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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인터뷰]김고은 "나를 단정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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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에서 무당 화림 맡아 열연 선봬

누적 260만 관객 돌파 올해 최고 흥행작

"경문 외는 연기 두려워 도망치고 싶기도"

매번 새로운 장르 새로운 캐릭터 도전에

"내 안에 한계 만들어 놓으면 한계 생겨"

뉴시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로맨틱코미디·스릴러·누아르·무협·뮤지컬·멜로·판타지 등을 오간다. 영화로 데뷔했으나 영화에 나온 것 못지 않게 드라마에도 나왔다. 배우 김고은(33)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어떤 캐릭터도 마다하지 않는다. 2시간짜리 영화든 16부작 드라마든 매체도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그런데도 그는 "더 다양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22일 공개된 영화 '파묘'에서 김고은은 무당을 맡았다. 오컬트 장르도 처음, 무당 역할도 처음이었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한 층 더 다양해졌다. 아마도 관객은 이전 작품에서 본 적 없는 김고은을 또 한 번 보고 있다. '파묘'가 공개 나흘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서고 개봉 닷새째를 맞은 지난 26일 김고은을 만났다. 무당 연기에 관한 고민과 그 준비 과정에 관해 얘기하며 특유의 코를 찡긋하는 웃음을 간간히 지어 보이던 그는 "나 스스로 단정 짓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자못 진지하게 말했다.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낸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어떤 작품이 하나 잘 되고 나면 그와 비슷한 결의 작품,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 제안이 많이 들어오는 건 사실이니까요. 아직 내가 보여주지 않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나는 건 정말 쉽지 않아요. 그런데 이미 내 안에 한계를 만들어 놓고 있으면 정말 한정된 범위 내에서 연기를 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파묘'에서 김고은은 그가 한 말처럼 정말 한계를 뚫고 나가려는 것만 같다. 무언가 숨기는 데가 있는 듯한 무덤, 이 께름칙한 묘를 파내서 화장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화림은 제자 봉길(이도현)과 함께 풍수사 상덕(최민식), 장의사 영근(유해진)을 찾아가 이 작업을 함께하자고 요청한다. 이때 화림의 역할은 파묘(破墓)가 탈 없이 진행되도록 굿으로 혼을 달래는 일. '파묘'의 전반부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대살굿 장면에서 김고은은 실제로 접신한 듯 격정의 에너지를 내뿜는다. 그 기세를 보고 있으면 김고은의 한계는 아직 없다는 걸 새삼 알게 된다.

"본격적으로 굿을 시작하기 전에 경문(經文)을 외는 장면이 가장 어려웠어요. 이게 어설프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스트레스가 워낙 심해서 이 장면 촬영이 계속 미뤄지길 바랐습니다. 정말 도망치고 싶었어요."

경문 내용을 외우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김고은을 가장 힘들게 한 건 음을 타며 읊는 것이었다. 실제로 무당들은 정해진 음 없이 그때 그때 다른 기운을 갖고 경문을 왼다고 한다. 말하자면 그 모든 게 애드리브라는 얘기다. 김고은 실제 무당처럼 애드리브 음을 타며 경문을 읊어내는 연기를 할 자신은 도저히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화림의 모티브가 된 무당에게 경문 음 세 가지 버전을 받아 가장 따라하기 쉬운 것을 마치 노래처럼 통째로 외웠다. 김고은은 "노력 많이 했다"는 말로 이 장면 연기에 대해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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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한 건 이 시퀀스만이 아니었다. 사실상 그는 무당을 체화하려고 했다. 실제 굿을 보러 네 다섯 차례 현장에 갔고, 굿 등 영화 내에서 보여줘야 하는 퍼포먼스는 모티브가 된 무당을 찾아가 수차례 연습을 반복했다. 워낙에 유명하고 바쁜 무당에게 감수를 받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함께할 수 없을 땐 전화 통화는 물론 영상 통화도 불사하며 연기 디테일을 체크했다.

"무당의 강렬한 아우라는 아주 사소한 동작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큼직한 퍼포먼스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동작 하나 하나를 모아가는 것 역시 중요했어요. 굿을 준비하면서 몸을 살짝 떤다든지 목을 꺾어 본다든지 하는 것들이죠. 무당이 하는 동작 하나 하나의 의미를 이해하고 사소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이렇게 완성한 김고은의 연기에 최민식·유해진 두 선배 배우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최민식은 "김고은은 우리 영화의 손흥민이자 메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고은은 대선배들의 칭찬이 민망하다면서도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선배님들이 현장에서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테이크마다 이게 좋고 저게 좋다는 식으로 자세하게 말씀해주셨죠. 덕분에 제가 더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너무너무 좋아요."

최근 김고은은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 "돈값(출연료)을 해야 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마침 스타 배우들의 몸값이 드라마로 치면 회당 1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더 주목 받았다. 이날도 김고은은 "매 작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 연기가 좋은 평가를 받을 때가 있다면, 그렇지 않을 때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내는 거라고 봐요. 그렇다면 외부의 평가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될 것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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