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달 과일값이 41.2% 올라 지난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사과(71.0%), 귤(78.1%)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농산물이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한 정도는 0.80%포인트(p)로 나타나 2월 소비자물가가 다시 3%대(3.1%)로 올라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7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2024.03.07.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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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를 웃돌면서 7개월째 괴리감을 보였다. 피부로 느끼는 물가가 그만큼 무겁다는 의미다. 과일·채소 등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한 탓이다. 전체 생활물가 품목 가운데 약 80%가 뛰었다.
이대론 물가의 안정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기후로 농산물 작황이 불안정한 데다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로 기름값 등도 오르고 있어서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7%다. 1월(3.4%)에는 소폭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반등했다.
이른바 체감물가를 불리는 생활물가는 대체로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144개 품목이 포함된다.
2월 생활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을 0.6%포인트(p) 웃돌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물가와 전체 물가의 괴리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대체로 먹거리 품목이 생활물가를 밀어 올렸다. 세부적으로 △귤 78.1% △사과 71.0% 등 과일 가격, △토마토 56.3% △파 50.1% 등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공업제품 가운데선 △아이스크림 10.9% △사탕 10.3% 등 가공식품, △남자하의 9.7% △섬유유연제 9.1% 등이 올랐다.
서비스 품목 가격도 올랐다. 실손보험료 인상 등 여파로 보험서비스료가 12.7% 뛰었다. 이 밖에 △택시요금 20.0% △시내버스료 11.2% 등 공공서비스에서도 상승했다.
실제 생활물가 품목 가운데 110개(76.3%)가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전반적으로 무거워진 셈이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체감물가 가격변동을 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도 물가를 자극할 요인이 적잖다는 점이다. 우선 냉해, 장마, 폭염 등 지난해 닥친 각종 이상기후로 농산물 생산이 불안정하다. 공급이 수요에 못미치면 현재처럼 사과 등 일부 품목이 물가상승을 주도할 수 있다.
국제유가도 변수다. 유가는 이달 들어 배럴당 80달러대로 올라섰다. 7일 기준 국내 주요 수입 유종인 두바이유 가격은 82.44달러다. 한때 안정세를 보였던 2월 휘발유 가격이 1월(0.1%)보다 높은 수준인 2.0% 상승했다. 유가 상승분은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지속 반영된다.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의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상반기 국민들의 부담을 고려해 중앙·지방 공공요금을 동결 기조로 운영키로 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황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이러한 물가 부담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직전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최근의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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