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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책임 방기한 의사 합당한 조치…의료개혁 반드시 완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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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 직접 주재

"변호사수 30배 느는 동안 의사수 7배 증가 그쳐"

尹 "의료계 의료질 저하, 틀린 주장"

"지난 30년간 의대 정원 고민 사실상 방치"

아시아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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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6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의사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이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비상진료체계를 보다 강화해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집단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나갈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하는 한편 의료 개혁 주요 과제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이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이날이 올해 첫번째다. 의료개혁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모든 부처가 합심해 대응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먼저 보름 이상 계속된 의사 집단행동으로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국민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협조와 지지를 보내준 국민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尹 "전공의 이탈로 국가적인 비상체제 가동하는 현실 비정상적"

특히 윤 대통령은 "수련 과정의 전공의들이 이탈했다고 국민이 모두 마음을 졸여야 하고, 국가적인 비상체제를 가동해야 하는 현실이 비정상적"이라며 "이야말로 의사 수 증원이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의료 수요가 폭증한 것에 비해 의사 수가 크게 부족한 상황임을 재차 밝히며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건강보험이 처음 도입된 1977년 이래,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116배, 국민 의료비는 511배나 증가했지만 이 기간 의사 수는 7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의대 정원이 1380명에서 3058명으로 겨우 2.2배 증원됐으며, 의료 수요가 폭증한 것에 비해 의사 수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변호사 수도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같은 기간 연간 변호사 수는 58명에서 1725명으로 30배가 늘었다"면서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들은 전국 어디서나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의료 서비스는 오히려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 개혁은 의사 양성 확대를 기본으로 하면서, 의사들이 수도권과 피부미용을 비롯한 비필수 분야로 몰리는 쏠림 현상을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위기에 처한 의료현장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들의 실행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임을 밝혔다. 지난주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안을 공개했고, 거점 국립대 의대 교수 정원을 1000명 이상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중대본 회의에서는 응급, 고난도 수술에 대한 전폭적인 수가 인상과 함께 소아, 분만 등에 건보재정 투입을 확대하는 필수의료 보상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면서 "난이도가 높은 중증 심장질환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 사후 보상을 추진하며, 지방의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에 공공정책 수가를 도입해 가장 시급한 분야부터 보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조속히 출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도 조속한 시일 내에 출범시켜 공론화가 필요한 과제들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증원이 지역의료, 필수의료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 현장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각 대학으로부터 내년도 의대 증원 신청을 받아본 결과, 작년 말 수요조사 결과를 훨씬 상회하는 총 3401명이었다는 설명이다.

급격한 증원으로 의학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의료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통계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며 "전혀 사실이 아닌 틀린 주장"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선진국의 학교당 학생정원은 독일 243명, 영국 221명, 미국 146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77명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교수 인력 측면에서도 현재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정원은 평균 1.6명에 불과해 법정 기준인 8명에 비해 전임교수의 수가 넉넉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울산의대의 경우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0.4명이고, 성균관대 의대도 교원 1인당 가르칠 학생 수가 0.5명에 불과해 전임 교수의 수도 매우 넉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정원 4~50명의 소규모 의대부터 증원하려는 것은, 글로벌 기준에 맞게 의학교육을 정상화 하려는 것"이라며 "그동안 의대 교수들도 의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소규모 의대의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해 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0여년간 의대 정원에 대한 고민과 의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사실상 방치됐다"면서 "정부는 의료개혁을 통해 우리 의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의과대학의 역량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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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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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전공의 의존 기형적 병원 운영구조 바로 잡을 것"

또 대형병원이 젊은 전공의들의 희생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기존 기형적 병원 운영구조를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수련하는 전공의가 8724명으로, 전체 의사 2만3284명 중에 37.5%를 차지하고 있는 매우 기형적인 구조"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이런 병원 운영구조를 반드시 바로잡고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의 중심의 인력 구조로 바꿔나가는 한편, 숙련된 진료지원 간호사(PA)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근본적인 의료전달체계 개편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 현장을 이탈한 의사들에게는 법과 원칙대로 대응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 차례 업무개시명령에도 불응한 의사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정부는 2월 29일까지 복귀할 경우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의 의사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의사들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이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비상진료체계를 보다 강화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진료지원 간호사 시범사업 시행, 공보의·군의관 투입, 추가 인력 신규 채용을 위한 인건비 지원 등에 나선다.

소위 '빅5' 병원이 중증환자에 집중하고 비중증환자를 지역의 종합병원과 전문병원으로 이송할 경우 인센티브를 확대함으로써 그동안 왜곡된 상태로 방치된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장관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고, 국민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빈틈없는 대응을 마련하기 바란다"면서 "정부는 의료현장의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고,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해 반드시 완수해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복지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으로부터 의료계 집단행동 동향과 대응 상황, 필수 의료 건강보험 보상강화 추진계획, 지자체별 비상진료 운영 상황, 의대 정원 증원 신청 현황·후속 계획 등을 보고받았다. 이후 시도 비상진료체계 운영 상황과 응급 이송체계 운영 등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중대본 회의에는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13개 부·처·청이, 지자체에서는 17개 시·도지사가 참석했으며,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 한오섭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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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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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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