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열린 최종건 교수의 '동북아국제안보' 과목 종강 기념특강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3.12.07.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27일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준비 중이던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공천배제(컷오프)하면서 '이재명계'(친명계)와 '문재인계'(친문계) 간 이른바 '문명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당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집단 탈당 등으로 인해 사실상의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략공관위 회의를 열고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에 따르면 전략공관위 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반영되지는 않았다. 안 위원장은 임 전 실장의 전략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여부는 계파갈등의 최대 뇌관으로 꼽혀왔다. 이날 전략공관위가 임 전 실장의 컷오프를 결정하면서 '문명갈등'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민주당이 임 전 실장을 서울 내 다른 지역으로 전략 공천할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임 전 실장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당초 전략공관위는 임 전 실장에게 서울 송파갑 출마를 요청했으나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고집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 보고 및 현안 관련 토론'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4.02.27.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와 친명계 지도부가 이 대표 중심의 당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사실상 이 대표가 당 내 갈등 수습보다 친문계 핵심이자 잠재적 당권 경쟁자인 임 전 실장을 내치는 걸 선택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대표가 친문계는 물론 이해찬 전 대표와도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이해찬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 측에 "명문 정당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임 전 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을 부탁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경제성장연구소장은 머니투데이[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이해찬 전 대표는 이 대표에게 '명문정당'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을 경우 '이재명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최후통첩을 한 것이고, 이를 거절한 것은 이 대표가 이해찬 전 대표와 전면전도 각오한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 공천배제로 인해 더욱 극심해질 당내 갈등은 한 달 여 남은 총선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조차 수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이날 임 전 실장에 대한 컷오프 발표 직후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제가 지도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비명계인 박영순 의원 역시 "이재명 당대표 1인의 지배를 위한 사당으로 전락했다"며 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합류를 선언했다. 또 일부 비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집단 탈당을 논의하기 위한 가칭 '민주연대'라는 모임도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도 이날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시흥을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시흥을은 친명계인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의 지역구다.
비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이 80석으로 쪼그라들어도 자기 사람들만 살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상 총선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도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의 컷오프는 결국 총선 이후 당 주도권을 확실히 이 대표가 쥐고 가겠다는 취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렇게 가다가는 민주당이 150석도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