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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원조 오빠부대→“바지 내릴까요”→ ‘테스형’, 박수칠 때 떠나는 ‘가황’ 나훈아…역사가 됐다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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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가수 나훈아. 사진 | 예아라·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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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가황’ 나훈아(77·본명 최홍기)가 은퇴를 시사했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지 58년 만이다.

나훈아는 27일, 직접 쓴 편지에서 마지막 콘서트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한발 또 한발 걸어온 길이 반백년을 훌쩍 넘어 오늘까지 왔다.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따르고자 한다”고 적었다.

그는 “긴 세월 저를 아끼고 응원해주셨던 분들의 박수와 갈채는 저에게 자신감을 더하게 해주셨고, 이유가 있고 없고 저를 미워하고 나무라고 꾸짖어 주셨던 분들은 오만과 자만에 빠질 뻔한 저에게 회초리가 되어 겸손과 분발을 일깨워줬다”고 오랜 기간 자신을 지지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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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 사진 | 예아라·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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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는 편지 끝에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면서’라는 문구를 추가해 이번 공연이 마지막임을 시사했다. 나훈아의 마지막 공연 ‘고마웠습니다’는 4월 인천을 시작으로 청주, 울산, 창원, 천안, 원주, 전주로 이어진다. 하반기 공연 일정은 추후에 공개될 예정이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무시로’, ‘잡초’, ‘향역’, ’갈무리’, ‘울긴 왜 울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50여년간 한국 가요계를 이끌었다. 경상도 출신인 나훈아는 전라도 출신 남진과 각 지역을 대표하며 당대 ‘오빠부대’를 이끌기도 했다.

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을 끝으로 두문불출하던 그는 2007년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취소하면서 건강 이상설, 여배우와 염문설, 신체훼손설 등 각종 루머에 시달렸다. 결국 2008년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바지를 내리는 듯한 퍼포먼스로 모든 논란을 잠재우는 ‘한방’을 발휘했다. 당시 나훈아가 단상에서 “바지 내릴까요”라고 발언한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곤 한다.

약 10여 년간 침묵하던 나훈아는 2017년 새 앨범 ‘드림 어게인’을 내며 복귀했다. 같은 해 11월 컴백 공연 이후 꾸준히 신보를 발표하며 공연으로 팬들을 만났다. 그의 공연은 열성적인 팬덤과 수준높은 무대매너로 ‘피켓팅’(피튀기는 티켓팅)이 벌어지곤 했다.

2020년 8월 발표한 신보 ‘나훈아 아홉이야기’ 수록곡 ‘테스형’이 크게 히트를 치며 유튜브 K팝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인기를 젊은 층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세를 몰아 같은 해 추석 연휴 특집으로 방송된 KBS2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통해 15년 만에 안방극장에 등장했다. 2시간 30분 동안 지친 기색 없이 히트곡과 신곡 30여 곡을 부르며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한 ‘가황’의 위엄에 전국이 들썩였다. 재방송, 다시 보기 없던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달했다. 전 국민의 삼분의 일이 시청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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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 사진 | 예아라·예소리



이후 오프라인 콘서트 위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2022년에는 데뷔 55주년 기념 콘서트로 무대에 올랐고, 지난해 12월에는 단독 콘서트 ‘12월에’를 열기도 했다.

신곡도 냈다. ‘테스형’에 이어 2022년 데뷔 55년 기념 앨범 ‘일곱 빛 향기’를 발매, 신곡 ‘맞짱’으로 판타지 무협 장르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에는 신보 ‘새벽’을 발매, 수록곡 6곡의 모든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해당 뮤직비디오들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오르며 젊은 층들에게도 화제를 모았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나훈아에 대해 “트로트 장르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닌 자기만의 테크닉과 스타일, 창법으로 대중음악의 폭을 넓혀왔다. 또한 싱어송라이터로서 복잡한 이야기도 간단 명료하게 가사에 담아 중독성있게 부를 수 있는게 특징”이라며 “어느 가수보다 대중의 마음과 트렌드를 잘 읽어내는 사람”이라고 바라봤다.

이처럼 전세대를 아우르며 50여년간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진 ‘영원한 전설’ 나훈아가 마지막 콘서트를 연다고 깜짝 발표해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훈아의 은퇴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시선도 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출연 당시 나훈아는 “노래를 언제까지 하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시간을 찾고 있다. 길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한 바 있다.

다만 직접 쓴 편지에 ‘은퇴’라는 단어가 적히지 않은 만큼 국내 최대 실내공연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을 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시선도 있다. 최근 국내 공연장 부족 현상으로 나훈아는 지난 연말 전국 투어 ‘나훈아 인 디셈버’의 서울 공연을 개최하지 못했다.

박 평론가는 나훈아의 은퇴 시사에 대해서도 공연은 마지막일지 몰라도 나훈아의 음악은 계속될 것이라 기대했다.

박 평론가는 “마지막 콘서트라고 했지만 공식적으로 은퇴라는 말은 없었다. 모든 게 완벽히 준비되지 않으면 절대 무대에 서지 않는 나훈아의 특성을 고려해 봤을 때, 이번 공연을 ‘마지막’이라고 한 만큼 나훈아의 빅뱅, 즉 58년간 집대성한 것들을 폭발 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나훈아는 음악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사람임을 긴 시간동안 보여줬다. 빈공간을 음악으로 채우는 사람이기 때문에 비록 공연장에서는 보지 못하더라도 이번 콘서트에서 모든 걸 쏟아 부은 후 훗날 음악으로 새로운 나훈아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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