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모니터링 강화할 것…증권업계도 내부통제 강화 당부"
이 원장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 2분기 내 자세히 설명"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토론 발언을 듣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 공급자(LP)가 공매도로 시장을 교란한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에 대해 ‘재차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무차입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한 두달 내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지난해 12월 (무차입공매도 등) 상황을 점검했지만 지금 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점검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사례 등을 다시 점검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MM, LP가 결탁해 공매도 호가를 낮은 가격에 내놓고 주가를 교란시킨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촉구했다.
금감원은 재차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LP는 시장이 급변동할 때 ETF 실제 가치와 주가간 괴리를 줄이기 위해 호가를 제시하고 이를 헷징(위험 회피)해야 하다 보니 공매도 금지 예외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고 그동안 불법 행위가 적발되지 않았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증권업계에서도 자체적으로 적법성에 대해 내부통제를 강화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의혹 제기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모니터링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매도를 금지했는데 왜 공매도 잔고가 증가하냐는 지적에 대해선 “공매도 순보유 잔고를 계산할 때 차입한 공매도에서 현재 보유한 주식을 차감해 계산한다. 1만주를 차입했고 현재 50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면 5000주인데, 5000주를 매도하게 되면 공매도를 더 하지 않아도 순자산이 1만주로 늘게 된다”며 “그래서 공매도가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치상의 문제일 뿐으로 공매도 금지에도 공매도가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P에 의한 공매도 규모도 전체 시장 규모에 비춰볼때 크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LP에 의한 공매도가 얼마나 일어냐고 있는지 보면 자본시장에서의 일평균 거래대금 중 미미한 금액"이라며 “박순혁 작가와 정의연 대표가 언급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더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1~2개월 내로 상세히 설명할 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무차입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공매도 거래 기관투자자의 내부 전산시스템 구축과 함께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논의 중이다.
이 원장은 "전산화 시스템에 대해서는 금융위 중심으로 감독원과 거래소가 무차입 공매도를 실효적·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4∼5개 검토했고, 이 중 2∼3개에 대해 더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법 공매도 및 주가 조작 등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하는 세력, 무분별한 쏠림 투자를 유도하는 검증되지 않은 허위사실 유포행위, 주주환원에 충실하지 못한 기업문화 등은 우리 자본시장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불법 공매도·불공정거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제도에 대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박 작가는 "공매도가 가격 발견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공정한 경쟁 환경이 전제돼야 한다"며 "현재 환경은 애널리스트, 헤지펀드 등이 결탁해 있는 구조여서 한국에서는 가격 발견보다 가격 왜곡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상을 통해 토론에 참여한 한 외국인 펀드 투자자는 “공매도는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한 노출을 방지하는 매커니즘이다. 공매도는 시장이 과도한 변동성에 취약해지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시장을 안정적이게 한다”며 “제도가 올바르게 도입되면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셀(Sell)' 보고서를 내지 않으면서 기관이나 외국인에게는 일대일로 과외를 받아 정보 비대칭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증권사 리서치 센터는 중요한 이벤트 관련 보고서를 내는 증권사는 해당 기간 공매도 등 민감한 매매는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투데이/정성욱 기자 (sajikoku@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