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 마디, 한 마디가 충격적이다.
독일 언론이 김민재의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라치오(이탈리아)와의 홈 경기 선발 명단 제외를 연이어 보도하고 나섰다.
김민재는 지난여름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뒤 주전급 수비수들이 줄부상으로 쓰러짐에 따라 전반기 내내 사실상 '독박 수비'를 했다. 수비수가 주포지션이 아닌 선수들을 데리고 센터백 콤비를 형성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2024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충격적인 준결승 요르단전 패배를 겪고 뮌헨으로 돌아온 뒤 사정이 달라졌다.
특히 토트넘에서 쫓겨나 뮌헨으로 단기 임대를 온 에릭 다이어에게 밀리면서 출전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급기야 이번 시즌 처음으로 아시안컵 출전 혹은 체력 안배를 위한 휴식 말고 경쟁에서 뒤져 선발에서 빠지고 결장할 가능성까지 생겼다. 김민재가 결장한다면 아시안컵이나 휴식 차원을 제외하고는 이번 시즌 첫 결장이 된다.
독일에서 축구와 관련해 양대 보도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키커와 빌트가 나란히 김민재의 라치오전 선발 제외를 예상하고 나섰다. 키커가 김민재를 혹독하게 비판하며 벤치로 밀어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충격적이지만 5일 나온 빌트 보도는 '쇼크'라고 할 만큼 강하게 김민재를 조롱했다.
빌트가 운영하는 '스포르트 빌트'가 김민재를 밀도 있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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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투헬은 놀랍게도 이 스타를 벤치에 앉힌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민재의 결장이 확실시되고 있음을 알렸다.
스포르트 빌트는 "화요일 오후 9시(한국시간 6일 오전 5시)에 열리는 라치오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앞두고 지난여름 새로 들어온 '괴물' 김민재가 벤치에 앉을 것이라는 증거가 놀랍게도 많다"며 "김민재는 이번 라치오전 대비 첫 훈련에서 이미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는 여전히 지금까지 가장 일관된 플레이를 펼치는 중앙 수비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재가 다른 두 수비수에게 패했다고 표현했다. 매체는 "한국의 스타는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에서 두 경쟁자를 상대로 투헬 앞에서 패했다"며 "센터백으론 지난겨울 새로 온 에릭 다이어와 네덜란드 에이스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더치맨(더리흐트)은 옐로카드로 (분데스리가 경기에서)경고 누적 때문에 결장한 뒤 팀으로 복귀했다"고 했다.
스포르트 빌트의 김민재 기술은 이어진다. 매체는 "더 이상 김민재를 위한 자리는 없다. 정말 중요한 경기가 시작될 때 거물 수비수는 벤치에서 힘들게 앉아 있어야 한다"며 "프랑스 국가대표 다요 우파메카노는 16강 1차전에서 라치오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이어진 레드카드를 받은 뒤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일주일 전 라이프치히(2-1)와의 분데스리가 경기를 앞두고 투헬은 그 경기 이전까지 절대적이었던 수비수(김민재)를 가리켜 '(선발 제외가)약간 과장된 것 같다. 그에겐 휴식이 필요할 뿐'이라고 했다"며 김민재의 라치오전 선발 제외가 이미 2경기 전에 열린 라이프치히전에서 조짐을 드러냈음을 알렸다.
당시 뮌헨은 올시즌 2전 2무를 기록 중이었던 라이프치히를 2-1로 이겼다. 김민재를 후반 막판 교체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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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투헬은 라이프치히전을 마친 뒤 '김민재는 아시안컵을 마치고 왔다. 우린 그를 곧바로 우리 팀 경기에 투입했다.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좀 더 힘을 갖고 뛸 수 있다'는 말을 했다"며 "라치오와의 경기도 기대된다"고 했다.
결국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계속 밀리고 있으며 라이프치히전에 이어 라치오전 선발에서 빠지면 벤치로 점점 가게 될 것이라는 증거임을 매체는 설명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를 향해가는 도중 김민재에게 불행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뮌헨 입단과 함께 쉬지도 못하고 '혹사론'이 불거질 만큼 강행군을 치렀지만 그 여파로 후반기에 주춤하는 와중에 투헬 감독이 그를 외면하는 모양새여서다.
빌트 이전에 독일 최고의 축구지인 키커도 김민재의 라치오전 선발 제외를 주문하더니 예상 라인업에서도 아예 빼버렸다.
