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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세계탁구선수권 대성공…한국탁구, 100년 기틀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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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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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의 열전을 이어온 이번 대회는 한국탁구 사상 첫 국내 개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로서 각별한 관심을 끈 무대였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좌절을 딛고 재 유치에 나선 끝에 결국은 막을 올리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본의 아닌 오랜 준비기간을 할애한 끝에 대회를 치러냈다.

경기 관련 남녀 각 40개국 2천여 명의 선수 및 관계자, 서밋 관련 회의 참가국 포함 150여 개국이 부산에 모여 치른 이번 대회는 오랜 준비 기간 만큼이나 완벽했던 대회로 평가받았다.

우선 대회 운영에 관해 국제탁구연맹(ITTF) 실무진들을 포함한 국제탁구 관계자들로부터 극찬이 이어졌다. 미디어와 선수, 관중의 동선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세련된 경기장 시설은 탁구를 가장 트렌디한 종목으로 인식시켰다. 국제무대에서도 생소한 SPP(스포츠프리젠테이션)의 도입도 효과적이었다.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영상, 아나운서의 경기 관련 흥미로운 소개 멘트 등이 이어지면서 관전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중국이나 일본, 유럽에서 온 해외 팬들도 흥겨운 댄스 타임을 즐긴 뒤 손에 땀을 쥐는 실전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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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60여 가지가 넘는 메뉴가 제공된 선수 식당은 각국 선수들의 ‘맛집’이 됐고, 900명에 달한 자원봉사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당연한 풍경’으로 녹아들었다. 2025년, 2026년 차기 대회 개최지인 카타르 도하와 영국 런던에서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운영지침 공유를 따로 요청할 정도로 국제적 호평이 잇달았다.

흥행도 만점이었다. 단기간에 연속적인 경기를 치르는 탁구 종목의 특성상 평일 경기가 많았지만 3만 명이 넘는 관중이 벡스코 특설경기장을 찾았다. 4강전과 결승전이 열린 24, 25일은 4000석의 관중석이 완전 매진됐다. 입장 수익은 약 12억 원을 기록하면서 목표치의 100%를 초과 달성했다. 1경기장과 2경기장 사이 마련된 팬존에서 판매된 MD상품도 약 2억6천만 원 어치가 팔려 준비한 품목 대부분이 매진됐다. 대회기간 인근 백화점 매출이 전년 대비 600% 증가하고, 비수기에 호재를 맞은 숙박업소들은 객실이 90% 이상 차는 호황을 누렸다.

흥미로운 접전이 계속되면서 갈수록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특기할 점이다. 한국과 중국의 남자단체 준결승전은 유튜브 동시접속자 4만 명을 기록했다. 탁구에 큰 관심이 없었던 MZ세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드러난 데이터 이상의 성과다. 벡스코 팬존에는 예매에 신경 쓰지 않던 학생들이 현장에 왔다가 표를 구하지 못해 따로 설치된 펀존에서 탁구를 즐기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단순 흥행을 넘는 탁구의 인기 회복을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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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과 흥행은 선수들의 경기력까지 더해지며 삼박자의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2016년 대회 이후 4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건 남자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세계최강’ 중국과 대등한 명승부를 펼치면서 7월 말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에이스 장우진과 주장 이상수(삼성생명)를 중심으로 다섯 명의 멤버들이 똘똘 뭉쳐 국민적인 성원을 이끌어냈다.

여자대표팀은 8강전에서 우승팀 중국을 만나는 불운으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으나 8강팀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진출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일단은 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 홈그라운드의 과도한 관심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린 에이스 신유빈의 부진이 아쉬웠으나 ‘맏언니’ 전지희의 선전은 후일을 기약할 수 있는 담보가 됐다. 신유빈의 컨디션이 회복될 경우 역시 파리 올림픽에서의 반전을 기대할만 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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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국제무대에서의 한국탁구 위상 재정립이라는 효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은 ‘탁구강국’을 자처하면서도 일본(7회), 중국(6회)과 달리 단 한 차례도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개최한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향후 더 많은 국제대회 개최를 기대하게 했다. 개막 한참 전부터 부산에 상주하며 대회를 진두지휘한 유승민 조직위원장(대한탁구협회장)은 실제로 “이제 우리 탁구 팬, 탁구인들에게 개인전 세계선수권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성공을 넘어 100년을 향해가는 한국탁구의 마지막 징검다리로도 소중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한민족의 손으로 우리 땅에서 개최한 최초의 전국대회는 1928년 열린 제1회 전조선탁구선수권대회다. 마침내 세계인들과 더불어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러내면서 한국탁구 100년 역사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퍼즐을 채워 넣었다. 부산에서의 환희와 감동을 바탕으로 한국탁구는 이제 세계탁구무대의 확실한 주역으로 새로운 100년을 설계하고자 한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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