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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인터뷰] "험한 것, 두 명의 배우가..." 장재현 감독이 밝힌 '파묘' 비하인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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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기사 내용에는 영화 '파묘'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인공 변경, 봉길 실제 모델...장재현 감독이 밝힌 '파묘' 비하인드①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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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은 후반부 '험한 것'(오니)으로 불리는 일본 귀신의 등장부터다. 2m가 넘는 거구의 일본 귀신, 혹은 정령으로 표현된다. 전국시대 다이묘의 시신에 저주와 함께 칼을 꽂아 탄생했다는 설정이다. 호불호가 갈릴 것을 알면서도 굳이 등장시킨 이유는 뭘까.

장 감독은 "평소 일본 만화나 소설을 좋아한다. 근데 우리나라가 미라, 뱀파이어에는 관대한데 옆나라 국가대표이자 전형적인 귀신인 그 친구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그분을 모셔오게 됐다"라고 계기를 밝혔다.

이어 "일본 애니미즘을 보면 물체와 혼이 섞여되는 것이 있다. 그 아이덴티티를 전쟁광, 칼로 된 정령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다. 그 아이덴티티와 대사를 통해 느껴지는 상징성이 중요하다고 봤다"라며 역사 속 한일관계에 대한 상징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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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가 아닌 실제로 배우들을 활용해 그려냈다. 2m22cm 농구선수 출신의 김병오가 외적인 부분을 촬영하고, 배우 김민준이 연기했다.

장 감독은 이와 관련해 "괴수영화처럼 무섭게 만들 이유는 없었다. 그냥 실제 있는, 시체처럼 있는 존재니까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대사도 해야 하니까 배우가 필요했다. 원래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을 섭외하려고 했는데 어차피 분장도 하니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라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이어 "김민준 선배가 같은 동네에 사는데, 잘 보면 닮았다. 그만한 분을 못 찾았다. 부탁했더니 흔쾌히 해주셨다. 너무 사람같으면 안 되니까 대사와 감정표현이 어려웠는데, 옛날 사무라이처럼 자세나 몸짓까지 연구해서 너무 잘 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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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전개에 재미를 느끼는 관객이 있는 반면,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며 아쉬워하는 관객도 있다. 그러나 그 지점은 장 감독이 구조적으로 의도한 부분이기도 했다.

그는 "구조적으로 허리를 끊고 싶었다. 그 자체가 주제를 잘 드러내는 것이라고도 본다"라며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악연의 고리를 끊어내고자 하는 이야기 속 주제와의 연관성을 말했다.

이어 "영화의 앞뒤를 연결해 주는 한마디가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다. 파묘 과정에서도 먼저 나오는 관은 위장이지 않나. 그래서 영화의 초반 이야기는 위장처럼 했다. 다 해결된 것 같은 안도감을 주고 싶었다. 에너지를 다시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았지만 구성 자체가 그걸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결말과 연관된 쇠침의 존재 여부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다. 여우로 묘사된 일본, 호랑이로 묘사된 한국. 그리고 일본 음양사가 조선의 정기를 끊기 위해 한반도의 척추에 박았다는 쇠말뚝. 존재 여부 자체가 가설이기에 장 감독은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 대신 상징 속에 의미만 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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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 보니 부담이 됐죠. 그래서 판타지를 한 스푼 넣어 '험한 것'을 데리고 왔고, 그걸 상징화시켰어요. 쇠침을 뽑았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쇠침이 가진 상징적인 의미, 트라우마를 '험한 것'으로 표현해서 없애려는 주인공의 노력을 장르적으로 풀고자 했죠."

이번 영화는 여러모로 장 감독에게 도전이었다. 섬세한 콘티 작업 이후의 편집 대신 분위기에 따라 좌우되는 투박한 편집으로 에너지를 담고자 했다. 귀신의 형상과 도깨비불은 한 컷 촬영에 몇 시간이 소요됐지만 최대한 CG 없이 그려냈다.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같은 걸 또 하고 싶지는 않고 발전하고 싶다"는 게 그의 감독관이기 때문. 신비로움과 그로테스크함을 좋아한다는 장재현 감독의 차기작에는 또 얼마나 새로운 재미가 담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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