키커는 '화요일 경기가 가장 위태롭다'는 제목의 지난 3일 기사에서 뮌헨에 훈수를 두면서 김민재를 벤치로 쫓아내라는 식의 견해를 내비쳤다.
매체는 "레온 고레츠카와 김민재가 (2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동점골을 내줬을 때 부진했던 것은 투헬 감독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라며 투헬 감독을 두둔하면서 "이는 라치오전 라인업에서 중요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김민재는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중앙 수비수 해결책은 마테이스 더 리흐트, 에릭 다이어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민재는 지난 2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 원정에서 도움 하나를 올렸음에도 혹평을 들어야 했다. 후반 42분 상대 스로인 때 마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실점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김민재도 실점 뒤 두 팔을 크게 들었다가 내리칠 만큼 실망하는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나 실점 장면에서 김민재만 책임이 있다고 할 수도 없는데 평소 김민재에 냉랭한 키커는 이번에도 그를 지적하고 나섰다.
네덜란드 국가대표인 더 리흐트는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징계로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 라치오전에선 우파메카노가 직전 경기 퇴장 및 징계로 출전할 수 없다.
센터백 조합이 한정돼 있는데 키커는 더 리흐트와 다이어 조합을 권했다.
이어 다음 날엔 뮌헨 예상베스트11에서 김민재를 삭제했다.
키커는 뮌헨 라인업을 예상하면서 세계적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 앞에 서고, 백4로 왼쪽부터 알폰소 데이비스, 마테이스 더리흐트, 에릭 다이어, 콘라드 라이머가 설 것으로 봤다.
이어 더블 볼란테로 20살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와 독일 국가대표 레온 고레츠카가 포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2선 3명은 리로이 사네, 토마스 뮐러, 자말 무시알라다. 원톱은 해리 케인이다.
독일 축구 양대 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 키커와 빌트는 이번 시즌 김민재를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부상에 시달려 김민재가 센터백 아닌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힘든 여정을 달려왔음에도 매 경기 평점을 보면 3~5점을 많이 줬다.
독일 언론들은 선수 평점을 1~6점 사이로 매기고 가장 훌륭한 퍼포먼스를 펼친 선수에게 1~2점을 준다.
김민재에 대한 까칠한 시각이 이번 라치오전 라인업 앞두고 혹독할 정도의 비판 기사와 훈련장 취재 보도에서 잘 드러났다. 무엇보다 두 달 뒤 퇴진하는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외면하는 조짐이 보여 뼈아프다.
뮌헨 구단은 라치오전 하루 앞둔 사전 기자회견에서 더리흐트를 대표 선수로 참석하게 했다. 보통 다음 날 선발로 뛰는 선수가 회견장에 등장하기 때문에 더리흐트의 참석은 빠른 시간 내 주전 입지를 굳힌 다이어와 함께 센터백 콤비로 뛸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더리흐트는 "우리가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걸 안다. 내일 치르는 경기는 시즌 전체에서도 정말 중요한 경기다. 우리가 내일 경기를 위해 준비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입을 뗐다.
이어 자신을 둘러싼 불화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더리흐트는 "우리는 아직 시즌 중이고, 나는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나는 뮌헨에서 정말 행복하다. 나는 오랫동안 부상을 겪었으며 쉽지 않은 시즌을 보냈지만, 지금은 기분도 좋고 몸도 건강하다"며 불화설과 달리 뮌헨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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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전반기가 끝날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호평을 받았다. 독일 일부 언론과 전문가, 축구인들은 김민재에 대해 유보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팬들 만큼은 김민재의 가치와 실력을 인정했다.
우선 김민재는 지난 1월 정규리그 34라운드 가운데 16라운드를 마친 분데스리가 홈페이지가 팬투표로 선정한 전반기 베스트11에 들었다.
김민재는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호흡을 맞추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옮긴 세계적인 공격수 해리 케인과 함께 베스트11에 들었다. 팀 동료 리로이 사네도 들었고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 플로리안 비르츠, 그라니트 자카(이상 레버쿠젠), 사비 시몬스(이상 라이프치히), 그레고어 코벨(도르트문트) 등도 탔다.
분데스리가는 "지난해 세리에A 올해의 선수로 뽑힌 김민재는 독일 생활에 빠르게 적응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15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며 김민재가 공 경합 부문(경합 승률 65%)에서 팀 내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민재의 별명이 '괴물'이라고도 소개했다.
