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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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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재단, 제5회 노회찬상 수상자로 '56년 만에 미투' 최말자 씨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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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제5회 노회찬상 수상자로 '56년 만에 미투' 당사자인 최말자 씨가 선정됐다.

노회찬재단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5회 '노회찬상' 수상자로 최말자 씨를, '특별상' 수상자로는 소성욱‧김용민 부부와 박정훈 해병대령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번 '노회찬상'부터 도예가 한애규 선생님의 작품 <거인의 손>을 상패로 수여한다고 알렸다. <거인의 손>은 "대체 불가능한 정치인 노회찬의 손", "세상을 만드는 6411 투명인간의 손", "노회찬 정신을 이어갈 사람들의 손", "시대를 만드는 그 모든 거인의 손"을 의미한다.

시상식은 오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전태일기념관 2층 울림터에서 진행되며,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노회찬상심사위원회(위원장 이덕우)는 최말자 씨의 노회찬상 수상 선정 배경으로 최 씨의 성폭력 사건은 "형법학 교과서와 대법원 역사에 남을 성폭력과 정당방위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로 "잘못된 판결의 당사자인 최말자 님은 '56년 만의 미투'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알렸다는 점을 높이 샀다. 또 최말자 씨의 투쟁과 실천은 성폭력 사건에서 "여성의 방어권과 정당방위에 대한 법적 해석의 문제"와 "재심 개시요건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키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평했다.

위원회는 '특별상' 수상자인 소성욱‧김용민 부부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 항소심 승소는 한국 사회에서 동성부부의 법적 지위를 공적(公的)으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데 의의를 뒀다. 이어 이들 부부에게 특별상을 수상하는 것은 "노회찬재단은 "항상 소수자의 손을 잡았던 노회찬 의원의 정신과 실천"을 이어받아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동등한 권리가 확보될 때까지 성소수자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위원회는 또 다른 '특별상' 수상자인 박정훈 해병대 대령(전 수사단장)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을 한 박 대령은 난데없이 국방부에 의해 군형법의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되었다. 이미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고(故) 채수근 상병 사고 조사 결과 보고를 받고 직접 결재까지 했지만, '대통령의 격노' 때문에 마땅히 조사와 처벌을 받아야 할 군 간부들은 빠져 나갔다"면서 "박 대령은 바위처럼 깨기 힘든 단단한 현실에 정의와 용기로 부딪혔고 우리 사회에 희망을 안겨주었고 해병정신을 보여 줬다. 권력과 권위가 감추고 있는 진실을 세상에 알려 국민의 알권리를 대변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재단은 지난 2019년부터 '노회찬상'을 제정해 수여하고 있다. 제 1회 '노회찬상'은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제 2회 '노회찬상'은 '진보네트워크센터'와 '전쟁없는세상'이 받았다. 제 3회 '노회찬상'에는 '라이더유니온'이, '특별상'에는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과 다큐영화 <너에게 가는 길>이, 제 4회 '노회찬상'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특별상'은 '정보공개센터'와 '노동건강연대'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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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 선 최말자 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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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상' 수상자인 최 씨는 재단에 보낸 수상 소감문에서 "1964년, 나는 성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행동하였으나,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감옥에 가야 했다. '과거의 사건을 묻어두고,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중 2018년 미투운동이 시작되고 많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던 시기,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내가 걸어온 험난한 가시밭길을 회상하기 싫지만,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여성폭력 사건들, 우리 사회의 잘못된 남성들의 인식에 분노하며 밤을 새울 때도 많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이 사건을 바로 잡겠다고 나선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최 씨는 "사건이 처음 발생한 이후 가해자로 몰려 조사를 받은 18살에는 내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였으나, 이제는 알고 있다. 나는 피해자다"라면서 "나는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그날까지 활동하려 한다. 나의 사건을 꼭 바로 잡아서, 우리 헌법에 맞는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열고자 한다. 여성이 우리 사회의 약자가 아니게 되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 함께 가자"고 했다.

'특별상'을 수상하게 된 소성욱‧김용민 부부는 "저희는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이자, 또 서로의 가족이자 부부로서 1년 전 바로 오늘 동성배우자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승리를 거머쥐고, 또 계속 성소수자 권리증진을 위해 싸우고 있는 성소수자 당사자들"이라며 "이 승리의 길을 '노회찬상'이 더 폭넓게 넓혀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 더 넓혀진 길에서, 우리나라 법과 제도가 성소수자 시민들과 성소수자 가족들의 권리를 꼭 제대로 보장할 수 있도록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또다른 '특별상'을 수상하게 된 박정훈 대령은 "(채 상병 사망 사건은) 절차에 따라 관할 경찰로 사건을 이첩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마무리 될 일이었"지만 "24시간이 되지 않아 권력에 의해 모든 것이 뒤집히고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며 "책임 있는 자들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해 발생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이 수상의 영광을 저의 부하들에게 돌리고 싶다"며 "그들은 저의 지휘를 받아 그저 묵묵히 수사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현재까지 여러 고초를 겪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 이들에게 우리는 정당하고 올바른 일을 하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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