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요 3대 지수는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주가 폭등에 힘입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뉴욕 NYSE에서 미소짓고 있는 트레이더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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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로 시작된 인공지능(AI) 랠리에 올해 여러 차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일본 증시도 거품(버블) 경제 당시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선 AI 열풍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며 추가 상승을 점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며 조정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권고한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요 3대 지수는 모두 1~2%대 상승을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28%(456.87포인트) 오른 3만9069.11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사상 첫 3만9000선 돌파이자 올해 13번째 사상 최고치 경신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1% 뛴 5087.03으로, 올해 12번째 사상 최고치 경신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상승률 2.96%가 오른 1만6041.62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2021년 11월19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1만6057.44를 웃돌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자 시장에는 AI 혁신이 기업의 이익을 높이고, 주가를 더 오르게 할 거란 기대가 퍼졌다. FBB캐피탈파트너의 마이클 베일리 책임자는 "우리는 기술 대기업의 수익 창출이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을 보고 있고, 투자자들은 이 용감한 새로운 세상에 보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을 221억달러(약 29조3753억원), 주당순이익을 5.15달러로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206억2000만달러, 주당순이익 4.64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또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는 24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 221억7000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모건스탠리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몇 분기 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의 분기별 매출 전망에서 20억달러 이상의 상승 여력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AI 열풍이 이어지는 동안 이는 일상적인 일이 됐다"며 "AI 수요 강세를 계속해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뉴욕증시의 시가총액 일일 증가 규모 순위.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이날 16% 이상이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하루에만 277억달러가 늘었다.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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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시간 외 거래에서 7% 급등했고, 22일 정규장에서는 16.40% 폭등했다. 시가총액도 277억달러(36조8188억원)가량이 늘었다. 이는 뉴욕증시의 시가총액 일일 증가액 중 최고치다. 종전의 최고치는 메타플랫폼의 1970억달러였다. 이날 기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올해에만 7000억달러가 늘어난 1조9000억달러로, 뉴욕증시 전체 3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비디아의 규모가 워낙 커졌고, S&P500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엔비디아 주가의) 이런 큰 폭 상승은 전체 시장을 끌어올린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의 이런 흐름은 아시아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지수는 22일 전일 대비 2.19% 상승한 3만9098.68로 거래를 마쳤다. 거품경제가 한창이던 1989년 12월29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3만8915.87을 깼다. 장중에는 3만9156.97까지 오르며 역시 같은 날(1989년 12월29일) 나온 장중 최고치 3만8957.44도 넘어섰다. 현지 전문가들은 닛케이225지수가 반도체·AI 종목 강세에 힘입어 올해 말 4만선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 주식시장은 23일 일왕 탄생일로 휴장한다.
엔비디아발 AI 랠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일부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현재 일부 주식과 지수가 '거품' 영역에 접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 경기둔화가 예상되고 인플레이션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이 크게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금융업체 베어드의 테드 모튼슨 기술 전략가는 FT에 "(시장) 일부 영역에서는 가치평가와 펀더멘탈 간 불일치가 존재한다. 2000년(닷컴버블)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며 "시장 이름을 나스닥이 아닌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스포츠 베팅업체)로 바꾸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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