같은 시기 김민재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선정한 '월드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다. IFFHS는 5일 지난해 그라운드를 누빈 전 세계 선수들 가운데 선발한 '월드 팀 2023'을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김민재는 3-4-3 포메이션에서 중앙 수비수로 낙점 받았다. 뮌헨에서 함께 뛰고 있는 캐나다 국가대표 알폰소 데비이스, 2022-2023시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3관왕(트레블) 핵심 후벵 디아스와 함께 백3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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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와 함께 '월드 팀 2023'에 이름을 올린 다른 포지션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우선 스리톱엔 맨시티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을 비롯해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5년 넘게 톱클래스 공격수로 위용을 뽐내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그리고 매 시즌 30골 안팎을 뽑아내는 특급 스트라이커 케인이 포진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메시와 함께 선 미드필더는 올해 말 발롱도르 수상자 1순위로 꼽히는 잉글랜드 초신성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맨시티 공격 조타수 케빈 더브라위너, 역시 맨시티 중원 핵심 로드리 등이다.
골키퍼 자리에도 맨시티에서 뛰는 브라질 대표팀 골키퍼 에데르송이 뽑혀 맨시티의 트레블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이렇게 그의 실력과 가치를 높게 인정하는 곳이 많지만 독일 축구 언론 만큼은 김민재에 상당히 냉랭했다.
지난 2022년 여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지난해 현역 최고의 한 해를 맞았다. 나폴리 간판 수비수로 활약하며 팀이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고,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오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를 수상했다.
이어 지난해 여름엔 추정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15억원)에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으며 이후 쟁쟁한 팀내 수비수들을 제치고 부동의 센터백으로 활약, 전반기 뮌헨 구단에서 가장 출전 시간이 많은 선수가 됐다.
그러나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유럽 생활 중 최대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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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2023/24 바이에른 뮌헨 출전 일지(현지시간)
2023년 8월12일 DFB슈퍼컵 뮌헨 0-3 라이프치히 : 후반 45분 출전
2023년 8월18일 분데스리가 뮌헨 4-0 브레멘 : 선발 67분 출전
2023년 8월27일 분데스리가 뮌헨 3-1 아우크스부르크 : 선발 80분 출전
2023년 9월2일 분데스리가 뮌헨 2-1 묀헨글라트바흐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15일 분데스리가 뮌헨 2-2 레버쿠젠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20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4-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23일 분데스리가 뮌헨 7-0 보훔 : 90분 풀타임
2023년 9월30일 분데스리가 뮌헨 2-2 라이프치히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3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2-1 코펜하겐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8일 분데스리가 뮌헨 3-0 프라이부르크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1일 분데스리가 뮌헨 3-1 마인츠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4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3-1 갈라타사라이 : 90분 풀타임
2023년 10월28일 분데스리가 뮌헨 8-0 다름슈타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1일 DFB포칼 뮌헨 1-2 자르브뤼켄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4일 분데스리가 뮌헨 4-0 도르트문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8일 UEFA챔피언스리그 뮌헨 2-1 갈라타사라이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12일 분데스리가 뮌헨 4-2 하이덴하임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25일 분데스리가 뮌헨 1-0 쾰른 : 90분 풀타임(15경기 연속 풀타임)
2023년 11월30일 UEFA 챔피언스리그 뮌헨 0-0 코펜하겐 : 결장
2023년 12월9일 분데스리가 뮌헨 1-5 프랑크푸르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12일 UEFA 챔피언스리그 뮌헨 1-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17일 분데스리가 뮌헨 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 1골 1도움
2023년 12월20일 분데스리가 뮌헨 2-1 볼프스부르크 : 90분 풀타임
2024년 1월12일 분데스리가 뮌헨 3-0 호펜하임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1월21일 분데스리가 뮌헨 0-1 베르더 브레멘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1월24일 분데스리가 뮌헨 1-0 우니온 베를린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1월27일 분데스리가 뮌헨 3-2 아우크스부르크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2월3일 분데스리가 뮌헨 3-1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 결장(아시안컵 출전)
2024년 2월10일 분데스리가 뮌헨 0-3 레버쿠젠 : 90분 풀타임
2024년 2월14일 UEFA 챔피언스리그 뮌헨 0-1 라치오 : 90분 풀타임
2024년 2월18일 분데스리가 뮌헨 2-3 보훔 : 90분 풀타임
2024년 2월24일 분데스리가 뮌헨 2-1 라이프치히 : 후반 10분 출전
2024년 3월1일 분데스리가 뮌헨 2-2 프라이부르크 : 90분 풀타임 : 1도움
사진=빌트, 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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