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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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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리 간판정책 '난민 르완다행' 상원서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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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표차로 하원에 수정요구…"수낵에 큰 타격"

연합뉴스

이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영국 도버항에서 하선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한 간판정책인 '난민 신청자 르완다 이송' 정책이 상원에서 가로막혔다.

영국 상원은 4일(현지시간) 난민 신청자를 르완다로 이송하기 위한 법안의 수정을 요구하는 5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들 안건은 법안에서 르완다를 안전한 국가로 규정할 수 있는 요건을 강화하는 등 난민 신청자의 이송을 더 까다롭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법이 국제법을 완전히 준수하도록 하는 수정안, 영국과 르완다가 지난해 말 맺은 협정이 완전히 이행될 때만 의회가 르완다를 안전한 나라로 인정한다는 수정안 등이 통과됐다.

이들 수정안은 찬반 차이가 100표 이상으로 크게 났다.

르완다가 난민을 이송해도 될 만한 안전한 지역인지, 이송이 국제법과 충돌하지 않는지 등은 이 법안의 주요 쟁점이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하원으로 송부돼 다시 심사를 거치게 된다. 하원에서 상원의 수정 요구가 거부되면 법안은 상·하원이 완전히 합의할 때까지 양원을 '핑퐁'처럼 오가게 된다.

정부는 2022년 4월 영불해협을 건너오는 불법 이주민 문제에 관한 대책으로 난민 신청자를 르완다로 보내 심사받게 하는 이 정책을 발표했다. "보트를 막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그해 10월 취임한 수낵 총리도 이를 간판 정책으로 밀어붙여 왔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난민 신청자가 안전하지 않은 본국으로 강제 송환될 위험이 있다며 위법으로 판결했다.

이에 수낵 총리는 정부가 법원에 르완다를 안전한 국가로 보장하고, 유럽인권재판소의 긴급 조치까지 무시할 권한을 갖도록 하는 내용을 법안에 추가해 정책을 밀어붙였다.

연합뉴스

수낵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수낵 정부의 수정안은 영국의 인권 준수 의무나 국제법에 근본적으로 어긋난다는 비판 속에 지난 1월 하원을 그대로 통과했다.

정부는 올봄 난민 신청자를 태운 르완다행 첫 항공기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상원은 통상 법안 심사에서 최종적으로는 하원에 양보하기에 이 법안은 결국에는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송 절차가 지연될 뿐 아니라, 국제법 위반 소지 등에 대해 상원에서 비판받은 만큼 상원에서의 제동은 수낵 총리에게는 큰 타격으로 평가된다.

일간 가디언은 "수낵 총리가 상원에서 이제까지 중 가장 무거운 패배를 겪었다"며 "이례적으로 큰 100표 차로 정부가 일련의 차질을 빚고 법안을 하원으로 돌려보내게 됐다"고 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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