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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中 알리·테무의 아킬레스건…관세청, 통관 규제카드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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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11월 인천공항본부 세관 특송 물류센터에서 관세청 소속 직원들이 해외직구 물품을 검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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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물류 통관을 맡은 관세청이 알리익스프레스·테무가 상징하는 중국발(發) 해외 직구(직접구매) 업체에 대해 규제 카드를 꺼내 들기로 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청은 해외 직구 물품에 대한 통관 과정에서 일명 ‘짝퉁(가짜)’ 제품에 대한 검수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관세청을 포함해 정부 ‘해외 직구 종합대책 태스크포스(TF)’ 일원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알리의 한국지사 격인 알리코리아를현장 조사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알리·테무가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지켰는지 조사한 데 이어 전 부처로 규제가 확대하는 모양새다.

관세청이 꺼내 든 무기는 겉으로는 '짝퉁 단속'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통관을 늦추는 효과를 낸다. 해외 직구 물량이 국내에 들어올 때는 관세청 소속 공무원이 업체가 제출한 통관 목록에서 검사 대상을 선별한 뒤 엑스레이 검색기가 최종 검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한 해외 직구 물량의 지적재산권(IP) 침해 건수 중 중국산이 95% 이상인 만큼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규제로 풀이된다.

쿠팡과 비교하더라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테무에겐 통관이 ‘아킬레스건’이다. 해외 직구 물품도 통관 이후엔 국내 택배 시스템을 통해 배송하기 때문에 국내로 반입하기 전 통관이 까다로워질수록 배송 기간이 길어진다. 과거 알리 관계자가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 시즌 등에 관세청을 방문해 “통관 절차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소비자 보호 등 항목은 설사 지적받더라도 스스로 규정을 고치거나 소비자 피해를 보상하면 되는 사항이라 주도권이 해당 업체에 있다. 하지만 통관은 규제 권한이 전적으로 관세청에 있기 때문에 알리·테무도 전적으로 ‘을’"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직구 상품마다 붙는 ‘상품번호’를 업체로부터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직구 상품의 ‘목록’만 받아 통관 절차를 진행한다. 상품번호를 조회하면 판매자와 공급자, 보관 창고, 판매처와 가격 등 정보를 알 수 있다. 짝퉁 여부를 가려내기 쉽다는 얘기다. 값싼 짝퉁 제품이 경쟁력인 알리·테무에 타격이 될 수 있다.

다만 관세청은 규제에 무역 분쟁 소지가 있는지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요소수 수출 제한을 부정하면서도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해 사실상 수출을 규제하는 효과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중국 등 특정 국가나 특정 전자상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규제가 아니다”라며 “통관 절차 강화는 (중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규제라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발 해외 직구 소액면세 물품은 21억5500만 달러(약 2조8000억원)어치로 집계됐다. 2019년 4억3000만 달러어치에서 5배 규모로 급증했다. 소액면세 물품은 건당 150달러(약 20만원) 미만일 경우 개인통관 고유부호만 입력하면 관세를 물리지 않는다. 기준만 넘지 않으면 중국산 물품을 현지 가격 그대로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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