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가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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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이 마비된 25살 청년에게 820만 원을 공탁했다니, 피해자를 약올리나.”
프로축구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였던 유연수(25)의 선수생명을 앗아간 30대 음주운전자가 820만원의 형사공탁금을 걸었다가 재판부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
제주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오창훈)는 14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앞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 A씨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9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A씨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추후 참고자료로 보험금 지급 명세서를 제출할 예정인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보험금이 10억원이든 7억원이든 4억원이든 그게 (피해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그건 보험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피고인이 820만원 형사공탁한 것을 두고는 “피해자를 조롱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공탁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법원에 돈을 대신 맡겨 놓는 것을 일컫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판사도 사람인지라 1심 판결문을 읽고 화가 났다”며 “피고인의 사정이 딱하다고 해도, 피해자는 장래를 잃었다”고 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A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의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차량에는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인 김동준·유연수·임준섭과 트레이너 등이 타고 있었다.
이 중 유연수는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 상해를 입었다. 이후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으나 결국 지난해 11월 현역 선수에서 은퇴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월 15일 제주 모처에서 잠을 자던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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