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도 정권심판론 부각 막기 위해 '비례대표 승계 금지'로 맞수
일각서 향후 라이벌 구도 심화 가능성도 제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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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로를 향한 공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 위원장의 경우 나날이 부상하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중심으로 '정권심판론'이 더욱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조 대표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선명성' 부각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향후 한 위원장과 조 대표의 '라이벌' 구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국 "한동훈 특검법 발의" 한동훈 "비례대표 승계 금지 공약으로"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공약했다.
조 대표는 '정치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딸 논문 대필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특검법 정식 명칭으로 제시하면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하며, 특히 검사 출신 대통령과 검사 출신 집권여당 대표라고 해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조 대표는 이후 지난 13일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전주을 예비후보를 만나 '한동훈 특검법' 발의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한동훈 위원장도 맞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4일 "비례 정당에서 유죄가 확정된 경우 그다음 (비례대표) 승계를 금지하는 법안을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 대표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같은 당 황운하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법 상으로는 이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상태에서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해도 조국혁신당의 다음 순번 비례대표 후보가 의원직을 자동 승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조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조국혁신당 지지도가 높아지니 이에 위축된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예민하고 불안해진 모양"이라며 "느그들 쫄았제(겁먹다라는 뜻의 속어인 쫄다의 부산 사투리)"라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들의 대치 양상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국 대표 입장에서는 한동훈 위원장을 때려야 본인이 좀 더 부각되고 선명성이 강조될 수 있다"면서 "한 위원장 입장에서도 조 대표가 치고 올라오는 것을 놔두면 정권 심판론이 더 세질 수 있기 때문에 조 대표를 포함한 조국혁신당 자체를 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조국 대치 구도 지속되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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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과 조 대표의 충돌은 오래된 악연을 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양측의 악연은 2019년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조 대표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들을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한 위원장이 수사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 대표의 '한동훈 특검법' 공약을 놓고 '정치 보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이들이 수사 현장에서 정치권으로 무대를 옮겨와 2차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한 위원장과 조 대표의 갈등 양상이 과열되면서 이들 간 라이벌 구도가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조 대표가 의원이 된다면 (한 위원장의) 정치적 라이벌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 위원장은 4월 10일 총선 이후 정치적 행보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2인자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양측의 라이벌 구도는 조 대표의 의원직 상실 경우에도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평론가는 "현 상황에서 조 대표가 학자로 돌아갈 수는 없고, 실형을 살고 나와서라도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주에 대한 불만과 조국에 대한 부채감 등을 가진 지지층은 조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아도 지지를 접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조국혁신당이 한 위원장이나 윤 정권과 더 강하게 대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대표와 한 위원장의 해묵은 감정에서 비롯된 포퓰리즘이 국회를 잠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되고 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는 무엇보다도 정책으로 (경쟁 및 투표)하는 '정책 선거'가 돼야 하는데 포퓰리즘이나 '내 편'과 '남의 편'을 가르는 양상이 너무 강해지고 있고,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이런 일들이 많아질 것"이라면서 "사회가 반으로 쪼개지는 것을 확대 재생산시키는 선거 과정으로, 향후 국회에 입성해서도 4년 간 (이런 문제 양상이) 연장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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