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일 시대’ 계속되나…도매가격 사과 9만원대·배는 10만원대

올해 초부터 사과 가격 9만원 상회…“당분간 가격 강세 불가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사과 도매가격이 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하며 10㎏당 9만원을 넘어섰다. 배 도매가격도 15㎏에 10만원대다. 정부가 할인 지원 등으로 상승폭 둔화에 나섰지만 저장량 감소 등으로 가격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사과(후지·상품) 10㎏당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123.4% 오른 9만1500원을 기록했다.

사과 도매가격이 9만원을 넘은 건 올해 1월 17일이 처음이다. 당시 9만740원을 기록한 뒤 같은 달 29일 9만452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찍고, 9만원선을 맴돌고 있다.

배(신고·상품) 도매가격은 이날 전년 대비 134.0% 오른 15㎏당 10만2800원이었다. 배는 이달 7일 10만120원으로 2021년 8월 19일(10만1000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10만원 선을 넘어섰다. 8일 9만9060원, 11일 10만60원, 전날 10만3600원에 이어 이날도 10만원을 웃돌았다.

도매가격은 중도매인 상회에서 소상인과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소매가격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 10개당 소매가격은 이날 전년 대비 30.5% 오른 3만105원이었다. 평년보다는 32.3% 높다. 배 10개당 소매가격도 이날 4만3090원으로 1년 전보다 51.0% 올랐다. 평년보다는 16.2%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를 보여 역대 세 번째로 70%를 넘었다. 배는 61.1%로 1999년 9월(65.5%) 이후 24년 5개월 만에 정점을 찍었다. 정부는 할인 지원 등으로 소매가격 인상에 대응 중이다.

사과·배 도매가격 (단위: 원, %) [농수산물유통정보]

사과의 이날 소매가격은 한 달 전(2만7726원)과 비교하면 8.6% 상승했고, 배는 한 달 전(3만5천18원)보다 23.1% 올랐다. 사과와 배 저장량이 줄고, 정부의 할인 지원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소매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올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은 1080억원이다. 올해 설 성수기에 690억원을 투입했고 내달 더 사용해 모두 920억원을 소진할 예정이다.

기상재해 여파로 지난해 사과와 배 생산량은 전년보다 30.3%, 26.8% 각각 감소했고 비정형과(못난이 과일) 생산이 늘었다. 정부가 앞서 설 성수기 수요 증가에 대비해 사과와 배를 시장에 대량으로 공급하며 저장 물량도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수입은 검역문제로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대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과와 배에 대해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과·배 등의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참외, 토마토 등 과채류 공급이 풍부해지면 과일 수요가 분산돼 가격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를 통해 일조 시간 부족으로 주요 과채류 출하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가격이 작년 같은 달보다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경연은 이달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이 2만3000원(5㎏)과 2만4000원(3㎏)으로 1년 전보다 43.9%, 11.2% 각각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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