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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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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내고 우린 못 받아?"…국민연금 개혁 미루면 30년 후 벌어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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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인구 1/3 사회의 도래 ⑤초저출산과 연금개혁

[편집자주]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잠정집계됐다. 0.72명의 합계출산율은 남녀 한쌍, 즉 2명이 0.72명의 아이를 낳는다는 의미다. 이를 확장하면 1명이 0.36명의 아이를 낳는 셈이다. 인구 1/3 사회의 도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합계출산율은 미래를 가늠케 하는 지표다. 합계출산율 0.72명의 의미를 다각도로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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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낼 사람'과 '받을 사람' 추계/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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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이 1년 지체될 때 발생하는 추가적 부담은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지난 2일 열린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정부 부채 문제를 거론하며 이렇게 경고했다. 적기에 연금개혁을 하지 못해 정부가 부족분을 부담하게 될 경우 생기는 문제를 우려해서다.

조 원장의 경고처럼 연금개혁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연금개혁이 지체될수록 부담은 커진다. 현재 가장 두터운 인구층은 40~50대인데, 이들이 노인 연령에 도달하면 마름모 형태인 인구피라미드가 역삼각 형태로 바뀐다. 향후에는 연금을 낼 사람보다 받을 사람이 많아진다. 연금을 낼 사람이 많을 때 연금개혁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역피라미드 형태로 바뀌는 인구구조…연금 낼 사람 부족한데 받을 사람만 많아진다


28일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이하 중위추계)에 따르면 올해를 기준으로 20~59세 인구는 2984만3651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대비 57.7%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은 만 19세 이상 60세 미만이다. 국민연금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20~59세 인구 대부분은 국민연금을 내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국민연금 수급 연령인 만 65세 이상 인구는 올해를 기준으로 1232만775명이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2033년까지 5년마다 1세씩 증가해 65세에 도달하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보다 내는 사람이 훨씬 많다. 국민연금 적립금이 매년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연금개혁 없이 지금의 인구구조가 지속된다면 국민연금에 미래는 없다. 초저출산의 영향으로 20~59세 인구는 앞으로 계속 감소한다. 특히 향후 십수년 사이에 65세 이상 인구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 추계를 보면, 2042년 20~59세 인구는 2296만6079명이다. 같은 해 65세 이상 인구는 2355만7435명으로 20~59세 인구보다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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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을 내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많아지면 국민연금은 적자에 빠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연금 적자가 2041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구조와 궤를 같이 한다. 적자가 계속되면 국민연금은 언젠가 고갈한다. 복지부는 국민연금 고갈시점을 2055년으로 본다.


속도내지 못하는 연금개혁…KDI의 제안은 연금개혁 걸림돌 '데자뷔'


국민연금 고갈은 모두가 우려하는 일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적자 시점부터 발생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우리 증시의 '큰 손'이다. 기금에 적자가 발생하면 국민연금은 주식시장에서 투자금을 빼야 한다. 복지부 추계가 맞다면 2040년 1755조원까지 늘어난 국민연금 적립금은 불과 15년 만에 소진된다. 15년 동안 주식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연금개혁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다. 국민연금법은 5년마다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연금개혁 정부안)을 마련하도록 규정한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연금개혁 정부안을 국회에 냈다. 하지만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방향성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수치는 정부안에 담지 않았다. 이후 국회 차원에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연금개혁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곳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민연금 기금의 이원화를 전제로 한 신(新)연금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연금개혁 이전에 적립한 기금과 이후에 적립한 기금을 구분해 세대간 형평성을 높이자는 게 KDI의 안이다. KDI 역시 연금개혁이 5년만 늦어져도 추가적인 부담이 260조원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KDI의 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연금개혁 과정에서 재정안정과 노후소득을 강조하는 각 진영이 엇갈린 입장을 내던 것과 비슷하다. 각 진영은 서로의 목소리만 내다가 결국 합의안에 이르지 못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현재의 제도를 유지하면 국민연금 기금고갈이 불가피하고 후세대가 많은 재정적 부담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KDI의 방안이 일면 해답처럼 보일지 모른다"면서도 "KDI의 방안은 사회적 약자들의 보장성을 약화시키고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면서도 그 방법이 정의롭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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