선 국민의힘(권영세) 등 선거마다 당선되는 정당이 바뀌어온 격전지다.
이번 용산구 선거는 '리턴매치'다. 직전 21대 총선에서 득표율 0.66%p(포인트), 단 890표 차이로 승리한 권영세 의원이 서울 부시장 출신 강태웅 후보와 다시 맞붙는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을 찾아 강태웅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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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용산을 한강벨트 탈환을 위한 교두보로 보고 일찌감치 윤석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부터 통일부 장관까지 맡았던 대표적인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인 권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5선에 도전하는 권 의원은 다선의원의 안정감, 신뢰감에 더해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서울시에서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강 전 부시장은 지난 총선 패배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한강 벨트(중·성동갑, 중·성동을, 광진갑·을, 용산, 마포갑·을, 영등포갑·을, 동작갑·을 등)에서 유일하게 지난 총선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던 용산의 민심을 잡기 위해 이재명 당 대표가 직접 나서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섰다.
14일 머니투데이[the300]더300)이 확인한 용산구의 민심은 전통적인 격전지답게 대학가가 있는 청파동·남영동과 부촌이 자리 잡은 이촌동·용산동5가 등 지역별로, 혹은 대학생·노년층 등 연령대별로 확연하게 갈렸다.
◆ "정부와 소통 기대" "옮기고 더 싫어"…대통령실 이전에 대한 용산구민의 속내
용산구 주민은 지지 성향에 따라 대통령실 이전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용산구 서빙고동에서 40년 넘게 거주했다는 80대 A씨는 "대통령실이라는 중요한 기관이 용산으로 온 게 좋다"며 "지역 발전에도 도움 되고 대통령과 가까워졌단 의미에서 사회적으로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용산구 이촌동에 사는 50대 회사원 B씨는 이촌역 앞 도로를 가리키며 "이곳이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거리다. 거리 쓰레기도 없어지고 정돈돼서 많이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B씨는 "권영세 의원이 지역 주민을 잘 대표하고 소통할 것"이라며 "어제 용산구에 이재명 대표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건 '배드 뉴스(좋지않은 소식)'다"고 주장했다.
반면 용산구 한남동에 사는 60대 C씨는 "대통령 때문에 보행 신호가 수시로 바뀌는데 이에 대한 고지도 없다"며 "이태원은 원래 막히는데 아플 때 병원 가는 길까지 막히는 게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새로 올 국회의원이 이 길거리를 직접 걸어보면서 얼마나 불편한지를 공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하는 50대 D씨는 "자리가 좋은 청와대를 내버려 두고 왜 굳이 대통령실을 옮겼는지 모르겠다"며 "시위가 많아진 것도 그렇고 옮긴 게 안 좋다"고 말했다. 방씨는 "(현 정부가) 검찰 권력을 이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견제를 위해 정당을 보고 강태웅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에 있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선거사무소/사진=정진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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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여성 몰린 청파·남영동…이촌·한남동 등 부촌 노년층과 의견 갈려
숙명여대가 있는 용산구 청파동과 남영동엔 20대 여성 거주 비율이 높다. 이들은 주로 보수 정당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냈다.
지난 21대 총선 때에도 용산구에서 투표를 했다는 20대 대학원생 E씨는 "(용산구는) 주변을 보면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가 높은 곳이라고 느낀다"며 "지난 총선과 후보가 같기 때문에 가장 크게 주목하는 부분은 이런 지지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부분이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 의석 수를 지켜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보수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편이라 예상 밖 결과가 나왔으면 하지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파동에 거주하는 20대 F씨는 "이번 총선은 너무나 심각해진 정치 양극화를 해결할 인물들이 나와야 하는 선거다"며 "협치하는 인물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F씨는 "지금 정부는 국민, 언론과 소통이 부족하다"며 "정권과 잘 소통하고 때로는 쓴소리를 할 줄 아는 후보자라면 지지 정당과 상관없이 고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부촌이 위치한 이촌동 인근 거주민이나 노년층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살다가 이촌동에 정착한 60대 G씨는 권영세 의원에 대해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국회의원에게 무슨 힘이 있냐"고 말했다. 한씨는 "(총선 관련해) 한동훈이냐 이재명이냐를 고려해야 한다"며 "내겐 한동훈이 이재명보다 훨씬 훌륭하다"고 말했다.
보광동에 사는 70대 H씨는 "과거엔 매년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었는데 권 의원이 당선된 후론 그런 일이 줄었다"고 권 의원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H씨는 "대화가 통하고 젊은 사람을 위하는 정치인이 필요한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적이다"며 "젊고 옷도 잘 입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강태웅 후보 선거사무소/사진=정진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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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후보, 같은 구도…결국 중요한 건 '공약'
지난 총선에서도 권영세 의원과 강태웅 후보를 두고 고민했던 용산구민들은 결국 공약 등을 주요 평가 요소로 꼽았다. 청파동에 거주하는 20대 회사원 I씨는 "이번 총선에서 같은 사람이 붙었지만 정책 이행 가능성을 두고 고민해보려고 한다"며 "지난 총선 때 숙대입구역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아직 실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I씨는 "이번엔 그럴듯해 보이는 정책보다 현실 가능성 높은 정책인지 위주로 공약을 볼 것 같다"며 "선거 유세 기간 시민들에게 얼굴을 비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얼굴만 많이 비치지 말고 현실 가능성 있는, 지역 발전을 생각한 공약을 많이 발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용산구 이촌동 토박이라는 70대 J씨는 "용산역을 지하화한다는 공약을 후보들이 다 내세우는데 이번에 꼭 추진됐으면 한다"며 "이촌역도 시끄럽기 때문에 이촌역도 지하화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J씨는 "공약을 보고 후보를 뽑을 때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태원동에선 상권 회복에 대한 염원이 강했다. 이태원동에서 음시점을 운영하는 30대 K씨는 "코로나에 이어 핼러윈 참사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상인들이 많이 떠나고 있다. 매출이 요즘 조금 회복됐지만 여전히 전처럼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핼러윈 참사 문제를 떠나 경제가 안 좋은 게 직격탄이라고 생각도 들기에 이를 잘 챙겨줄 사람을 원한다"고 밝혔다.
남영동에 거주하는 20대 L씨는 "용산이 신정치 1번지로 꼽히는 만큼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마할지, 누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었는데 지난 총선과 같은 후보들이 나왔다"며 "민주당의 강태웅 후보를 뽑으려고 하는데, 지금 내세운 공약들이 당선 후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말뿐인 공약은 멈췄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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