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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혁의 야구세상] 류현진 복귀에 고무된 한화 팬들…'아픈 손가락'은 치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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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류현진,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
(야에세[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류현진이 23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4.2.23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와 두산 베어스는 잘나가던 시절 '공공의 적'으로 불렸다.

단순히 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라 선수들이 얄미우리만치 야구를 잘했기에 선망과 질시가 동시에 쏟아졌다.

반면 만년 하위 팀의 대명사가 돼 버린 한화 이글스는 언제부턴가 KBO리그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최근 5년간 9-10-10-10-9위를 차지한 한화는 '보살'이라고 불리는 열성 팬들은 물론 다른 구단 팬들조차 왠지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하는 측은지심이 들게 한다.

사실 태생은 그렇지 않았다.

1986년 빙그레 이글스(한화의 전신)라는 팀명으로 KBO리그 7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한화는 장종훈과 이정훈, 이강돈 등이 주축인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해 이내 강팀으로 군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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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류현진 투수
한화이글스 류현진 투수 [한화이글스 제공]


1988년과 1989년에는 해태 타이거즈(KIA의 전신)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송진우와 구대성, 정민철 등 막강 투수진을 앞세워 강팀의 면모를 이어갔고 1999년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컵도 들어 올렸다.

그런데 오랜 기간 강팀으로 분류되던 한화가 2009년과 2010년 연속 꼴찌로 처진 것을 시작으로 바닥을 헤매는 팀으로 추락했다.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한화가 가을야구에 진출한 것은 2018년 단 한 번뿐이었고 무려 8번이나 꼴찌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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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시리즈에서 시구한 김인식·김응용·김성근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구단은 KBO리그의 명장이라는 '3김' 김인식·김응용·김성근 감독을 차례로 영입했으나 한화는 그들의 은퇴 무대가 되고 말았다.

급기야 외국인 감독까지 데려왔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한화가 오랜 침체를 겪는 기간 팬들의 유일한 위안은 류현진(36)이었다.

2006년 고졸 새내기로 KBO리그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한꺼번에 거머쥔 류현진은 한화 팬들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류현진마저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나자 큰 무대에서 성공하기를 기원하면서도 허전한 마음을 감추기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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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스 팬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후 한화 팬들은 승패에는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으로 족하다며 대전구장을 묵묵히 지키는 보살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그런 한화 팬들이 12년 만에 류현진이 돌아오자 크게 반기고 있다.

당장 류현진의 승수를 계산하며 한화의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예상 또한 갑자기 달라졌다.

만년 하위 팀인 한화를 류현진의 가세만으로 5강 후보로 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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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마친 뒤 대화 나누는 문동주-김서현
(야에세[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와 김서현이 2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 청백전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2.23 dwise@yna.co.kr


최근까지 바닥권을 맴돌았던 한화는 그동안 신인드래프트에서 최고의 유망주를 잇달아 선발하는 행운을 안았다.

지난해 KBO리그 최초로 160㎞를 돌파한 문동주와 김서현, 올해 입단한 황준서는 최고의 기대주다.

류현진은 한화 입단 첫해에 구대성에게 체인지업을 전수하는 등 대선배들을 통해 투수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었다.

KBO리그 최고의 '영건'으로 불리는 문동주와 김서현, 황준서 등이 류현진을 통해 한 걸음 더 빨리 성장한다면 올해는 '보살' 팬들의 가을야구도 꿈이 아닐 것이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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