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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신선과 괴랄 사이…'PD가 사라졌다!' AI PD가 남긴 것[TF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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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근 PD "엠파고 대하는 태도·감정 변화 보여주고 싶어"
매주 화요일 11시 30분 방송


더팩트

MBC 예능프로그램 'PD가 사라졌다!'는 AI 기술로 만들어진 프로듀서 엠파고가 MBC 입사 후 예능 PD가 돼 직접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콘셉트로 기획된 사회실험 프로젝트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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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세계 최초 AI PD가 탄생했다. 그의 이름은 M파고(엠파고).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는 건 물론 출연진과 소통한다. 매회 예측할 수 없는 AI PD가 인간 PD와 무엇이 다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첫 방송한 MBC 예능프로그램 'PD가 사라졌다!'는 AI 기술로 만들어진 프로듀서 엠파고가 MBC 입사 후 예능 PD가 돼 직접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콘셉트로 기획된 사회 실험 프로젝트다. 엠파고는 캐스팅부터 연출 실시간 편집 출연료 산정 등 기존 인간 PD의 역할을 대신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당연히 AI PD다. 지난해 5월부터 제작된 엠파고는 예능 PD로서 철저한 교육을 받았다.

최민근 PD는 <더팩트>에 "챗 GPT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앞으로 AI가 연출·제작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험하고 싶었고 어디까지 가능한지 보고 싶었다"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겉으로 보이는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며 미션을 조합하고 진행 능력을 키우는 것과 실시간 영상을 보고 일정한 기준에 따라 실시간으로 편집하는 능력을 갖추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엔 총 10명의 출연자가 참가한다. 코미디언 김영철, 서울대학교 재학생 이정호, 성형외과 전문의 김결희, 육상·카바디·봅슬레이 국가대표 출신 강한, 유튜버 힘의길과 이라경, 래퍼 윤비, 그룹 트리플에이스 윤서연, 그룹 블랙스완 파투, 스포츠 아나운서 정유준이 한자리에 모였다.

엠파고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미션을 생각해 낸다. 또 상황에 따라 게임을 생성해 예측할 수 없는 광경을 만든다. 10명이 각자 자신 있는 게임을 말하자 엠파고가 '음악과 칭찬의 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게임을 즉석으로 만든 것이 바로 그 예다.

방송 초반, 출연자들은 엠파고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 룰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고 소통에 있어 어려움이 나타났다. AI 한계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급기야 김영철은 "(이 장면이 방송으로) 나가면 욕먹을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고 윤비 역시 "AI랑 대비했을 때 (우리가) 멍청해 보일 수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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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가 사라졌다!' 1회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출연분량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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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I PD의 결과를 '한계'라 판단하기엔 이르다. 단 1회만으로도 충분히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먼저 엠파고의 미션은 신선하면서 기괴하다. 참가자들이 직접 말한 미션을 취합해 만든 새로운 미션이기에 이상하지만 실천 가능하다. 이에 참가자들은 어려움 없이 수행할 수 있다. 참가자들의 성향을 분석해 그때그때 다른 미션을 내놓는 엠파고의 능력은 덤이다. 앞서 제작진이 프로그램 전체 분위기가 '괴랄'하다고 말한 이유다.

세부적인 룰 부재 역시 엠파고의 의도가 담겨있다. 처음엔 AI에 불만을 토로하는 참가자들이 보였다면 미션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인간-인간으로 범위가 확장된다. 최 PD는 "AI의 비워진 부분을 출연자가 채우고 공존하는 모습에서 갈등과 분열이 생긴다. 어는 순간 출연자들도 엠파고가 익숙해지면서 목소리를 크게 낸다"고 설명했다.

각 미션이 끝날 때마다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성적도 유의미하다. 엠파고는 곧바로 편집본을 만들고 누가 가장 많은 방송 분량과 출연료를 가져갔는지 수치와 도표로 정리한다. 매번 결과값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의 예측을 뒤엎는 반전 결과가 이어진다.

엠파고의 명확한 편집 기준이 알려지지 않았은 것도 관전 포인트다. 참가자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분석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뿌듯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시청자들 역시 왜 이 출연자의 편집 비중이 높고 출연료가 높게 측정됐는지 유추할 수 있다.

최 PD는 "엠파고가 아직은 낯설고 기괴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진화해 나아진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AI가 어떻게 한다'라기 보다 'AI PD를 대하는 태도와 감정 변화를 보여주고 싶다"며 "AI가 우리 사회에 침투하고 통제했을 때 어떻게 사회를 재구성하고 질서를 잡아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AI에 대해 새로운 화두를 던진 'PD가 사라졌다!'는 총 3부작이며 화요일 밤 11시 30분에 방송되고 있다.

culture@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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