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가 열린 창원NC파크에 설치된 피치 클락.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23초, 없을 때 18초 이내로 투구해야 한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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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지난 9일 전국 5개 구장에서 개막했다. 최근까지 일본과 대만, 미국, 호주 등지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10개 구단은 다가오는 공식 개막전과 발맞춰 시범경기 레이스를 시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는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 몇 년간 논란이 된 주심의 판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전격 도입했다. 또, 현대 야구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수비 시프트(타자 성향에 따른 수비 위치 조정)를 엄격히 제한했고, 전반기에는 투수와 타자의 빠른 플레이를 유도하는 피치 클락(투구시간 제한)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사람이 아닌 기계가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ABS는 각도별로 설치된 여러 대의 카메라로 미리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한다. 공이 안으로 들어오면 무전기를 통해 주심에게 음성 신호가 전해진다. 주심은 소리를 들은 뒤 스트라이크 콜을 한다.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판정하는 만큼 타자들이 항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LG 포수 박동원은 “판정 정확도는 높았다. 스트라이크로 판단하기 어려운 반대 투구도 다 잡아내더라. 다만 바깥쪽 높게 걸치는 공도 스트라이크로 판정돼 타자들로선 어려움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수비 시프트 금지도 피부로 느껴졌다. 과거에는 왼손 타자가 나오면 수비수들이 극단적으로 오른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흔했지만, 자기 위치를 지켜야 하는 새 제도 아래에서는 이동이 제한됐다.
상황별 제한 시간을 두는 피치 클락은 ‘뜨거운 감자’였다. 아직 시범 운영 단계라 선수가 제한 시간을 넘기더라도 구두 경고에 그치긴 하지만, 적응도가 떨어지다 보니 어수선한 장면이 많이 나왔다. 타격 준비가 더딘 타자들은 거듭해 경고를 받았다. 투수들도 이따금 제한 시간을 지키려다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감독들 중 “피치 클락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다. 후반기부터 당장 시행하기엔 문제점이 많다”고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반면 피치 클락 도입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어 당분간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주말 2연전은 시범경기임에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게 했다. 특히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복귀한 한화 이글스는 9~1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이례적으로 1만2000명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수원=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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