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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토)

웹툰 인기 소재 '회귀', 드라마는 왜 한 박자 늦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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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과 결혼해줘'·'재벌집 막내아들', 뜨거운 인기 누린 회귀물
"과거 드라마, 현실성에 주목…이제는 시청자도 과감한 판타지 수용"
한국일보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이야기를 담는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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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회귀한 주인공이 찾아올 불행을 예측해 대비하고 뛰어난 투자 능력을 보인다. 때로는 난관을 마주하지만 미래를 한 번 살아본 경험이 주는 힘은 매우 크다. 인생 2회차를 살아가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안방극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최근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다. 이 작품은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이야기를 담는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케이블, IPTV, 위성 통합 유료플랫폼 기준 방영 기간 동안 전국 가구 기준 최고 1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2016년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K드라마로는 최초로 글로벌 일간 TV쇼 순위 1위에 오른 작품이 됐다.

이에 앞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회귀물이다. 2022년 방영됐다.

굿데이터 TV화제성 연구팀에 따르면 이 작품은 방송 TV화제성 드라마 부문 6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의하면 최종회 시청률은 유료 가구 기준 자체 최고인 전국 26.9%, 수도권 30.1%, 분당 최고 32.9%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2022년 12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순위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회귀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재벌집 막내아들'과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모두 굵직한 성과를 이뤘다. 두 작품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이 회귀라는 소재의 매력에 빠졌다. 주인공이 미래를 알고 움직이는 만큼 이들의 행동이 전해주는 통쾌함이 컸다.

대리만족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 또한 회귀물의 매력이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박원국 감독은 "누구나 살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해 되돌아보며 후회하기도 하고, 바로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보편적인 고민에서 출발해 인생과 결혼을 리셋한다는 아이디어로 확장된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일보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회귀물이다.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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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웹소설에서의 회귀물 열풍은 안방극장과 비교해 훨씬 일찍 찾아왔다. '재벌집 막내아들'과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모두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또한 동명의 웹툰, 웹소설을 통해 일찍이 네티즌들을 만났다. 온라인상에는 '재벌집 막내아들'과 '내 남편과 결혼해줘' 외에도 회귀를 소재로 하는 많은 만화, 소설들이 존재한다. 안방극장에서의 유행은 웹툰, 웹소설보다 한 박자 늦었다.

많은 드라마들이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점이 이러한 상황을 불러온 원인 중 하나다. 드라마화는 어떤 웹툰, 웹소설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후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레 이러한 콘텐츠들보다 기발한 소재를 더딘 속도로 마주하게 됐다. 한참 전의 인기작들을 바탕으로 하는 경우들이 여럿 존재하다 보니 이러한 경향은 더욱 짙어졌다. 청춘 로맨스 드라마 채널A '남과여'는 현재 방영 중이지만 원작 웹툰은 2014년에도 네티즌들을 만났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웹소설, 웹툰의 특성 덕에 유행의 속도에 차이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그는 본지에 "웹툰, 웹소설이 조금 더 과감한 판타지를 담아낼 수 있는 장르들이라 거기에서 먼저 (회귀 소재의 적극적 활용이) 시도될 수 있었다. 드라마 리메이크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갖고 오며 저변이 넓어진 거다. 과거 드라마는 현실성을 굉장히 많이 추구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시청자들이 과감한 판타지를 수용할 수 있는 단계에 가까워졌다. 대중이 기발한 소재의 웹툰, 웹소설에 익숙해졌고 리메이크 드라마들이 많아졌으며 드라마 제작자들이 연출적으로도 (판타지적 부분을) 잘 소화해 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은 줄었고 웹툰, 웹소설의 리메이크는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회귀물 열풍은 안방극장이 온라인에 비해 한 박자 늦었으나 점차 그 시간적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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