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감독 국내파 유력
홍명보·김기동 등 후보로 거론
“감독 내줄 경우 팀에 큰 피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지난해 4월 열린 출입기자 오찬 자리에서 밝힌 말이다. 자부심이 강한 유럽파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이름값 높은 감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자 자신이 가진 철학이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 해임과 함께 뒤집혔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새 대표팀 사령탑으로 국내 감독이 적합하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 이에 따라 개막을 앞둔 K리그 소속 구단들은 감독을 빼앗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사령탑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당장 3월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두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임시 감독 체제는 어렵다고 봤고, 외국인 감독이 대표팀에 오게 될 경우 전력 파악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국내 현직 감독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K리그1 사령탑 가운데서도 홍명보 울산 HD FC 감독이나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축구에서 사령탑의 역할이 커진 상황에서 비시즌을 함께 준비한 K리그 감독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홍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소화 중이고 김기동·김학범 감독은 올 시즌 새 팀을 맡은 사령탑이다. 대표팀 감독에 선임되면 축구협회 규정에 따라 구단은 감독을 내줘야 한다. 겸임해도 되지만 성적이 나지 않을 경우 대표팀과 소속팀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오는 26일 개막 미디어데이를 앞둔 K리그1에도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한 구단 관계자는 “축구 발전을 걱정해야 할 축구협회가 한국 축구의 근간인 K리그를 흔들기만 할 뿐 아무런 도움은 주지 못하고 있다”며 “축제의 장이 될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분명 대표팀 감독에 대한 난처한 질문이 이어질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축구협회는 24일 2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연다.
한편 해외에서는 이미 적지 않은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동원과 기성용 등을 지도했던 스티브 브루스 전 뉴캐슬 감독과 FC서울 등을 이끌었던 세뇰 귀네슈 튀르키예 전 감독 등이 자리에 욕심을 내기도 했다.
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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