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전칠 산수문 탁자.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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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나전칠공예 거목 수곡 전성규의 대표작 ‘나전칠 산수문 탁자’가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됐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전성규가 1937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한 나전칠 산수문 탁자를 기증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전성규의 현존 작품 약 10여점 중 제작 시기가 가장 정확하고 크기도 가장 크다는 게 박물관 측 설명이다.
전성규는 19~20세기 쇠퇴하던 조선 나선 칠공예의 전통을 이어 발전시킨 장인이자 교육자·계몽운동가다.
나전칠 산수문 탁자는 가로 121.5㎝, 세로 89㎝, 높이 37.5㎝로, 상판에는 전성규 특유의 유려한 곡선으로 표현된 산수 무늬가 그려져 있다. 또 나전으로 작가의 호와 이름, 수결(서명)을 표시한 것은 근대 나전칠공예에서 처음 보이는 사례다.
박물관 관계자는 “그의 제자들은 모두 한국 근현대 나전칠공예의 중추를 형성했다”며 “국내에 전성규의 작품이 매우 희귀한 상황에서 이번 기증은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학술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산수문 탁자는 일제강점기 부산과 목포에서 활동한 실업가·사회사업가인 김명오가 자택 사랑방에서 오랜 기간 사용했던 작품이다. 부산 동래 출신으로 조선인 최초로 고무신 공장을 설립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탁자는 그의 외손녀인 정은덕씨가 기증했다. 정씨는 “할아버지 댁에 있던 산수문 탁자 2개 중 하나”라며 “외조부의 뜻을 이어 공예사적으로 의미가 애장품을 기증해 많은 시민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나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박물관 측은 탁자의 역사적·미학적 가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전성규의 도안 20여점과 함께 탁자를 국가등록문화재로 일괄 등록 신청할 예정이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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