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EU 물가상승 둔화 주춤… 통화 정책 전환 시점에 영향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주춤하면서 각국의 금리 인하 시점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7일 ‘최근 한국·미국·유로 지역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 시민이 대형마트에서 사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 물가 상승률은 정점부터 12개월 동안 빠르게 둔화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이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 공통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둔화 흐름이 주춤한 탓에, 라스트 마일(last mile, 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구간) 과정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까지 순조롭게 나아갈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에너지 가격 외에도 인플레이션 둔화를 저해하는 요인은 국가별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의 경우 농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물가상승률 둔화를 막고 있다. 지난해 8∼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는 농산물 가격 급등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은 견조한 고용 상황이 지속하면서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 모멘텀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는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방 리스크뿐 아니라 미국의 견조한 경기·노동시장 상황, 우리나라의 높은 농산물 가격과 누적된 비용압력, 유로 지역의 높은 임금 오름세 등이 향후 물가 흐름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스트마일에서 물가 둔화 속도는 각국의 통화 긴축 기조 전환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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