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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연합시론] AI반도체發 훈풍 글로벌 증시 랠리에도 한국은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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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역대 최고치인 39,098로 장을 마감한 닛케이지수 2024.2.22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발(發)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훈풍이 글로벌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의 주요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9,000선을 넘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021년 11월 이후 처음 16,000선을 돌파했다. 앞서 일본 증시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22일 39,000선을 돌파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닛케이지수는 '거품 경제' 시기인 1989년 12월 당시 장중 고점과 종가 기준 고점을 34년 2개월 만에 모두 넘었다. 일본 증시는 '잃어버린 30년'을 마감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엔비디아는 지난 21일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023년 회계연도 4분기(11∼1월) 실적을 깜짝 발표했다. 그다음 날 주가는 종가 기준 16.49%나 폭등했다.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미국 주가 상승에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증시가 초호황을 누리는 것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고 경제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한국(1.4%)을 크게 앞서는 2.5%를 기록했고 올해 전망도 나쁘지 않다. 일본은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한 영향이 크다. 일본 증시 활황에는 미·중 갈등이라는 배경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요인 못지않게 일본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의 외면을 받는 자국 상장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추진해 온 것이 외국인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는 평가에도 눈길이 간다.

반도체발 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 지난해 증시를 2,655.28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23일 2,667.70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0.13% 오르는 데 그쳤고 연초 대비도 거의 변동이 없다. 이날 '일왕 생일'이라 휴장한 일본 증시의 닛케이 지수는 올들어서만 전날까지 16%가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매도 금지, 대주주 주식양도세 완화 등 각종 증시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을 의식한 대증적 부양책만 쏟아낸다는 지적 속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 등까지 약속했지만 별반 무소용이다. 정부는 이달 26일 저평가된 주식을 부양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또다시 내놓을 예정이다. 일본을 벤치마킹해 각종 세제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들의 주주 이익 환원 노력을 촉진한다는 내용이다. 단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자칫 해외 행동주의 펀드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인 실적을 개선하고 성장 가능성을 키워 투자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아울러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획기적 개선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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