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대두·옥수수·팜유·대두유 모두 하락세
업계 “인건·물류비 기타 상승도 고려해야”
식료품 가격 전년비 6.7%↑…3년래 최고
정부 “하락분만큼 내려야 납득할 경영활동”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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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밀가격 3년새 10.5%↓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밀(SRW·적색연질밀)의 선물 가격은 t당 214달러로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1년 전이던 지난 2021년 2월(239달러) 보다 10.5% 낮아졌다. 밀은 빵·과자·라면 등 식품의 원료다. 다른 주원료인 대두의 가격도 지난달 t당 430달러를 기록해 2021년 2월(507달러)보다 15.2% 하락했다. 옥수수(168달러)도 지난 2021년 12월(233달러)과 비교하면 28% 내려갔다. 같은 기간 팜유(-17.3%) 대두유(-16.9%) 가격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식료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가격을 형성 중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2월 식료품 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올랐다. 이는 1~2월 기준으로 2021년(8.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밀가루 소비자가격은 지난 2022년 1분기 1684원에서 지난해 4분기 2111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식용유 가격도 7041원에서 8872원으로 상승했다. 협의회는 “업계가 짧은 시간 가격을 올렸다”며 “이젠 원재료 가격 인하를 반영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례없는 가격 인상으로 기업들이 큰 이득을 봤다는 게 협의회의 입장이다.
실제로 풀무원(01781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19억원으로 전년대비 13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오뚜기(007310)도 37.3% 늘어난 25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농심(004370)도 89.1% 불어난 2120억원의 영업이익을, 빙그레(005180)는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인 112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
식품업계 “인건·물류비 상승 등으로 당장 인하 어려워”
식품업계는 영업이익의 증가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시 원가절감 노력 등에 따른 것으로 가격인상에 따른 수익성 제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업이익이 저조했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근 국내 사업보다 해외 진출로 영업이익이 성장했다는 것도 배경으로 꼽는다. 실제로 현재 농심의 전체 매출 중 약 4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삼양식품(003230)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당장 가격 인하를 진행하는 것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비용 등 기타 비용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 이유다. 특히 원재료 가격이 소비자가격에 적용되기까지 시차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는 보통 실제 공급일보다 수개월 전에 계약을 한다”며 “원재료 가격 하락이 가격 인하 요인이 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하락세가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식품업계에 대한 압박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할당관세 확대까지 나서면서 대책을 마련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 물품에 대해 한시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원재료 가격이 그동안 올랐던 만큼 관세를 낮춰 기업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물가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그동안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는데 하락 시에는 제때, 하락분만큼 내려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영활동일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원재료 가격 급등기에 지원했던 관세 인하 조치를 올해도 추가로 연장하기로 한 만큼 업계도 국민 부담완화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앞으로 식품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원재료 가격 하락이 식품 가격에 반영되도록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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