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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살에 첫 옥타곤' 마이클 페이지, 그가 뒤늦게 UFC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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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데뷔전을 앞두고 익살스런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는 마이클 페이지. 사진=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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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복서 출신으로 화끈한 타격실력이 특기인 마이클 페이지. 사진=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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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에 열리는 UFC 299 대회 메인카드를 살펴보면 UFC 팬들에게 생소한 이름이 있다.

주인공은 영국 출신의 타격가 마이클 페이지(36)다. 통산 MMA 전적 23전 21승 2패 전적을 자랑하는 페이지는 1987년생으로 곧 만 37살이 된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이 UFC 데뷔전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UFC 데뷔전에 나서는 선수가 넘버시리즈 메인카드 경기에 나선다. 그것은 UFC 밖에서 대단한 경력을 쌓았던가, 남다른 실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페이지는 두 가지 모두 해당된다. 그는 UFC를 제외한 다른 MMA 무대에서 이미 평정했다. 2위 단체인 벨라토르에서 19차례나 경기를 치러 17승 2패라는 전적을 기록했다.

페이지는 MMA에 본격 뛰어들기 전에 킥복싱과 가라데 선수로 이름을 떨쳤다.

심지어 프로복싱과 맨주먹 격투기 대회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파이터로서 산전수전 다 겪은 뒤 드디어 늦은 나이에 UFC까지 데뷔하게 됐다.

UFC도 페이지의 경력과 능력을 존중해 넘버시리즈 메인카드에 그의 경기를 배치했다. 심지어 상대는 UFC에서 20경기나 치른 ‘UFC 공무원’ 케빈 홀랜드(31·미국)다. 그는 현재 UFC 웰터급 랭킹 13위다. UFC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가 랭커와 붙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페이지는 홀랜드와 경기를 앞두고 최근 필자와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뒤늦게 UFC에 데뷔한 소감을 묻자 그는 “놀랍다. 한 단계 올라선 기분이다”며 “마치 새로운 축구팀과 계약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특히 페이지는 UFC 시스템에 적지않게 감동한 모습이었다. 그는 “UFC는 진심으로 모든 게 다르다. 모든 게 훨씬 더 훨씬 프로페셔널하고 조직화돼 있다”며 “굉장히 흥분되고 팬들도 나만큼이나 내가 옥타곤에 들어가길 열망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마음에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페이지는 마음만 먹는다면 벨라토르의 레전드로 남을 수도 있었다. 실제 벨라토르는 페이지를 계속 붙잡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페이지는 지난해 3월 ‘벨라토르 292’ 대회에서 고이티 야마구치(일본)를 TKO로 누른 뒤 7월 계약이 끝나자 FA를 선언했고 이후 12월 UFC 계약서에 사인했다.

페이지는 오랜 시간 활약한 벨라토르를 떠나 UFC로 온 이유에 대해 “모두의 길이 다르겠지만 나는 꼭 UFC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마치 운명과도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UFC에 오기 전 미국 내 타단체인 PFL로 이적할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다. PFL은 현재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가 속한 단체다. 실제로 페이지는 UFC와 계약 전 PFL 대회에서 킥복싱 챔피언 출신인 세드릭 둠베와 페이스오프를 해 화제를 모았다.

페이지는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사실 그 자리는 동료 영국 파이터를 응원하러 간 것이었는데 PFL 대회사에서 페이스오프를 하라고 제안하길래 재미로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장면이 UFC를 살짝 압박하는 결과가 됐고 이후 여기저기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며 “그냥 재미로 한 페이스오프였지만 결과적으로 내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은 틀림없다”고 말한 뒤 호탕하게 웃었다.

페이지가 UFC 데뷔전에서 맞붙는 홀랜드는 타격과 주짓수 능력을 겸비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홀랜드의 풍부한 UFC 경기 경험은 페이지에게 부담스러운 요소다. 홀랜드는 이번 경기에 앞서 인터뷰에서 “타격전으로 붙어보자”고 도발한 바 있다.

페이지는 “많은 킥복서들이 나랑 싸우면 레슬러로 변한다”며 “일단 경기장에 들어가면 내가 너무나 빠르고, 나는 때리는데 자신은 때리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 상대는 전략을 살짝 바꾸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홀랜드는 처음에는 타격전을 하려고 할 것이다. 몇 번 얻어 맞은 후에도 계속 타격전을 할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며 “하지만 계속해서 나한테 맞기 시작하면 점점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고,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고 큰소리쳤다.

아울러 “어떻게 하든 홀랜드는 결국 내게 큰 것 한방을 맞을 것이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며 “상대가 내게 달려들어오면 나도 들어가서 카운터를 맞힐 거다. 그를 피니시시키는 모습이 그려진다”고 장담했다.

페이지의 UFC 최종 목표는 당연히 현 웰터급 챔피언 리온 에드워즈(32·영국)다. 페이지와 에드워즈는 나란히 자메이카계 영국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둘은 영국에서 함께 훈련을 한 적도 있다.

페이지는 “내가 생각하는 계획대로 되고, 내가 믿고 있는 경기력을 펼칠 수만 있다면 언젠가 에드워즈를 만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만약 타이틀전이 열린다면 이 경기는 꼭 영국에서 열려야 한다. 영국에서 에드워즈와 꼭 타이틀을 놓고 맞붙고 싶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영국 MMA계는 매우 좁기 때문에 에드워즈와 여러번 만났고 함께 훈련한 적이 있다. 그에 대해 악감정은 전혀 없다”면서 “하지만 우린 둘 다 돈을 받고 싸우는 파이터다. 만약 그와 대결한다면 훌륭한 시합이 될 것이며, 영국 팬들과 영국 MMA 유망주들에게 멋진 이벤트가 될 것이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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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99 대회를 앞두고 케빈 홀랜드(왼쪽)와 신경전을 벌이는 마이클 페이지. 사진=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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