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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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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국 경기선행지표와 통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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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현재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있다. 이에 대한 실마리를 얻고자 미국 경기와 물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시점과 폭은 미국경기의 흐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미국 경기는 어떻게 움직일까? 높은 금리에 따른 부담으로 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될까? 아니면 경기 침체를 면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물가도 안정되는 이른바 '골든패스(Golden Pass)'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

향후 경기 흐름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경제지표를 보게 된다. 실업률을 기반으로 한 '샴의 법칙' 등 여러가지 방법론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주목할 필요가 있는 지표는 경기선행지수의 흐름이다.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달보다 낮은 -0.4%로 2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추세로 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하고 있다. 다만 22개월 연속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의 시그널로 해석되기도 한다.

선행지표가 깊게 하락한 후 바닥을 확인하는 만큼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예상치 못한 충격이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미 경기선행지수 흐름이 보여주는 순환적인 경기는 경기침체보다는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선행지수 구성 지표들 중 개선된 지표들의 비중을 보여주는 확산지수가 선행지수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선되는 지표의 수가 늘고 있음을 의미해 선행지수 흐름이 잘못된 신호이거나 일시적이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 주목할 것은 구성 지표 중 선행신용지수(Leading Credit Index)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금조달의 용이성을 평가하는 지표로서 신용위기 발생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신용위기 표면화는 경기침체가 단기간에 수요가 급속하게 위축되는 국면으로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이른 시일 내에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고 실업을 늘리며 기업의 도산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의 폭락 등 신용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지속되는 고금리가 경기 둔화 및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 예민하게 살펴볼 부분이다. 이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신용위기 가능성이 크게 낮아져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경기의 침체 고리도 더 약화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골든패스'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단서가 된다. 이 용어는 지난해 9월 시카고 연은 총재가 언급하며 주목받았는데 최근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골든패스에 보다 더 근접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6번까지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것보다는 기대감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시장은 2분기 중 금리인하를 시작하고 연준이 점도표로 제시하는 3회보다는 많은 인하를 기다리고 있다. 시장의 기대치와 연준 눈높이가 맞춰져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 3월 FOMC가 다가올수록 이 논란은 더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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